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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101207
    추천 : 5
    조회수 : 1126
    IP : 211.232.***.143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20/03/14 21:4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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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작] K의 눈에만 보였던 것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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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 봄,

     

    “꺄르르~ 꺄르르르르~ 꺄르르~ 꺄르르르~”

     

    그날 버스 안은 한 아기의 기분 좋은 웃음 소리로 가득 차 있었어요.

     

    제 시선은 엄마 품에서 숨이 넘어갈 듯 자지러지게 웃고 있는 그 아기와

    바로 앞좌석에서 몸을 뒤로 돌려 아기와 놀아주고 있는 한 여자 아이에게 고정이 되어있었죠.

    그 여자 아이는 아기의 언니 같아 보였어요.

     

    “아구~ 아구~ 그렇게 신났어요~?”

    “애기 엄마, 애기가 엄마를 닮아서 그런지 참 예쁘다~!”

     

    버스에서 내리기 전 한 노부부는 애정이 듬뿍 담긴 목소리로 아기와 아기 엄마에게 말을 건네셨고,

     

    “정말 죄송합니다. 애가 아직 너무 어려서…

     저희 때문에 많이 시끄러우셨죠?”

     

    아기 엄마는 진심이 묻어나는 얼굴로 사과를 했어요.

     

    “괜찮아~ 애기 엄마. 우리도 애들 다 그렇게 키우고 살았어.

     애기 엄마 마음은 사람들이 다 아니깐~ 그렇게 미안해라 하지 마.”

    “그래, 우는 소리도 아니고… 아가가 웃는 소리라~ 덩달아 내 기분까지 좋아지는고만!”

    “아… 이해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노부부와 아기 엄마는 그렇게 한 차례 더 훈훈하게 얘길 주고받았고,

     

    “아가, 안녕~ 할매 간다~잉”

    “빠빠이~~”

     

    노부부는 아기를 향해 손을 흔들면서 버스에서 내리셨어요.

    아기 엄마는 그런 노부부에게 가볍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지만,

    아기는 그러거나 말거나 앞좌석의 자기 언니와 노느라 정신이 없었죠.

    그리고 그와 동시에


    버스 정류장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 둘 버스에 오르기 시작했는데

    덩치가 꽤 큰 아주머니가 빈 좌석을 찾아 두리번 두리번거리시다가 서둘러 뒤쪽으로 오더니

    여자 아이가 이미 앉아있는 좌석에 그냥 그대로 앉으시려고 하더라고요.

     

    “어? 안되는데… 아줌마, 거기 지금 아이가…”

     

    제가 말을 다 끝맺기도 전에 그 아주머니는 천천히 의자에 앉기 시작했고,

     

    “어!? 아니, 아줌… 어…?! 어!!!

     

    몸을 돌려 앉아서 동생과 놀아주고 있던 그 여자 아이는 별안간 덩치가 큰 아주머니에게 깔려

    다리에서부터 몸까지 서서히 찌부가 되더니

    얼굴이 풍선처럼 막 부풀어 오르다가 갑자기 펑 터져버렸어요.

     

    “으아아아악―!!!”

     

    저는 제 눈앞에서 벌어진 이 믿기 어려운 끔찍한 일에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르면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고,

    아기는 제 비명 소리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자기와 놀아주던 앞좌석의 언니가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었는지…

     

    “응애에― 빼에액― 응애엑―”

     

    갈라지는 목소리로 크게 울기 시작했어요.

     

    버스 안은 술렁이기 시작했죠.

    전 다급하게 계속 벨을 누르면서 기사님께 내려달라고 했고,

    기사님은 운행 중이라 위험하니 어서 좌석에 앉으라고 하셨어요.

    제 주변에 있던 다른 승객들도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저를 진정시키려고 했는데…

    전 조금도 진정을 할 수가 없었어요.

    아니, 아주 잠시도 그 버스에 있고 싶지가 않았어요.

    왜냐하면 그 버스 안이

     

    펑 터져버린 그 여자 아이의 살점과 뼈, 피와 장기들로 범벅이 되어있는 게

    제 두 눈에는 진짜로 선명하게 보였기 때문이었어요.

     

    “아저씨, 내려주세요! 어서 빨리 내려달라고요―!!!”

     

    제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버스 문을 잡고 거칠게 막 흔들어대자

     

    “아… 알았어. 학생, 그… 그만 좀 해― 지금 문 열어줄게!”

     

    기사님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곧바로 버스를 세우고는 문을 열어주셨어요.

    저는 마치 튕겨져 나오듯 버스에서 급히 뛰어내렸고,

    그때

     

    ‘빠앙― 빠아아앙!!!’

     

    성난 크락션 소리와 함께 육중한 오토바이 한 대가 순식간에 얼어버린 제 몸을

    거의 종이 한 장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비껴갔어요.

    저는 깜짝 놀라서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버렸고,

    그 오토바이는

     

    ‘우당탕탕! 탕!! 탕!!!’

     

    저를 피하려다가 인도로 돌진했고

     

    “꺄아아아악―!!!”

     

    보행 중이던 한 여자 아이를 그대로 들이받아 버렸어요.

     

    “아… 안돼. 현… 현아야…

     아아… 현아야, 안돼… 안돼―!!!

     

    어찌할 줄을 몰라 그 자리에서 발을 구르면서 울부짖고 있는 그 아이의 엄마와

     

    “아… 아악―!!!

     

    사고 현장의 처참한 모습에 충격을 받아 머리를 쥐어뜯으면서 비명을 내지르고 있는 사람들…

     

    “우웨에엑―”

     

    오바이트를 하는 사람과

     

    “빨리 좀 와주세요. 아이가 오토바이에 깔렸는데 지금 그 모습이 너무나…”

     

    119에 전화를 하는 사람이 제 눈에 보였어요.

    그리고 그때

     

    ‘삐이―’

     

    갑자기 찾아온 이명과 함께 한 아이의 목소리가

    먹먹해진 제 귀를 비집고 들어왔어요.

     

    [기억나?]

     

    식겁한 제가 다급히 몸을 돌려 뒤를 바라보니

    버스 안의 그 여자 아이가 제 바로 뒤에서 무표정한 얼굴로 저를 내려다보고 있더라고요.

     

    [그날… 오빠가 한 짓!]

     

    “뭐!? 내… 내가 한… 짓?!”

     

    파르르르 떨리는 입으로 제가 그 아이의 말을 다시 되뇌는 순간

    휘둥그레진 제 눈에 1년 전 그날의 일이 펼쳐졌어요.

     

    ·

    ·

    ·

     

    그날 전 버스의 맨 뒷좌석에서 정신없이 졸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유리창에 머리를 박고 나서야 결국 잠에서 깨어났죠.

     

    “아앗! 아이 씨… 아… 아파라.”

     

    통증이 느껴지는 곳을 손으로 박박 문지르면서 고개를 들어 창밖을 바라보니

     

    “어!? 뭐― 뭐야?”

     

    버스는 이미 제가 내려야 할 정류장을 지나쳤더라고요.

     

    “에이 씨…”

     

    전 벨을 마구 누르면서 기사님께 내려달라고 얘기했죠.

     

    “아저씨, 저 여기에서 내려주세요.”

    “뭐라고? 학생, 다음 정류장까지 5분도 안걸리니깐… 그냥 거기 얌전히 앉아있어.”

     

    짜증이 났어요.

     

    “아이 씨… 아저씨, 거기까지 가면 너무 멀어진단 말이에요.

     그냥 여기에서 내려주세요!”

    “거참… 안된대도! 위험하니깐 학생 자리에 가서 빨리 앉아.”

     

    짜증을 넘어 화가 오른 제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버스 문을 잡고

     

    “아저씨, 내려주세요! 지금 당장 빨리 내려달라고요―!!!”

     

    거칠게 막 흔들어대자

     

    “아이 씨… 알았어. 학생, 그만해 좀― 지금 문 열어줄게!”

     

    기사님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곧바로 버스를 세우고는 문을 열어주셨어요.

     

    “치잇! 진작에 그럴 것이지~”

     

    승리감에 도취된 저는 우쭐대면서 버스에서 뛰어내렸고,

    그때

     

    ‘빠앙― 빠아아앙!!!’

     

    성난 크락션 소리와 함께 육중한 오토바이 한 대가 순식간에 얼어버린 제 몸을

    거의 종이 한 장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비껴갔어요.

    저는 깜짝 놀라서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버렸고,

    그 오토바이는

     

    ‘우당탕탕! 탕!! 탕!!!’

     

    저를 피하려다가 인도로 돌진했고

     

    “꺄아아아악―!!!”

     

    보행 중이던 어떤 여자 아이를 그대로 들이받아 버렸어요.

     

    “아… 안돼. 현… 현아야…

     아아… 현아야, 안돼… 안돼―!!!

     

    어찌할 줄을 몰라 그 자리에서 발을 구르면서 울부짖고 있는 그 아이의 엄마와

     

    “아… 아악―!!!

     

    사고 현장의 처참한 모습에 충격을 받아 머리를 쥐어뜯으면서 비명을 내지르고 있는 사람들…

     

    “우웨에엑―”

     

    오바이트를 하는 사람과

     

    “그냥 빨리 좀 와주세요. 아이가 지금 오토바이에 깔렸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

     

    119에 전화를 하는 사람이 제 눈에 보였어요.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살점과 피로 범벅이 된 바닥에서 나뒹굴고 있는 그 아이의 눈알이

    마치 저를 노려보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저는 너무 두려웠어요.

    그냥 빨리 그 상황에서 벗어나고만 싶었죠.

    그래서 파르르르 떨리는 눈으로 조심스럽게 주변을 둘러봤는데

    정말 다행스럽게도 사람들의 시선은 오로지 그 아이에게…

    아니, 그 사고 현장에 고정이 되어있더라고요.

     

    저는 바닥에 붙어있던 제 몸을 천천히 일으켜 세웠어요.

    미친 듯이 떨리고 있는 두 다리를 진정시키기 위해 양손으로 허벅지를 꽉 부여잡고

    바닥에서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힘겹게 떼려는 그 순간

    제 뒤통수에 꽂히는 서늘함에 제가 고개를 뒤로 돌렸는데…

    버스 기사님이 운전석에서 섬뜩한 두 눈으로 저를 노려보고 계셨어요.

     

    온몸에서 식은땀이 줄줄 흘러내렸고,

    기사님의 원망 가득한 시선과 악몽과 같은 그 끔찍한 상황에서 최대한 빨리 벗어나기 위해

    저는 한 발짝 두 발짝 정말 조심스럽게 움직이다가 다리의 떨림이 잦아들었을 때,

    냅다 뛰었어요.

     

    “학생, 어딜 도망가아―?”

     

    제 뒤에서 기사님의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저는 눈을 질끈 감고

     

    “아니야. 이건 내 잘못이 아니야.”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정신없이 내달렸죠.

    그때

     

    ‘빠앙― 빠아아앙!!!’

     

    제 앞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크락션 소리에 제가 번뜩 눈을 떴을 때,

    육중한 오토바이 한 대가 제 몸을 거의 종이 한 장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비껴갔어요.

    깜짝 놀란 전 그 자리에서 그대로 얼어붙었죠.

     

    “아… 아아…”

     

    제 입에서 비명 대신에 신음이 새어 나왔을 때

     

    “오… 오빠.”

     

    제 귀에 또다시 그 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제가 목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천천히 고개를 돌렸을 때

     

    “꺄아아아악―!!!”

     

    제 얼굴 바로 앞에서 찢어질 듯한 비명을 내지르고 있는 그 아이의 엄마가 보였어요.

    식겁했죠.

     

    “아… 안돼. 현… 현아야…

     아아… 현아야, 안돼… 안돼―!!!

     

    그렇게 울부짖고 있는 아이의 엄마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제가 뒷걸음질을 치다가

    뭔가에 부딪혀서 뒤를 돌아봤는데

    제 뒤에는 헬멧을 쓰고 있는 오토바이 운전자가 서 있었어요.

     

    “아… 아저씨, 저기 그러니깐… 이건… 제 잘못이 아니라…

     저기 기사님이 갑자기 차를 세워서… 그래서 저는 그냥…”

     

    아무런 미동도 없이 제 얘기를 가만히 듣고 있던 오토바이 운전자가

    굳게 닫혀 있던 헬멧 쉴드를 열자

    헬멧 안에서 다량의 피가 살점과 함께 제 얼굴을 향해 뿜어져 나왔어요.

     

    “으아아아악―!!!”

     

    피와 살점을 잔뜩 뒤집어쓴 제가 도망갈 곳을 찾기 위해 허둥지둥하면서 주변을 둘러봤을 때,

    저는 그제야 깜깜한 어둠 속에서 저를 노려보고 있는 눈들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니가 죽인거야! 저 아이.”

    “너 때문이야! 이게 다 너 때문이라고―!!!”

     

    어둠 속의 무서운 눈들이 서서히 저에게 다가오면서

    사방에서 저를 조여오고 있었어요.

     

    “아니에요. 제… 제가 안그랬어요. 저 아이는 저 오토바이 아저씨가…”

     

    저는 그들이 누구인지 분명히 알고 있었죠.

    그들은 제가 버스에서 봤던 노부부와 덩치 큰 아주머니…

    사고 현장에서 비명을 지르고, 오바이트를 하고, 119에 전화를 했던 그 사람들이었어요.

     

    “아… 아니야. 그건 사고였어. 나 때문에… 아니, 내 잘못이 아니야.”

     

    그들로부터 피할 곳이 전혀 없었던 저는 그 자리에서 그대로 점점 더 몸을 웅크렸고,

    사람들 사이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버스 기사님이 제 몸에 손을 얹으면서

     

    “학생.”

     

    하고 부르는 소리에…

    제가 눈을 떴어요!

     

    “그만 일어나! 여기에서 대체 왜 이러고 있어?”

     

    기사님이 저를 깨웠을 때,

    저는 버스 맨 끝 좌석의 바닥에서 몸을 잔뜩 웅크린 채로 잠들어 있었어요.

    정신을 차린 제가 벌떡 일어나서 이리저리 주변을 둘러보는데

    날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고, 버스는 종점에 세워져 있었어요.

    그리고, 버스 안에는 저와 기사님 말고는 아무도 없었죠.

     

    “아저씨, 그… 그 아이는 어… 어떻게 됐어요?”

    “뭐? 무슨 아이?”

     

    기사님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저를 빤히 바라보고 계셨어요.

     

    “아니 왜… 아까 낮에 어떤 여자 아이가… 큰 오토바이에 깔려서…”

    “학생, 꿈꿨어? 도통 뭔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네. 실없는 소리 그만하고.

     이제 나도 그만 퇴근해야 하니깐… 학생은 어서 가방 챙겨서 내려!”

     

    기사님은 그렇게 버스 바닥을 쓸기 시작하셨고

     

    “하아… 그게 다… 꿈이었구나.

     우와― 진짜 다행이다.”

     

    저는 크게 안도를 했어요.

     

    “기사님, 감사합니다~”

    “어, 그래. 조심히 가.”

     

    한껏 가벼워진 마음으로 기사님께 인사를 드리고 제가 버스에서 내리는데

    그때

     

    갑자기 어두웠던 세상이 밝게 변하면서

     

    ‘빠앙― 빠아아앙!!!’

     

    성난 크락션 소리와 함께 육중한 오토바이 한 대가 순식간에 얼어버린 제 몸을

    거의 종이 한 장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비껴갔어요.

    저는 깜짝 놀라서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렸고,

    버스 안팎의 사람들은 그런 저를 보면서 저마다 수군거렸는데…

     

    “와… 저 학생 진짜 큰일 날 뻔했다.”

    “쟤, 뭐야… 저렇게 갑자기 버스에서 튀어나오면 어떡해!”

    “이봐요, 학생. 괜찮아요?”

     

    사람들의 이런저런 어지러운 말들 속에서

     

    ‘삐이―’

     

    이명과 함께 제 귓속으로

     

    [아깝다.]

     

    낯익은 그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제가 덜덜 떨리는 몸을 돌려 뒤를 바라보니

    그 여자 아이는 버스 안에서 무표정한 얼굴로 저를 내려다보고 있었어요.

     

    “아… 이아… 이야…”

     

    저는 그 아이에게 정말로 하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어째서인지 그때 그 순간에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질 않았어요.

    그리고, 닫히는 문 사이로

     

    [오빠도 데려갈 수 있었는데…]

     

    무척이나 아쉬워하는 듯한 그 아이의 목소리가 새어 나왔고,

    저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은 채로

     

    “미… 미안해. 내… 내가 정말… 정말로 미안해.”

     

    이 말만 계속 반복하면서 하염없이 펑펑 울었어요.


    출처 https://mela0408.posty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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