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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101778
    작성자 : song
    추천 : 12
    조회수 : 1087
    IP : 112.169.***.91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20/09/04 10:35:55
    http://todayhumor.com/?panic_101778 모바일
    너의 안경,
    옵션
    • 펌글
    <p> <br></p> <p>마나코는 작년에 원하고 있던 대학에 입학했다.</p> <p> <br></p> <p>그녀는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모두 여학교에서 다녔다.</p> <p> <br></p> <p>교칙이 워낙 엄했던 탓에, [이성 교제는 모두 금지] 였다.</p> <p> <br></p> <p> <br></p> <p> <br></p> <p>마나코의 고등학교는 작은 언덕의 경사면 위에 세워져 있었다.</p> <p> <br></p> <p>그리고 언덕의 기슭에는 대학교가 있었다.</p> <p> <br></p> <p>복도 창가에서는 언제나 대학생들이 우아하게 캠퍼스 라이프를 즐기는 모습이 보였다.</p> <p> <br></p> <p> <br></p> <p> <br></p> <p>워낙 대학교와 가까운 곳에 있다보니, 학생들 중에는 종종 몰래 대학생과 사귀는 사람도 있었다.</p> <p> <br></p> <p>마나코 역시 누군가와 사귀고 싶다고 생각하고는 있었지만, 차마 실제로 실행할 용기가 없었다.</p> <p> <br></p> <p>교칙을 어긴 학생들 대부분은, 친구들에게 차마 그것을 숨기지 못했고 결국 소문이 퍼져나가 들켜 버렸던 것이다.</p> <p> <br></p> <p> <br></p> <p> <br></p> <p>벌칙은 그렇게까지 심한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p> <p> <br></p> <p>주위에서부터 시기와 경멸이 섞인 차가운 시선을 받으며 남은 고등학교 생활을 이어가야 한다.</p> <p> <br></p> <p>그런 갑갑한 교풍이다 보니 학교에서는 여학생끼리 사귀는 경우도 잦았다.</p> <p> <br></p> <p> <br></p> <p> <br></p> <p>마나코 역시 고백을 받은 적이 한 번 있었다.</p> <p> <br></p> <p>그녀는 검은 뿔테 안경을 쓰고 다녔다.</p> <p> <br></p> <p>그런데 어느 날, 같은 음악부의 선배가 이런 말을 했다.</p> <p> <br></p> <p> <br></p> <p> <br></p> <p>[너의 안경, 벗는 게 더 예뻐.]</p> <p> <br></p> <p>처음에는 단순한 칭찬이라고만 생각했다.</p> <p> <br></p> <p>[그렇지만, 컨택트 렌즈는 귀찮아서요...]</p> <p> <br></p> <p> <br></p> <p> <br></p> <p>[아냐, 정말 벗는 편이 더 좋아.]</p> <p> <br></p> <p>그 선배는 마나코보다 2학년 위의 사람으로, 웃는 얼굴이 눈부시게 인상적이었다.</p> <p> <br></p> <p>특히 그 눈동자를 보고 있노라면 어째서인지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p> <p> <br></p> <p> <br></p> <p> <br></p> <p>그리고 어느 날, 동아리 활동이 끝난 후 음악실에서 마나코는 선배에게 고백을 받았다.</p> <p> <br></p> <p>[...미안해요. 선배는 정말 좋아하지만... 저는...]</p> <p> <br></p> <p>긴 침묵이 흐른 뒤, [...아냐... 나도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꺼내서 미안해.] 작은 목소리로 선배는 중얼거렸다.</p> <p> <br></p> <p> <br></p> <p> <br></p> <p>그 빨려 들어갈 것 같던 눈동자는 똑바로 마나코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눈물 탓인지 매우 거무스름해 보였다.</p> <p> <br></p> <p>마지막으로 선배는 이렇게 덧붙였다.</p> <p> <br></p> <p>[당신의 눈동자가 좋았어. 너의 안경, 벗는 편이 예뻐.]</p> <p> <br></p> <p> <br></p> <p> <br></p> <p>선배는 눈부시게 웃으며 미소 지었다.</p> <p> <br></p> <p>그 표정은 어째서인지 가슴이 무척 두근거리게 만들었다.</p> <p> <br></p> <p>그리고 시간은 흘러, 선배는 졸업했다.</p> <p> <br></p> <p> <br></p> <p> <br></p> <p>선배는 다른 지역의 의료 대학으로 진학했다.</p> <p> <br></p> <p>꿈이 간호사였다고 한다.</p> <p> <br></p> <p>마나코 역시 2년 뒤, 도쿄의 지망 대학에 합격했다.</p> <p> <br></p> <p> <br></p> <p> <br></p> <p>대학에 들어가면 보통 복장이나 머리의 제한이 없어져 많은 학생들의 외모가 많이 바뀌게 된다.</p> <p> <br></p> <p>그것은 마나코 역시 마찬가지였다.</p> <p> <br></p> <p>머리카락을 붉게 염색하고 예쁜 옷도 잔뜩 사서, 대학생다운 모습이 되었다.</p> <p> <br></p> <p> <br></p> <p> <br></p> <p>그렇지만 테는 바꿨어도 안경만큼은 그대로였다.</p> <p> <br></p> <p>컨택트 렌즈가 귀찮다는 것도 있었지만, 어쩐지 시야의 네 귀퉁이에 테가 들어오지 않는 것이 조금 불안했다.</p> <p> <br></p> <p>원래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것이 서툴렀던 그녀에게 안경은 쓰는 것만으로 안심할 수 있는 수단이었다.</p> <p> <br></p> <p> <br></p> <p> <br></p> <p>다른 세상과 눈동자 사이에 한장의 유리 렌즈가 있는 것만으로 안심할 수 있는 것이랄까.</p> <p> <br></p> <p>하지만 그런 마나코에게도, 올해 들어서 남자 친구가 생겼다.</p> <p> <br></p> <p>그는 단기 대학에 다니는 대학생으로, 호리호리한 몸매에 얼굴이 무척 잘 생긴 양성적인 분위기의 사람이었다.</p> <p> <br></p> <p> <br></p> <p> <br></p> <p>매우 상냥할 뿐 아니라, 그 웃는 얼굴과 빨려 들어갈 것 같은 눈동자가 마나코의 마음에 쏙 들었다.</p> <p> <br></p> <p>중학교, 고등학교 내내 여학교를 다녔으니 물론 첫사랑이었다.</p> <p> <br></p> <p>처음은 긴장을 잔뜩 해서 영 어색했지만, 그가 부드럽게 리드해 준 덕에 데이트도 매번 즐겁게 하곤 했다.</p> <p> <br></p> <p> <br></p> <p> <br></p> <p>그는 술을 워낙 좋아해서, 매번 데이트를 하고 돌아올 때면 같이 술집에 들르곤 했다.</p> <p> <br></p> <p>그 날 역시 데이트를 마치고 술집에 들러, 즐겁게 이야기하면서 두 사람 모두 취해가고 있었다.</p> <p> <br></p> <p>그런데 그 때, 그가 입을 열었다.</p> <p> <br></p> <p> <br></p> <p> <br></p> <p>[너의 안경, 벗는 편이 예뻐.]</p> <p> <br></p> <p>[으, 아니야. 나는 안경을 쓰는 게 더 좋아.]</p> <p> <br></p> <p>[뭐야, 그 쪽이 훨씬 좋은데.]</p> <p> <br></p> <p> <br></p> <p> <br></p> <p>[전에도 그런 이야기를 들었었지만, 역시 난 안경이 좋은걸.]</p> <p> <br></p> <p>[치...]</p> <p> <br></p> <p>그런 쓸데 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와중, 갑자기 그가 이렇게 말했다.</p> <p> <br></p> <p> <br></p> <p> <br></p> <p>[오늘 말인데, 호텔에서 쉬고 가지 않을래?]</p> <p> <br></p> <p>솔직히 마나코는 조금 기뻤다.</p> <p> <br></p> <p>이 사람이라면...</p> <p> <br></p> <p> <br></p> <p> <br></p> <p>[으, 응...]</p> <p> <br></p> <p>호텔에 간다는 것은...</p> <p> <br></p> <p>상상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이 느껴졌다.</p> <p> <br></p> <p> <br></p> <p> <br></p> <p>[나에게도 마침내 이런 날이 왔구나] 라는 생각에 긴장이 되어서였던지, 마나코는 평소보다 훨씬 마셔서 만취해버렸다.</p> <p> <br></p> <p>정신을 차렸을 때는 호텔 방이었다.</p> <p> <br></p> <p>[정신이 들었어?]</p> <p> <br></p> <p> <br></p> <p> <br></p> <p>[...? 으응...?]</p> <p> <br></p> <p>아직 취기가 남아 있어, 머리가 어질어질하다.</p> <p> <br></p> <p>천장과 바닥이 빙빙 돌고 있는 것 같다.</p> <p> <br></p> <p> <br></p> <p> <br></p> <p>그는 알몸이었다.</p> <p> <br></p> <p>[정신이 들었어?]</p> <p> <br></p> <p>그녀는 그 모습이 무언가 이상하다는 기분이 들었다.</p> <p> <br></p> <p> <br></p> <p> <br></p> <p>그러나 어째서인지 너무나 졸려서, 그만 잠에 들어 버렸다.</p> <p> <br></p> <p>[마나코씨.]</p> <p> <br></p> <p>[으... 응?]</p> <p> <br></p> <p> <br></p> <p> <br></p> <p>[마나코씨, 들리세요? 일어나 주세요.]</p> <p> <br></p> <p>마나코는 눈을 떴다.</p> <p> <br></p> <p>[응...? 여기는?]</p> <p> <br></p> <p> <br></p> <p> <br></p> <p>[병원이에요.]</p> <p> <br></p> <p>아직 머리가 어지럽다.</p> <p> <br></p> <p>게다가 근처는 어두웠다.</p> <p> <br></p> <p> <br></p> <p> <br></p> <p>[지금... 몇시인가요?]</p> <p> <br></p> <p>[2시입니다...]</p> <p> <br></p> <p>[아... 새벽이구나.]</p> <p> <br></p> <p> <br></p> <p> <br></p> <p>[아뇨, 한낮이에요.]</p> <p> <br></p> <p>이상하다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p> <p> <br></p> <p>[그럼 이 병실은 어째서 이렇게 어둡죠?]</p> <p> <br></p> <p> <br></p> <p> <br></p> <p>[저... 그게, 그러니까...]</p> <p> <br></p> <p>곤혹스러워 하는 여자의 목소리가 들린다.</p> <p> <br></p> <p>잠시 후, 변명하는 것 같은 목소리로 대답이 돌아왔다.</p> <p> <br></p> <p> <br></p> <p> <br></p> <p>[마나코씨는 이제 앞을 볼 수가 없으셔요.]</p> <p> <br></p> <p>[네...? 실명... 한 건가요?]</p> <p> <br></p> <p>[네... 정확하게 말씀드리자면, 눈이... 없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얼마 뒤 경찰이 마나코를 찾아왔다.</p> <p> <br></p> <p>경찰의 말에 따르면 그녀는 어느 호텔 방에서, 두 눈이 적출된 채 쓰러져 있다 발견되었다고 했다.</p> <p> <br></p> <p>눈에서 피가 분출하고 있어, 보는 것마저 끔찍한 모습이었지만, 바로 병원으로 호송되어 기적적으로 목숨은 건질 수 있었다.</p> <p> <br></p> <p> <br></p> <p> <br></p> <p>범인이 누군지는 알 수 없었다.</p> <p> <br></p> <p>범인은 마나코에게 마취를 하고, 의식을 잃은 사이 안구를 적출한 듯 했다.</p> <p> <br></p> <p>범인은 알몸으로 범행을 한 뒤, 샤워를 해서 피를 씻어내고 그대로 도주했다고 한다.</p> <p> <br></p> <p> <br></p> <p> <br></p> <p>그 외에 다른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p> <p> <br></p> <p>[잘 기억이 나지 않아요.]</p> <p> <br></p> <p>마나코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p> <p> <br></p> <p> <br></p> <p> <br></p> <p>[...그렇겠죠. 그런데 당신의 남자 친구는 가명을 썼던 것 같아요.]</p> <p> <br></p> <p>[네?]</p> <p> <br></p> <p>경찰의 말에 마나코는 깜짝 놀랐다.</p> <p> <br></p> <p> <br></p> <p> <br></p> <p>[주소도 학적도 모두 위조였습니다. 아무튼 범인은 당신의 남자 친구라고 추정되고 있습니다.]</p> <p> <br></p> <p>[그런... 말도 안 돼...]</p> <p> <br></p> <p>[그가 뭔가 이상한 행동을 하지는 않았나요? 신체적 특징이라던지...]</p> <p> <br></p> <p> <br></p> <p> <br></p> <p>그녀는 조금 생각하고 이렇게 말했다.</p> <p> <br></p> <p>[아, 그러고 보니...]</p> <p> <br></p> <p>마지막으로 정신을 잃기 전 보았던 그의 모습.</p> <p> <br></p> <p> <br></p> <p> <br></p> <p>그에게는 남자에게 꼭 있어야 할 것, 즉 성기가 없었다.</p> <p> <br></p> <p>변장한 여자였던 것이다.</p> <p> <br></p> <p>[혹시 의심이 가는 사람은 없습니까?]</p> <p> <br></p> <p> <br></p> <p> <br></p> <p>마나코는 짐작이 가는 인물이 딱 한 사람 떠올랐다.</p> <p> <br></p> <p>[선배...?]</p> <p> <br></p> <p>고등학교 시절 마나코에게 고백했던 선배는 졸업 후 의료 대학에 갔다.</p> <p> <br></p> <p> <br></p> <p> <br></p> <p>분명 마취 관련 지식도 있었을 터였다.</p> <p> <br></p> <p>그렇지만 설마 그 선배가 변장까지 해서 자신의 남자 친구로 꾸미고 있었다니...</p> <p> <br></p> <p>[믿을 수 없어요... 도대체 왜?]</p> <p> <br></p> <p> <br></p> <p> <br></p> <p>경찰은 그녀에게 범인은 곧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위로하고 병실을 나섰다.</p> <p> <br></p> <p>더 이상 앞을 볼 수 없게 된 그녀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p> <p> <br></p> <p>이제부터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지 도저히 알 수 없었다.</p> <p> <br></p> <p> <br></p> <p> <br></p> <p>문득 고등학교 시절 수업의 일환으로 장애인 체험을 했던 것이 기억 났다.</p> <p> <br></p> <p>눈가리개를 하고 다른 친구와 짝을 지어 50m 정도를 걸었다.</p> <p> <br></p> <p>도중에 계단에 부딪혀, 그녀는 넘어지다 짝이 아닌 다른 친구에게 부딪혔던 적이 있었다.</p> <p> <br></p> <p> <br></p> <p> <br></p> <p>그 기억을 떠올리자 지금 상태로 다시 대학에 다닐 수 있을지 벌컥 두려워졌다.</p> <p> <br></p> <p>과연 취직은 할 수 있을까?</p> <p> <br></p> <p>자신 같은 사람을 고용해 줄 곳이 있을까?</p> <p> <br></p> <p> <br></p> <p> <br></p> <p>시각 장애인이 할 수 있는 일이라니...</p> <p> <br></p> <p>그녀가 그런 걱정들을 하고 있을 무렵, 갑자기 화장실에 가고 싶어졌다.</p> <p> <br></p> <p>[어떻게 하지...]</p> <p> <br></p> <p> <br></p> <p> <br></p> <p>이미 마나코는 혼자서 돌아다닐 수 없게 되었다.</p> <p> <br></p> <p>간이용 화장실이나 기저귀를 쓰겠냐고 간호사가 물어봤었지만, 아무래도 부끄러워서 그것도 거절했었다.</p> <p> <br></p> <p>어쩔 수 없다 싶어져서 그녀는 너스 콜 버튼을 눌렀다.</p> <p> <br></p> <p> <br></p> <p> <br></p> <p>복도에 발소리가 울리며 곧 병실에 간호사가 들어 왔다.</p> <p> <br></p> <p>[마나코씨, 부르셨나요?]</p> <p> <br></p> <p>여자의 목소리다.</p> <p> <br></p> <p> <br></p> <p> <br></p> <p>[네, 화장실에 가고 싶어서요...]</p> <p> <br></p> <p>[그러면 제가 같이 가 드릴게요. 휠체어를 타시겠습니까?]</p> <p> <br></p> <p>[아뇨... 괜찮습니다. 걸을 수는 있으니까요.]</p> <p> <br></p> <p> <br></p> <p> <br></p> <p>침대에서 일어나려다 조금 발을 삐끗했다.</p> <p> <br></p> <p>[앗!]</p> <p> <br></p> <p>쓰러지며 간호사에게 부딪히고 말았다.</p> <p> <br></p> <p> <br></p> <p> <br></p> <p>[죄, 죄송해요.]</p> <p> <br></p> <p>[아뇨, 저야말로요.]</p> <p> <br></p> <p>상냥하게 웃는 얼굴이 머릿 속에 그려지는 것 같은 목소리였다.</p> <p> <br></p> <p> <br></p> <p> <br></p> <p>[저야말로 미안해요.]</p> <p> <br></p> <p>[네...? 무슨 소리세요?]</p> <p> <br></p> <p>갑자기 간호사가 귓속말을 한다.</p> <p> <br></p> <p> <br></p> <p> <br></p> <p>[그렇지만 다행이야... 역시 벗는 편이 예뻐.]</p> <p> <br></p> <p>[무, 무슨 소리세요?]</p> <p> <br></p> <p>마나코는 눈이 보이지 않는다.</p> <p> <br></p> <p> <br></p> <p> <br></p> <p>간호사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p> <p> <br></p> <p>완전히 다른 편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p> <p> <br></p> <p>[무슨 소리냐구요!]</p> <p> <br></p> <p> <br></p> <p> <br></p> <p>[그러니까... 너는 안경을 벗는 편이 예뻐.]</p> <p> <br></p> <p>[...]</p> <p> <br></p> <p>귓가에 들려온 한 마디가, 머릿 속에서 빙빙 돈다.</p> <p> <br></p> <p> <br></p> <p> <br></p> <p>[너의 안경(めがね, 메가네), 벗는(とった, 톳타) 편이 예뻐.]</p> <p> <br></p> <p>[너의 안경(めがね, 메가네), 벗는(とった, 톳타) 편이 예뻐.]</p> <p> <br></p> <p>[너의 눈 말이야(眼がね, 메가네), 뽑는(採った, 톳타) 편이 예뻐.]</p> <p> <br></p> <p> <br></p> <p> <br></p> <p>[!!!]</p> <p> <br></p> <p>[네 눈 말이야, 정말 좋아했어. 지금도 예쁘게 장식해 놨어.]</p> <p> <br></p> <p>조용히 마나코와 간호사는 계속 걷는다.</p> <p> <br></p> <p> <br></p> <p> <br></p> <p>[옛날에는 간호부라고 불렀지만, 지금은 간호사라는 직업 이름으로 바뀌었어. 왜인지 아니?]</p> <p> <br></p> <p>말이 나오지가 않았다.</p> <p> <br></p> <p>[요즘에는 남자도 많거든.]</p> <p> <br></p> <p> <br></p> <p> <br></p> <p>그저 이끌려서 복도 밖으로 나왔다.</p> <p> <br></p> <p>[그 때 마나코가 왜 고백을 받아주지 않았는지 그 때부터 계속 고민했었어. 그건 내가 여자였기 때문이야. 그치, 마나코? 나, 더 노력해서 몸도 마음도 남자가 될게.]</p> <p> <br></p> <p>정확히 이인삼각으로 두 사람은 화장실로 이어지는 복도를 계속 걸어간다.</p> <p> <br></p> <p> <br></p> <p> <br></p> <p>[지금부터는 계속 함께야. 내가, 너의 빛이 되어줄게.]</p> <p> <br></p> <p>마나코의 가슴 속에서, 미약하게 빛나고 있던 마지막 한조각 빛이 꺼졌다.</p> <p> <br></p> <p> <br></p> <p>출처: <a target="_blank" href="https://vkepitaph.tistory.com/430?category=348476">https://vkepitaph.tistory.com/430?category=348476</a>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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