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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102045
    작성자 : VKRKO
    추천 : 24
    조회수 : 2417
    IP : 49.173.***.145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20/12/14 23:56:31
    http://todayhumor.com/?panic_102045 모바일
    [번역괴담][5ch괴담]고양이의 장례식
    <p>정말 좋아했던 고양이가 죽었습니다.</p> <p> <br></p> <p>13살, 심장마비로 인한 갑작스런 죽음이었습니다.</p> <p> <br></p> <p>마음의 준비도 하지 못하고, 장례식을 치뤘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예로부터 죽은 자와 같은 길을 지나 장례식장에서 돌아오면 안된다는 말이 있습니다.</p> <p> <br></p> <p>죽은 자가 따라온다는 이유에서입니다.</p> <p> <br></p> <p>그 아이가 따라와 준다면 오히려 기쁠 거라는 생각에, 나는 일부러 같은 길을 지나 돌아왔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집에 돌아오자 조금 늦은 저녁이었지만, 일도 손에 잡히질 않고, 배도 고프지 않았습니다.</p> <p> <br></p> <p>잠시 혼자 있고 싶다고 가족에게 말한 뒤, 내 방 캣 타워에 남아 있던 그 아이의 털을 긁어모으고 있었습니다.</p> <p> <br></p> <p>어느샌가 바닥에서 잠이 들었다, 눈을 뜬 것은 밤 늦게서였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고픈 배를 달래려 느릿느릿 일어나 계단을 내려가는데, 현관문에서 바람이 불어오는 듯 했습니다.</p> <p> <br></p> <p>문은 제대로 닫혀 있어 그럴리 없을텐데.</p> <p> <br></p> <p>문득 나는, 그 아이가 돌아오고 싶어하는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부엌에서 과자를 찾아, 현관문을 열고 거기서 기다렸습니다.</p> <p> <br></p> <p>분명 돌아와 줄거야.</p> <p> <br></p> <p>그 아이는 똑똑해서 길을 헤매지 않는 걸.</p> <p> <br></p> <p> <br></p> <p> <br></p> <p>한시간은 그렇게 서 있던 것 같습니다.</p> <p> <br></p> <p>12월 중순이라 꽤 추웠는데, 그런 건 신경 쓰이지 않을만큼 나는 필사적이었습니다.</p> <p> <br></p> <p>문득, 나는 뭐하는 걸까 싶었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스스로에게 쓴 웃음을 지으며 체념하고 방으로 돌아가려, 문을 닫으려 일어난 것과 거의 같은 순간.</p> <p> <br></p> <p>강한 바람이 불었습니다.</p> <p> <br></p> <p>과자 봉지가 복도 끝까지 날아갈 정도로 강한 바람에, 재빨리 문을 닫으려는 순간, 내 시야 한 구석에 하얀 무언가가 나타났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그 아이라고 생각했습니다.</p> <p> <br></p> <p>페르시아 고양이였던 그 아이는, 하얗고 긴, 푹신푹신한 털이 예뻤으니까요.</p> <p> <br></p> <p>굳이 내가 빗질을 하지 않아도, 항상 스스로 깔끔하게 가다듬곤 했었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눈물이 울컥 솟아나왔습니다.</p> <p> <br></p> <p>나는 그저 기뻐서, [기다리고 있었어.] 라고 말하며 현관문을 닫고, 내 방으로 향하는 문을 열었습니다.</p> <p> <br></p> <p>입구를 바라보고 있는데, 좀체 올라오질 않았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아까처럼 시야 한 구석을 바라보니, 역시나 하얗게 그 아이가 들어오는 게 보였습니다.</p> <p> <br></p> <p>다시 함께 지낼 수 있다는 게 너무나도 기뻤습니다.</p> <p> <br></p> <p>직접 보이지는 않지만, 시야 한구석에 움직이는 그 아이가 보입니다.</p> <p> <br></p> <p> <br></p> <p> <br></p> <p>나는 만족해서, 평소처럼 심야 B급 영화를 조금 보다가, 기분 좋게 침대에 누웠습니다.</p> <p> <br></p> <p>그 아이는 고양이답다고 할까, 무척 자기 맘대로라, 원래 자기 마음에 내킬 때만 다가오곤 했었어요.</p> <p> <br></p> <p>하지만 불을 끄고 내가 침대에 누우면, 그래, 이런 식으로, 발 근처에서 내 이불 속으로 들어와서...</p> <p> <br></p> <p> <br></p> <p> <br></p> <p>들어와서...</p> <p> <br></p> <p>그 아이의 털은 언제나 푹신푹신했습니다.</p> <p> <br></p> <p>막 내온듯한 우유 빙수처럼, 부드러운 촉감.</p> <p> <br></p> <p> <br></p> <p> <br></p> <p>그럴 터였습니다.</p> <p> <br></p> <p>내 발에 닿은 건, 조금 딱딱하면서 뻣뻣해서, 그건 마치... 마치...</p> <p> <br></p> <p>사람 머리카락 같은...</p> <p> <br></p> <p> <br></p> <p> <br></p> <p>그 순간, 나는 깜짝 놀라 튀어올랐습니다.</p> <p> <br></p> <p>내가 실패해서 무언가 다른 걸 불러들이고 말았다는 것.</p> <p> <br></p> <p>그걸 깨닫자 겁에 질려, 이불을 덮을 마음조차 들지 않았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방에서 도망쳐, 22살씩이나 되서 부모님 곁에서 잤습니다.</p> <p> <br></p> <p>부모님은 그 아이를 잃은 충격이 커서 그런거라 여기셨는지,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습니다.</p> <p> <br></p> <p>하지만 나는 겁에 질려 떨고 있었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그러나 많은 일들이 있었던 탓인지, 부모님이 달래주는 사이 나는 지쳐 잠에 빠지고 말았습니다.</p> <p> <br></p> <p>정신을 차리니, 어두운 장소에 있었습니다.</p> <p> <br></p> <p>좌우상하 분간조차 되질 않았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지금 생각해보면 꿈일터인데, 꿈 속의 나는 그게 꿈이라는 걸 인식할 수 없었습니다.</p> <p> <br></p> <p>어둠 속에서, 나는 귀를 막고 벌벌 떨었습니다.</p> <p> <br></p> <p>뭔가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으니까.</p> <p> <br></p> <p> <br></p> <p> <br></p> <p>...거야?</p> <p> <br></p> <p>...되는 거야?</p> <p> <br></p> <p>서서히 그 목소리는 커져, 명확히 들려옵니다.</p> <p> <br></p> <p> <br></p> <p> <br></p> <p>...안 되는 거야?</p> <p> <br></p> <p>왜 나는 안 되는 거야?</p> <p> <br></p> <p>꿈 속에서 나는 그저 사과할 뿐이었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p> <p> <br></p> <p>다시 정신을 차리자, 부모님의 침실이었습니다.</p> <p> <br></p> <p>부모님은 이미 일어나셨는지, 나 혼자였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부모님에게 어제 있었던 일을 말해야 하나 고민했지만, 내 방에 조심스레 돌아가보니 닫아뒀던 창문이 열려 있었습니다.</p> <p> <br></p> <p>어째서인지 그게 돌아가 줬구나, 싶었습니다.</p> <p> <br></p> <p>그 후 한동안은 작은 일에도 깜짝깜짝 놀라곤 했지만, 아무 일도 없었기에 이대로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이번에 내가 불러왔던 게 어디에서 온 것인지, 어떻게 죽은 사람인지 알 수는 없습니다.</p> <p> <br></p> <p>하지만 그때 지나온 애완동물 장례식장 근처에는, 수많은 무덤과 화장장이 있었습니다.</p> <p> <br></p> <p>역시 죽은 자와 같은 길로 돌아오는 건 하면 안되는 일 같습니다.</p> <p> <br></p> <p>출처: <a target="_blank" href="https://vkepitaph.tistory.com/1434?category=348476">https://vkepitaph.tistory.com/1434?category=348476</a>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p>
    출처 https://vkepitaph.tistory.com/1434?category=348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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