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정답을 알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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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panic_101152

작성자 : 월향_fullmoon★

추천 : 4

IP : 116.12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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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시간 : 2020/02/26 14:5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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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정답을 알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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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div> <div>*이글은 모두 픽션입니다*</div> <div> </div> <div>정답을 알고 싶어.</div> <div> </div> <div>글 : 월향</div> <div> </div> <div>#1</div> <div> </div> <div> 어떤 마음으로, 어떤 표정으로 이 순간 속에 녹아들어야 하는 걸까. 오늘은 하나밖에 없는 동생의 장례식이 있지만 전혀 슬프지가 않다. 입꼬리 속에서 비실비실 흘러나오는 웃음을 남몰래 꾹 밀어 넣는다. 그 애가 있을 저 무덤 밑으로 그 애의 뼛조각과 함께 밀어 넣는다. 윤형아, 걱정 마. 너의 그 더러운 몸뚱이랑 같이 평생, 적어도 내가 사는 동안은 아무도 모르게 할테니까.</div> <div> </div> <div>“윤형아, 윤형이 없이 엄마는 앞으로 어떻게 사니. 아이고 윤형아.”</div> <div>“엄마 오늘 울고 다 털어버려요, 우리. 윤형이 보내줘야죠.”</div> <div> </div> <div> 윤형아 너는 가족들한테 참 예쁨 받는 아이였어, 그치. 그런 네가 죽었다니. 믿기지가 않아. 너무 후련해. 사실, 죄책감도 많이 들고 네가 조금은 그리울 줄 알았는데. 진작에 죽일걸 그랬어. 윤형아, 지금 죽어서 날 노려보고 있는 건 아니지? 그렇담 진짜 웃길 것 같은데. 죽어서 바라보는 내 눈은 어때? 내 눈 좋아했잖아. 계속 쳐다보라고 했잖아. 네가 그 더러운 손으로 더듬으면서 하는 말이 그거였잖아.</div> <div> </div> <div>#2</div> <div> </div> <div>“눈 감지 마. 눈 떠. 계속 봐.”</div> <div>“너 내가 언제까지 모른 척 할 것 같아? 나한테 이런 더러운 짓거리 하는 거 아빠 아시면 너 끝이야.”</div> <div>“풉, 키킼킼킼. 야. 내가 널 몰라? 너 말 못하잖아. 엄마, 아빠 행복 깨는 것 같아서 무섭지? 너보다 내가 더 사랑받으니까 혹시나 네가 버려질까봐 말 못하잖아 너. 키키킼 넌 평생 이렇게 살아야 돼.”</div> <div> </div> <div> 더러운 새끼. 더러운 새끼. 더러운 새끼. 더러운 새끼. 더러운 새끼. 더러운 새끼. 더러운 새끼. 더러운 새끼. 더러운 새끼. 더러운 새끼. 더러운 새끼. 더러운 새끼. 더러운 새끼. 더러운 새끼.</div> <div> 사람들은 마음속으로 어떤 말을 가장 많이 외칠까. 그 말이 그 사람이 원하는 가장 큰 욕망이 아닐까. 난 그 욕구를 실현시키고자 했다. 악마를 인간으로 형상화하고 가시를 목소리로 청각화한다면 그건 너 일거야 윤형아. </div> <div> </div> <div>#3</div> <div> </div> <div> 윤형이는 어려서부터 심장이 약했다. 그래서 늘 병원에서 시간을 보냈고, 그게 너무 오랫동안 지속됐던 탓일까. 아이가 나쁜 미디어에 많이 노출이 된 것 같았다. 성범죄의 대부분은 아는 사람이라던데. 설마 나한테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이야. 우리 윤형이가 나한테. 우리 윤형이가. 윤형이 그 새끼가. 그 더러운 애새끼가. 어려서부터 아프단 이유로 나한테서 부모님도 뺏어갔던 녀석이다. 언젠가 일 한 번 크게 터트릴 줄 알았어, 내가. 그래도 한 편으로는 다행이다. 심장이 약하니까. 언제 죽어도 의심의 여지가 없는 22살짜리 남자애. 시한부 인생을 사는 남자애. 내가 그 애한테 약 말고 다른 걸 줬을 거라고 의심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래. 이럴 줄 알았어. 윤형아, 이 세상이 무조건 네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라고.</div> <div> </div> <div>#4</div> <div> </div> <div>“아이고 윤형아. 아이고, 우리 아들.”</div> <div>“나도 따라죽어야지. 엄마가 따라갈게 우리 아들.”</div> <div> 하여튼 말끝마다 우리 아들, 우리 아들. 나는 그냥 이름으로 부르면서. 아빠는 몰라도 적어도 엄마한테는 윤형이가 나한테 한 짓들을 다 알려주려고 했다. 어차피 이제 죽은 애니까. 근데 엄마가 그렇게 슬퍼하며 내가 말을 할 수가 없잖아. 이 세상에서 날 위로해 줄 사람이 한 명도 없잖아. 나 진짜 힘들었는데. 밤마다 울고 그 애 입을 찢고 눈을 찌르고 손을 다 부러뜨리고 싶은 거 엄마 아빠 때문에 몇 년을 참고 살았는데.</div> <div> 내가 잘못한 걸까. 어쨌거나 동족 살인이 가장 큰 죄악인걸까. 그런거니 윤형아? 난 우리가 이름이 두 글자나 같다는 것도 소름이 끼치는데. 난 지옥을 살았는데. 윤형아. 이 세상엔 널 닮은 사람이 꽤 많아. 그런 사람들을 내가 스치며 지나간다는 게 널 떠올리게 해. 이제 난 어떡하면 좋을까. 널 닮은 누군가를 죽이고 싶은 마음도, 널 다시 살려내고 싶은 마음도 모두 굴뚝같은데. 그런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div> <div> </div> <div>#5</div> <div> </div> <div> 결정했다. 나는 그냥 내가 보관했던 그 애의 약을 먹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월향_fullmoon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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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2020/02/27 02:14:26 121.125.***.193 요우달 310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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