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br></p> <p> <br></p> <p>1년 정도 전의 이야기이다.</p> <p> <br></p> <p>내가 일하고 있는 지역은 요즈음 한밤 중에 안개가 자주 낀다.</p> <p> <br></p> <p>시골이라 길도 어둡기 때문에, 안개가 낄 때는 시야가 완전히 가려져 차를 타는 것이 무서울 정도다.</p> <p> <br></p> <p> <br></p> <p> <br></p> <p>그 날은 새벽 2시에 일이 끝나서, 집에 돌아가려고 차에 올라탔다.</p> <p> <br></p> <p>역시나 안개가 굉장해서 앞이 보이지 않아 천천히 가고 있었다.</p> <p> <br></p> <p>그런데 5분쯤 가다, 회사에 물건을 두고 온 것이 생각나 돌아가게 되었다.</p> <p> <br></p> <p> <br></p> <p> <br></p> <p>U턴을 할 수 있을만한 곳까지 가는데, 차에 치인 너구리의 시체가 있었다.</p> <p> <br></p> <p>이 근처에는 너구리나 도둑 고양이가 많아, 차에 치이는 일이 잦았기에 별 신경은 쓰지 않았다.</p> <p> <br></p> <p>나는 회사로 돌아가 놓고 온 물건을 찾아 다시 길에 나섰다.</p> <p> <br></p> <p> <br></p> <p> <br></p> <p>아까 전 U턴 한 곳 근처에서 휴대폰이 울렸다.</p> <p> <br></p> <p>나는 차를 잠시 멈추고 전화를 받았다.</p> <p> <br></p> <p>별 이야기 아니었기에 금새 통화를 끝내고 다시 차에 올랐는데, 자동차 라이트가 겨우 비칠만한 곳에 아까 그 너구리의 시체가 보였다.</p> <p> <br></p> <p> <br></p> <p> <br></p> <p>그리고 그 몇 미터 옆의 논과 도로 사이에서, 무엇인가 큰 것이 움직이고 있었다...</p> <p> <br></p> <p>안개 때문에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것은 어른 두 명이 주저 앉아 있는 정도의 크기였다.</p> <p> <br></p> <p>그런 게 삐그덕거리는 기묘한 움직임으로 논에서 도로로 올라오려 하는 것이었다.</p> <p> <br></p> <p> <br></p> <p> <br></p> <p>그리고 그것이 라이트의 영역으로 들어오자 그 모습이 확실히 보이기 시작했다.</p> <p> <br></p> <p>그것은 게 같이 보였다.</p> <p> <br></p> <p>그렇게 큰 게가 있을리 없다는 것은 나도 알고 있었다.</p> <p> <br></p> <p> <br></p> <p> <br></p> <p>하지만 옆으로 넓은 몸에 위를 향한 2개의 둥그런 돌기, 그리고 옆으로 다리를 움직이는 모습은 영락 없는 게의 그것이었다.</p> <p> <br></p> <p>무섭달까, 이상한 느낌에 사로잡혀 멍하니 보고 있자, 갑자기 그 녀석이 스사삭하고 재빠르게 움직였다.</p> <p> <br></p> <p>그리고 엄청난 속도로 너구리의 시체를 잡아 채서 차 앞을 지나 안개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p> <p> <br></p> <p> <br></p> <p> <br></p> <p>그리고 나는 보고 말았다.</p> <p> <br></p> <p>그것은 게가 아니었다.</p> <p> <br></p> <p>스님마냥 머리카락이 하나도 없고, 비정상적으로 흰 알몸의 사람이었다.</p> <p> <br></p> <p> <br></p> <p> <br></p> <p> <br></p> <p> <br></p> <p> <br></p> <p>몸의 오른쪽 반과 왼쪽 반이 달라 붙어서 두 사람이 한 몸을 이루고 있는 기형의 모습이었다.</p> <p> <br></p> <p>게 눈처럼 보였던 둥근 돌기는 머리 두 개였다.</p> <p> <br></p> <p>그것이 개처럼 납죽 엎드려서 옆으로 움직이고 있던 것이다.</p> <p> <br></p> <p> <br></p> <p> <br></p> <p>그 후로 나는 안개가 끼는 날에는 그 길을 피해 다니고 있다.</p> <p> <br></p> <p>그 길에서 자주 동물이 치이는 것은 어쩌면 그 녀석 때문이 아닐까?</p> <p> <br></p> <p>몇 년 전 고등학생이 차에 치인 사고도 그 게 인간에게 쫓긴 탓이라고 생각하면, 무서워서 견딜 수가 없다.</p> <p> <br></p> <p> <br></p> <p>출처: <a target="_blank" href="https://vkepitaph.tistory.com/443?category=348476">https://vkepitaph.tistory.com/443?category=348476</a>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