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r></div> <div><br></div> <div>중학교 무렵, 나는 체육계의 동아리 활동을 했었습니다.</div> <div><br></div> <div>그 날은 다른 현에서 원정 경기가 있어서 부원들과 작은 버스를 타고 원정을 갔었습니다.</div> <div><br></div> <div>시합은 별 문제 없이 끝났고, 정리와 뒤풀이를 하고 돌아가는 길에 올랐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고속도로에서 내려와 지방 국도를 타고 달리기 시작했습니다.</div> <div><br></div> <div>원래 내가 살던 곳은 산에 둘러싸인데다 어디를 가려고 해도 산을 넘어가야 하는 곳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렇기 때문에 지방 국도라고는 해도 좌우에 가드 레일을 쳐서 야생 동물의 접근을 막고 가로등 하나 없는 길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이른 아침에 출발했던데다 시합으로 피곤했고, 저녁까지 먹은 탓에 대부분의 부원들은 잠에 빠져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나 역시 굉장히 졸렸지만, 시합 때 워낙 흥분했던 탓인지 영 잠에 들 수가 없었습니다.</div> <div><br></div> <div>창 밖은 깜깜했고, 반사판이 붙어 있는 가드 레일만 보일 뿐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옆에 앉은 친구도 자고 있었기에 나는 그저 멍하니 어두운 창 밖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어느 정도 달렸을까요?</div> <div><br></div> <div>문득 위화감이 느껴졌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다지 급하지 않은 커브를 돌아가는 와중에, 딱 한 곳 가로등이 보였습니다.</div> <div><br></div> <div>[응? 뭐지, 이 위화감은...]</div> <div><br></div> <div>그렇게 생각한 순간, 긴 머리카락의 무표정한 목이 버스와 같은 속도로 가드 레일 위를 지나갔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온 몸에 소름이 끼쳐서 시선을 돌리고 싶었지만 도저히 돌릴 수가 없었습니다.</div> <div><br></div> <div>어두운데도 얼굴 표정이나 머리카락의 움직임이 확실하게 보였습니다.</div> <div><br></div> <div>[힉...]</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누군가 작게 소리를 내자, 그 목은 사라졌습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사라지는 순간, 우리 쪽을 보며 확실히 씩 웃었습니다.</div> <div><br></div> <div>동시에 속삭이는 소리가 귓전에 울려퍼졌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목이 사라진 뒤에도 나는 여전히 공포에 떨고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주변은 이전과 변함없이 편하게 자고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도대체 뭐였지...] 라고 혼란스러워하고 있는데, 뒤에서 누가 머리를 톡톡 쳤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올려다보니 1년 위의 선배였습니다.</div> <div><br></div> <div>선배의 얼굴은 창백했습니다.</div> <div><br></div> <div>아마 나도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지금 거 봤니...?]</div> <div><br></div> <div>[네...]</div> <div><br></div> <div>[....못 본 걸로 하자.]</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그 이후로 누구에게도 목에 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습니다.</div> <div><br></div> <div>한동안은 불안했지만, 천천히 공포도 지워져 5년이 지나 19살이 되었을 즘에는 아예 잊고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한 통의 전화가 오기 전까지는요.</div> <div><br></div> <div>그것은 그 때 나와 함께 목을 봤던 선배가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통보였습니다.</div> <div><br></div> <div>친한 사람이 죽은 것은 처음이었기에 나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장례식장에 가서, 나는 더욱 놀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div> <div><br></div> <div>선배가 교통사고로 죽은 것은, 그 날 목을 봤던 바로 그 장소였던 것입니다.</div> <div><br></div> <div>선배는 그 날 남자친구와 싸우고 파티에 갔었다고 합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파티 도중 남자친구가 전화를 해서 화해를 하고, 다른 친구가 운전을 해서 데려다 주던 도중 사고를 당했다는 것입니다.</div> <div><br></div> <div>2명 모두 즉사였습니다.</div> <div><br></div> <div>그 날은 선배의 생일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선배는 스무살이 된 축하를 1시간이라도 빨리 남자친구에게 받고 싶어서 그 길로 달려 갔다는 것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주변에서는 [그래도 마지막에 남자친구랑 화해하고 행복한 기분으로 세상을 떠나 다행이다.] 라고 말했습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나는 공포에서 헤어나올 수 없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 때 그 목은 이렇게 속삭였던 것입니다.</div> <div><br></div> <div>[스무살이 되서 네가 행복할 때에 마중나갈게.]</div> <div><br></div> <div>그 후로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나는 살아 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20살 때 나는 그 말이 무서워서 학교도 휴학하고 21살의 생일이 될 때까지 집 안에 틀어박혀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지금은 결혼도 하고 사랑스러운 아이도 낳아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div> <div><br></div> <div>과연 선배는 20살의 그 생일날 마중 나온 목을 보았던 것일까요?</div> <div><br></div> <div><br></div> <div>출처: <a target="_blank" href="https://vkepitaph.tistory.com/459?category=348476">https://vkepitaph.tistory.com/459?category=348476</a>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