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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101423
    작성자 : song
    추천 : 13
    조회수 : 1726
    IP : 211.221.***.89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20/05/16 20:19:15
    http://todayhumor.com/?panic_101423 모바일
    민박집 화장실
    옵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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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v><br></div> <div>대학교 친구들과 4명이서 바다에 여행을 갔던 적이 있다.</div> <div><br></div> <div>늘 친하게 지내던 4명이 함께 여행을 가기로 해서 훨씬 전부터 기대하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실제로 가는 길의 차 안에서는 평소보다 훨씬 즐겁게 떠들면서 처음 보는 간판이나 건물을 볼 때마다 신이 났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렇게 들떠 있었기 때문에 도착한 민박집이 매우 낡았음에도 오히려 분위기가 사는 느낌이었다.</div> <div><br></div> <div>[야, 예산을 너무 아낀거 아니냐?] 라고 농담을 했으니까.</div> <div><br></div> <div>여주인인 할머니에게 방을 안내 받을 때도 다른 손님이나 종업원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이렇게 낡은 민박집이니 한창 여름인데도 손님이 없는 것인가 싶었다.</div> <div><br></div> <div>판자로 만들어진 마루는 큰 소리로 삐걱거리고, 방에 화장실도 없어서 복도의 공동 화장실을 써야 했다.</div> <div><br></div> <div>거기다 수세식도 아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화장실 천장에 달린 전구는 먼지가 가득해서, 청소 좀 하라고 말하고 싶어질 정도였다.</div> <div><br></div> <div>그렇지만 화장실에서 조금 떨어진 우리 방은 생각보다 깔끔했다.</div> <div><br></div> <div>결국 낮에 바다에서 노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 나머지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우리는 방에 짐을 두고, 빠르게 수영을 하러 갔다.</div> <div><br></div> <div>해가 질 때까지 마구 놀고, 밖에서 저녁을 먹은 후 민박에 돌아가니 밤 9시 즈음이었다.</div> <div><br></div> <div>술을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눴지만, 낮에 마구 헤엄을 쳤다보니 피곤해서 다들 슬슬 잠에 빠졌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나는 문득 한밤 중 일어났다.</div> <div><br></div> <div>그다지 오래 잔 것 같지는 않았기에 아마 새벽 2, 3시 정도였던 것 같았다.</div> <div><br></div> <div>친구가 크게 코를 고는 소리가 들려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를 뺀 친구들은 모두 곯아떨어져 있었다.</div> <div><br></div> <div>나는 화장실에 가고 싶어져서 친구를 깨우지 않기 위해 조심스레 방을 나왔다.</div> <div><br></div> <div>마루를 삐걱삐걱 울리면서 어두운 복도를 반쯤 더듬어 가며 나아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전등 스위치는 화장실 바깥에 있었다.</div> <div><br></div> <div>낮에 보았던 그 전구를 생각하며 만일 켜지지 않으면 어쩌나 겁을 먹었지만, 다행히 불은 제대로 켜졌다.</div> <div><br></div> <div>생각한대로 대단히 빛은 약했지만, 어쨌거나 일은 볼 수 있는 수준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화장실은 무척이나 적막했다.</div> <div><br></div> <div>머릿 속에서 여러 쓸데 없는 것을 생각하며, 나는 빨리 돌아가고 싶은 생각에 용변을 보려 애썼다.</div> <div><br></div> <div>그런데 그 때,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처음 그것이 들렸을 때, 순간적으로 [어라?] 하는 생각이 들었다.</div> <div><br></div> <div>나의 착각은 아니었던지, 소리는 다시 들렸다.</div> <div><br></div> <div>바깥의 복도가 삐그덕거리고 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무래도 화장실로 오는 것 같았다.</div> <div><br></div> <div>친구 중 누군가가 화장실에 오는 것일까?</div> <div><br></div> <div>내가 방에 없고 화장실에 불이 켜져 있으니 아마 화장실에 있다는 것은 알고 있을 것이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마침내 그 누군가는 화장실 앞에 도착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노크를 받아주기 힘든 구조의 화장실이었기에, 나는 먼저 내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로 했다.</div> <div><br></div> <div>[누구야? 안에 나 있어. 미안. 금방 나갈게. 혹시 민박집 분입니까?]</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대답은 없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철컥하는 소리와 함께 화장실의 빛이 꺼졌다.</div> <div><br></div> <div>[엥? 이봐, 뭐하는거야! 재미 없는 장난은 하지마!]</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내 손조차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나는 패닉에 빠져 소리쳤다.</div> <div><br></div> <div>[정말 장난 치지 말라고! 이 화장실 진짜 무서워.]</div> <div><br></div> <div>대답은 없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문 저편에서 우뚝 서서 움직이지 않는 것 같았다.</div> <div><br></div> <div>나가면 한 대 때려주겠다고 이를 갈면서 화장지를 감고 있는데, 문 너머에서 무엇인가 소근대는 소리가 들려왔다.</div> <div><br></div> <div>소리가 너무 작아서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고, 친구 중 누구인지 짐작도 가지 않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지나치다 싶은 장난에 분노는 사그라들고, 오히려 쓴웃음이 나오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손으로 더듬어 물을 흘려보내고, 나는 일어섰다.</div> <div><br></div> <div>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벽에 손을 대고, 잠금을 풀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런데 그 사이에도 문 밖에서는 변함 없이 소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div> <div><br></div> <div>[야, 이제 나갈거야. 수고했어. 진짜 무서웠네. 문 열거니까 좀 떨어져 있어.]</div> <div><br></div> <div>문고리에 손을 댄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열리지 않는다.</div> <div><br></div> <div>문고리가 돌아가지 않았다.</div> <div><br></div> <div>등에 식은 땀이 나는 것이 느껴졌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문 밖에 서 있는 누군가가, 대단한 힘으로 문고리를 잡고 내가 문을 열지 못하게 하고 있다.</div> <div><br></div> <div>[이제 진짜 항복이야. 나가게 해 줘.]</div> <div><br></div> <div>웃으면서 말했지만, 얼굴은 잔뜩 긴장한 채였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어둠에 싸인 가운데, 조용한 화장실에 중얼거리는 소리가 울려퍼진다.</div> <div><br></div> <div>온 몸에 식은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중얼거리는 소리가 확실히 전보다 커졌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내용까지는 알 수 없었지만, 물을 내리기 전까지는 잘 알아듣기도 힘들었던 것이 이제는 확실히 들리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아주 낮은,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알 수 없는 목소리.</div> <div><br></div> <div>그 소리를 듣고 나는 더욱 패닉에 빠졌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분명하게 친구들의 목소리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갑자기 소리가 멎었다.</div> <div><br></div> <div>무서운 예감이 들어서, 나는 다시 열쇠를 잠궜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러자마자 철컥하고 문고리에서 소리가 났다.</div> <div><br></div> <div>내가 열쇠를 잠궜기 때문에 문을 돌리지 못한 것이다.</div> <div><br></div> <div>몇 번이고 계속 문고리를 돌리는 것을 보며, 나는 문 너머에 있는 것이 사람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 무언가는 또 소근소근 중얼대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아까 전보다 또 소리가 커졌다.</div> <div><br></div> <div>갑작스럽게 문을 두드리기도 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나는 알아차렸다.</div> <div><br></div> <div>이 소근거리는 것의 내용이 대단히 무서운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절대 들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정확히 말하자면, 무슨 소리인지 이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어째서인지 머릿 속에 박혀있는 기분이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소리는 점점 커졌다.</div> <div><br></div> <div>이대로는 듣고 싶지 않아도 들어 버리고, 이해하고 싶지 않아도 이해해 버린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어느새 나는 울고 있었다.</div> <div><br></div> <div>큰 소리로 친구의 이름을 부르면서 도와달라고 필사적으로 외쳤다.</div> <div><br></div> <div>그렇게 해서라도 문 너머의 소리를 부정하고 싶은 마음 역시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이상하게 한밤 중에 이렇게 크게 소리를 지르는데도 아무도 오지 않는 것이었다.</div> <div><br></div> <div>그 와중에도 문 밖의 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이제 내가 소리를 지르지 않으면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바로 들릴 정도가 되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문고리를 잡고 계속 소리를 질렀다.</div> <div><br></div> <div>하지만 너무 소리를 친 탓인지 목이 쉬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분명 문 너머의 목소리는 점점 커질 것이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가운데 손가락을 귓 속에 넣고 손바닥으로 귀를 가린 채 화장실 구석에 머리를 박고 웅크렸다.</div> <div><br></div> <div>어두웠기에 어디인지도 보이지 않았지만, 이미 더러운 것을 신경쓸 상황이 아니었다.</div> <div><br></div> <div>바깥의 소리는 귀를 막아도 소리가 들릴만큼 커져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신님, 신님, 도와주세요.] 라고 빌었다.</div> <div><br></div> <div>그 순간, 머리에 누군가가 손을 올렸다.</div> <div><br></div> <div>깜짝 놀라서 나는 머리를 들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마침내 그 놈이 들어왔다고 생각했지만, 문 저편에서는 아직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순간 무슨 소리인지 이해할 것 같아져서 나는 소리를 질렀다.</div> <div><br></div> <div>다행히 이해하지는 않았지만, 그 소리는 분명히 일본어였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도저히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 지 알 수 없었고, 완전히 지쳐 있었다.</div> <div><br></div> <div>나는 막고 있던 귀에서 손을 뗐다.</div> <div><br></div> <div>그 순간, 어둠 속에서 어떤 손에 이끌려서 나는 끌려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어라?] 하고 생각하는 사이, 나는 벽이 있을 곳을 뚫고 지나갔다.</div> <div><br></div> <div>그 사이 나는 문 저 편에서 들리던 소리를 들어 버리고 말았다.</div> <div><br></div> <div>하지만 듣고 있는데도 머릿 속에 들어오지 않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의식은 모두 나를 끌어들인 손에 집중되어 있었다.</div> <div><br></div> <div>어디 하나 보이지 않는 칠흑 같은 어둠 속을,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끌려다니면서 어디까지나 달리고 있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점점 그 무서운 소리는 멀어져서, 마침내 들리지 않게 되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지친 나는 비틀거렸다.</div> <div><br></div> <div>그대로 넘어져 엉덩방아를 찧었다.</div> <div><br></div> <div>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완전히 지쳐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어쨌거나 살아났다는 것을 알아차렸을 때, 나는 정신을 잃었다.</div> <div><br></div> <div>의식을 되찾았을 때, 나는 화장실에 있었다.</div> <div><br></div> <div>누가 계속 문을 두드리고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또다시 겁에 질렸지만,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와 [괜찮아?!] 라고 외치는 친구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div> <div><br></div> <div>무엇보다 화장실이 밝았다.</div> <div><br></div> <div>열쇠를 열자, 힘차게 문이 열렸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친구들의 얼굴이 보였다.</div> <div><br></div> <div>친구들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나를 바라봤지만, 내가 괜찮아 보이지 안심한 것 같았다.</div> <div><br></div> <div>[뭐야, 너. 한밤 중에 소리를 지르고. 큰 도마뱀이라도 나왔냐?] 라고 농담을 걸어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갑자기 화가 나서 [뭐야, 정말! 금방 전 그건 너희가 그런거지?] 라고 고함을 쳤다.</div> <div><br></div> <div>하지만 친구들은 이상하다는 얼굴을 하고 [금방 전이라니? 네가 화장실에서 도와달라고 고함을 쳐서 온거야. 그런데 네가 화장실 안에서 대답이 없어서 민박집 사람들까지 부른거라고.] 라는 대답을 하는 것이었다.</div> <div><br></div> <div>자세히 보니 조금 떨어진 곳에 방을 안내해 줬던 할머니가 서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조금 곤란해하는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손님, 무슨 일이 있으신가요?] 라고 묻는다.</div> <div><br></div> <div>그렇지만 무엇인가를 숨기는 얼굴이 아니라 벌레나 파충류가 나와 관리 소홀을 추궁하는 게 아닌가 걱정하는 것 같은 얼굴이었다.</div> <div><br></div> <div>나는 [아무 것도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라고 말하고 친구들과 방으로 돌아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 화장실에서 문 밖의 무엇인가나, 나를 도와준 손은 무엇이었나 싶지만 그 동네나 민박에 얽힌 이야기 같은 것은 전혀 모른다.</div> <div><br></div> <div>하지만 그 때 내가 느꼈던 것들은 모두 진짜였다.</div> <div><br></div> <div>도대체 그 화장실에는 무엇이 있는 것일까.</div> <div><br></div> <div><br></div> <div>출처: <a target="_blank" href="https://vkepitaph.tistory.com/452?category=348476">https://vkepitaph.tistory.com/452?category=348476</a>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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