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br></p> <div> </div> <p>무섭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직접 겪은 일이다.</p> <p> <br></p> <p>그 날 나는 역의 홈에서 전차를 기다리고 있었다.</p> <p> <br></p> <p>홈에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았는데, 내 옆에서 5m 정도 떨어진 곳에 한 커플이 있었다.</p> <p> <br></p> <p> <br></p> <p> <br></p> <p>그들 역시 나처럼 아슬아슬하게 홈의 노란색 선 안 쪽에 서 있었다.</p> <p> <br></p> <p>그 커플은 즐거운 듯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p> <p> <br></p> <p>여자 아이가 꽤 귀여운 인상이었기 때문에, 나는 부러운 기분으로 멍하니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p> <p> <br></p> <p> <br></p> <p> <br></p> <p>그 사이가 역을 통과하는 열차가 들어오기 시작했다.</p> <p> <br></p> <p>내 시선은 저절로 열차 쪽으로 향했다.</p> <p> <br></p> <p>전철이 들어오는 쪽에 그 커플이 있었기 때문에, 여전히 그 커플도 시선에 들어오고 있었다.</p> <p> <br></p> <p> <br></p> <p> <br></p> <p>그리고 전철이 커플 앞을 지나칠 무렵, 여자 아이가 남자 친구를 보며 얼굴 가득 미소를 지은채 전철로 뛰어들었다.</p> <p> <br></p> <p>쾅하고 딱딱한 물건에 무엇인가가 부딪히는 소리가 나고, 뒤를 이어 전철이 엄청난 브레이크 소리를 내며 멈춰 섰다.</p> <p> <br></p> <p>멈췄다고는 해도 역을 통과해서 지나가는 열차였다보니 워낙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었던 터라 역을 완전히 통과한 후였다.</p> <p> <br></p> <p> <br></p> <p> <br></p> <p>선로에는 여자 아이의 잔해 같은 것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지만, 결코 바라보고 싶지는 않았다.</p> <p> <br></p> <p>남자 친구는 그 자리에서 멍하니 서 있을 뿐이었다.</p> <p> <br></p> <p>나는 혼란스러워서 이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p> <p> <br></p> <p> <br></p> <p> <br></p> <p>왜 그런거지?</p> <p> <br></p> <p>아까까지 분명 즐겁게 이야기하고 있었는데?</p> <p> <br></p> <p>심지어 뛰어드는 순간마저도 즐거워 보였는데...</p> <p> <br></p> <p> <br></p> <p> <br></p> <p>전혀 이유를 알 수가 없어서 그저 멍하니 서 있는데, 역무원 몇 명이 달려 왔다.</p> <p> <br></p> <p>그 중 한 사람이 내게 말을 걸었다.</p> <p> <br></p> <p>[죄송합니다만 혹시 사고를 목격하셨습니까?]</p> <p> <br></p> <p> <br></p> <p> <br></p> <p>나는 혼란스러웠던 탓에 말을 더듬으며 [네, 네...] 라고 겨우 대답했다.</p> <p> <br></p> <p>그러자 역무원은 [그러십니까... 저, 바쁘신 와중에 죄송합니다만 경찰이 오면 사고 상황을 증언해 주실 수 있으십니까?] 라고 물었다.</p> <p> <br></p> <p>나중에 들은 이야기로는 전철에서 인명 사고가 날 경우, 자살 사고 외에도 살인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경찰의 현장 검증과 목격자의 증언이 필요하다고 한다.</p> <p> <br></p> <p> <br></p> <p> <br></p> <p>고개를 돌려보니 남자 친구에게도 역무원이 말을 걸고 있다.</p> <p> <br></p> <p>남자 친구는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것인지 완전히 혼이 빠진 것 같은 모습이었다.</p> <p> <br></p> <p>나는 증언을 하기로 하고, 역 사무실로 안내되었다.</p> <p> <br></p> <p> <br></p> <p> <br></p> <p>[경찰이 올 때까지 여기 앉아서 기다려 주세요.]</p> <p> <br></p> <p>역무원의 안내를 받아 나는 의자에 앉았다.</p> <p> <br></p> <p>그리고 곧 역무원 두 사람의 부축을 받으며 얼굴이 하얗게 질린 남자 친구가 사무실에 들어왔다.</p> <p> <br></p> <p> <br></p> <p> <br></p> <p>그대로 사무실 안 쪽으로 데려가져서, 나에게는 그가 보이지 않았다.</p> <p> <br></p> <p>잠시 뒤 경찰이 도착했다.</p> <p> <br></p> <p>[수고가 많으십니다. 상황을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p> <p> <br></p> <p> <br></p> <p> <br></p> <p>나는 정직하게 본 것을 그대로 말했다.</p> <p> <br></p> <p>여자 아이는 자기가 열차로 뛰쳐들었기 때문에 사고가 아니라 자살이다.</p> <p> <br></p> <p>남자 친구는 물론이고 그 누구도 밀치거나 하지 않았기 때문에 살인도 아닐 것이다.</p> <p> <br></p> <p> <br></p> <p> <br></p> <p>그렇지만 전철로 뛰어들던 여자 아이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이었다.</p> <p> <br></p> <p>나는 이해를 할 수 없었지만 어쨌거나 여자 아이가 미소를 지으며 뛰어들었다고 경찰에게 설명했다.</p> <p> <br></p> <p>그렇지만 경찰은 그다지 이상하게 생각하지도 않는 듯 [네, 감사합니다.] 라고 수긍할 뿐이었다.</p> <p> <br></p> <p> <br></p> <p> <br></p> <p>방 안 쪽에서 남자 친구의 신음 소리가 들려왔다.</p> <p> <br></p> <p>나는 너무나도 냉정한 경찰의 태도가 마음에 걸려서 질문을 해보기로 했다.</p> <p> <br></p> <p>[자살 사건의 경우에는 모두 이런 상황입니까?]</p> <p> <br></p> <p> <br></p> <p> <br></p> <p>경찰은 [모두 그런 건 아니지만 종종 이런 상황이 있습니다.] 라고 대답했다.</p> <p> <br></p> <p>경찰의 말에 의하면, 자살할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는데도 갑작스레 죽음을 택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모양이다.</p> <p> <br></p> <p>그런 사람들을 모두 밝은 얼굴로, 마치 산책이라도 가듯 자살해버리기 때문에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p> <p> <br></p> <p> <br></p> <p> <br></p> <p>죽는다고 마음 속에서 결정해버렸기 때문에 들뜨는 것일까?</p> <p> <br></p> <p>그렇지 않으면 다른 무엇에 홀려버린 것일까?</p> <p> <br></p> <p>하지만 내가 보았던 전철에 뛰쳐드는 그 모습은 무엇인가에 끌려 들어갔다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p> <p> <br></p> <p> <br></p> <p> <br></p> <p>출처: <a target="_blank" href="https://vkepitaph.tistory.com/370?category=348476">https://vkepitaph.tistory.com/370?category=348476</a>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