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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101025
    작성자 : 다른이의꿈
    추천 : 4
    조회수 : 683
    IP : 104.158.***.132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9/12/19 15:2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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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편] 이상한 나라의 알리스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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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5.

    다음날.

    철수는 정오가 다 되어서야 침대에서 일어났다.

    철수는 쌀을 씻으며 아침 겸 점심을 준비했다.

    쌀을 씻어 전기밥솥에 넣고 냉장고를 열어 쇼핑백을 꺼냈다.

    철수는 쇼핑백을 열어 반찬통을 꺼내놓았다.

    전기밥솥에서 밥이 되어가는 사이 철수는 잠시 고민하다가 컴퓨터를 켰다.

    USB 케이블을 연결하자 이내 대화창이 열렸다.





    <오늘은 바쁜 일이 없나 봐.>

    (응. 저녁에 아르바이트 말고는 바쁜 일은 없어.)

    <무슨 아르바이트인데?>

    (과외)

    <와- 선생님이구나. 무슨 과목 가르쳐?>

    (수학)

    <학생은 몇 학년이야?>

    (고등학교 2학년)

    <나도 고2였는데.. 그런데 고2 올라가서는 쭉 병원에만 있어서 학교에서 뭘 배우는지는 모르겠다.>

    철수는 미안한 마음에 뭐라고 말할지 고민하다 키보드를 두드렸다.

    (어제 부탁할 것이 있다고 하지 않았나?)

    <그래, 맞아.>





    은우라는 이름의 친구를 찾아달라는 부탁이었다.

    같은 병원 암병동에서 가까워진 유일한 친구라 했다.

    그 당시 은우는 백혈병을 앓고 있었다고 했다.





    <그때 골수이식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골수 기증자를 찾았으려나 모르겠다.>

    (조혈모 세포 이식 말하는 거지?)

    <맞아. 그런데 항원이 일치하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나 봐. 2만 명에 한 명 꼴이라고 하니까..>

    (그렇구나.)

    철수는 잠시 생각을 하다 키보드를 두드렸다.

    (그런데 너 진짜 이름은 뭐야?)

    <난 알리스가 편한데.. 꼭 알아야 해?>

    (아니 혹시 네 친구에게 연락을 하면 네 이름을 말해야 할 것 같아서.)

    <하하. 그건 걱정하지 마. 알리스라고 하면 알 거야.>

    (그렇구나.)

    <그런데 너 혹시 은우 만나면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있어야 할 거야.>

    (그건 무슨 말이야?)

    <은우가 한 미모 하거든. 나는 살면서 은우보다 예쁜 애는 본 적이 없어. 은우는 항암치료로 머리털이 없어도 그 미모가 살아있었거든.>

    철수는 피식 웃었다.

    그때 전기밥솥에서 밥이 다 되었다는 알람 소리가 흘러나왔다.

    철수는 주방으로 가서 하얀 쌀밥을 밥그릇 가득 퍼왔다.

    밥그릇과 젓가락을 컴퓨터 앞에 놓은 후 철수는 모니터를 확인했다.

    대화창에 알리스의 글이 보였다.

    <왜 말이 없니? 혹시 부끄러워서?>

    (하하. 배 고파서 밥 가져오느라고. 그런데 나도 눈이 높거든요. 그런 걱정은 하지 마.)

    <밥 먹는구나. 그럼 방해하지 않을게.>

    (아니야. 괜찮아. 혼자 먹는 것보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게 좋아.)

    <그래, 그럼 밥 먹는다니까 재미있는 것 하나 알려줄까?>

    (어떤 건데?)

    <밥 먹을 때 눈을 감고 밥을 먹어봐.>

    철수는 궁금한 마음에 눈썹을 치켜올렸다.

    (왜 눈을 감고 먹어?)

    <묻지 말고 한번 해봐.>

    (그럼 밥이랑 반찬은 어떻게 집어먹는데?)

    <하하.. 수저랑 젓가락 쓸 때는 눈을 뜨고, 음식을 입에 넣으면 눈을 감고 씹어 먹으라고..>

    (그래, 해볼게.)





    밥공기의 절반 정도를 비웠을 때 철수는 밥과 멸치 볶음을 입에 넣고 눈을 감았다.

    눈을 감자 입 안의 음식에 집중할 수 있었다.

    따뜻한 밥이 찐득거리며 어금니에서 씹히는 느낌.

    잔 멸치의 바삭거리는 느낌.

    멸치가 씹히면서 스며 나오는 짭짤한 맛.

    밥과 함께 씹을수록 느껴지는 멸치의 고소한 맛.

    음식을 삼킨 철수는 눈을 뜨고 말했다.

    “멸치 볶음이 이런 맛인 줄 몰랐네.”





    철수는 조린 우엉을 두 조각 집어 입에 넣고는 눈을 감았다.

    졸인 간장의 짠맛 그리고 물엿의 단맛이 먼저 느껴졌다.

    우엉 조각이 씹히며 으스러지는 느낌.

    철수는 입속의 음식을 계속해서 씹었다.

    짠맛과 단맛이 어느 정도 가시고 우엉의 쌉쌀한 맛이 느껴졌다.





    이번에는 절인 깻잎 한 장을 밥 위에 얹었다.

    그리고 두 젓가락으로 흰쌀밥을 싸서 입에 넣었다.

    깻잎 안쪽에 싸여진 밥의 뜨거움.

    깻잎의 짠맛에 철수는 어금니 뒤쪽 침샘에서 침이 흘러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매콤한 양념과 깻잎 향이 입안 가득 느껴졌다.

    어금니 사이에 자근자근 씹히는 깻잎의 섬유질.

    입을 움직일 때마다 코에서 연한 깻잎 향이 느껴졌다.




    ==
    식사를 마친 철수는 알리스가 알려준 번호를 전화기에 입력했다.

    통화버튼을 누르며 철수는 알리스의 부탁을 상기했다.

    알리스는 은우가 건강하게 살아있는지 알고 싶어 했고,

    또 자신의 육신이 어떻게 되었는지 역시 궁금해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알리스는 철수에게 자신의 의식이 이렇게 남아 있다는 사실을 은우에게 절대로 말하지 말라고 부탁했다.





    전화 연결음과 함께 젊은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

    철수는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 저.. 안녕하세요. 저.. 혹시.. 은우.. 씨 맞으신가요?"

    "네, 그런데 누구시죠?"

    "안녕하세요. 저는.. 철수..라고 하는데요. 그게..."

    "저는 모르는 분 같은데, 저를 아시나요?"

    "아니요. 그러니까.. 그게.."

    철수는 아무런 준비 없이 전화를 한 자신을 원망하기 시작했다.

    은우의 목소리 톤이 올라갔다.

    "제 번호를 어떻게 아신 거죠?"

    "저.. 그게.. 혹시 예전에 친구 중에 알리스라고.... 그러니까 알리스 일로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서 연락드렸어요."

    잠시 침묵이 흘렀다.

    철수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저.. 여보세요?"

    "네..... 혹시 알리스를 어떻게 아시죠?"

    철수는 한참을 머뭇거리다 입을 열었다.

    "저.. 그러니까.. 사촌.. 동생이에요.."

    다시 침묵이 흘렀고, 잠시 후 전화기 건너편 은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직접 만날 수 있을까요?"




    6.

    약속 시간보다 일찍 도착한 은우는 철수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지금 도착했어요. 커피숍 안쪽 자리예요.'





    은우는 알리스가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남긴 말을 떠올렸다.

    "내가 죽어도 너무 슬퍼하지 마. 운이 좋으면 우린 다시 만날 거야."

    알리스가 죽고 7년이 지난 지금까지 은우의 마음을 무겁게 하는 말이었다.

    은우는 생각했다.

    알리스는 분명 자신의 죽음을 알고 있었다고...

    그리고 다시 만날 거라는 말에 다른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은우는 알리스의 사촌동생이라면 알리스의 마지막 수술에 대해서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은우는 그가 하다 못해 알리스의 혈액형이라도 알고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잠시 후 커피가게에 들어온 철수는 은우의 테이블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철수는 인사를 하며 은우의 예쁜 외모에 얼굴을 살짝 붉혔다.

    음료를 주문하고 주문한 커피와 주스가 나오는 사이 서로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질문이 오갔다.

    그리고 은우가 말했다.

    "음.. 기분 나쁘지 않으면 내가 말을 놓아도 괜찮을까요?"

    철수는 은우의 시원시원한 성격으로 은우를 만나서 불편하지는 않을 거라는 알리스의 말이 떠올랐다.

    "네, 그렇게 하세요."

    "그래, 고마워."

    "그런데 예전에.. 백혈병으로 아프다고 들었는데.. 이제는 괜찮은 건가요?"

    은우는 미소를 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히도 골수이식도 받았고, 수술 이후에도 운이 좋아서 부작용 없이 완치되었어. 아직 매년 검사를 받고 있긴 하지만..."

    "정말 잘 되었네요. 알리스가 안다면 정말 기뻐할 것 같아요."

    둘 사이에 잠시 침묵이 흘렀다.

    어색한 분위기에 철수는 탁자 놓인 뜨거운 커피를 연거푸 마셨다.

    은우가 조금은 굳어진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솔직히 내가 묻고 싶은 게 있어서 직접 만나자고 한 건데, 이렇게 나와줘서 고마워."

    "네.."

    "혹시 알리스가 죽기 전 받은 수술에 대해 알고 있니? 그때... 알리스는 연명치료 중이어서 그런 위험한 수술을 받을 이유가 없었거든.."

    철수는 은우가 말하는 수술이 분명 알리스의 의식을 옮기는 실험일 것이라 생각했다.

    철수는 대답을 기다리며 자신을 바라보는 은우의 시선을 피했다.

    그리고 철수는 은우를 만나러 나오기 전 알리스와 나눈 대화를 떠올렸다.





    <너 거짓말 잘하니?>

    알리스의 물음에 철수는 며칠 전 어머니와의 대화가 떠올라 피식 웃음을 지었다.

    (나는 거짓말을 하면 거짓말하고 있다고 얼굴에 써진데.)

    <그렇구나...>

    잠시 후 알리스의 글이 대화창에 쓰여졌다.

    <그럼 혹시 대답하기 곤란한 상황이 오면 지금은 대답할 수 없다고 해. 나중에 알려주겠다고.>





    철수는 다시 은우를 바라보고 말했다.

    "그건.. 지금 대답하기는 어렵고요. 나중에.. 조금 나중에 알려드릴게요."

    은우는 철수의 대답을 이해할 수 없었다.

    알리스가 죽고 7년이 지난 지금 말할 수 없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지금 말하기 어려운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거야?"

    "네. 죄송한데요.. 나중에 그 이유도 알려드릴게요."

    은우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다시 이어진 침묵.

    이번에는 철수가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저도 한 가지 묻고 싶은 게 있었어요."

    은우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 알리스가 식물인간이 되고 어떻게 되었는지 알고 있나요?"

    은우는 처음 전화 통화 때부터 의심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은우는 이제 철수가 알리스의 사촌동생이 아님을 확신했다.

    하지만 은우는 내색하지 않고 말했다.

    "알리스는 식물인간이 아니고 뇌사 판정을 받았어."

    은우의 말에 철수의 표정이 굳었다.

    철수는 식물인간과 뇌사가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철수의 표정에 눈치를 챈 은우가 말했다.

    "식물인간은 아직 살아있는 상태고. 뇌사는 말 그대로 죽은 거야."

    철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 그래서.. 뇌사 상태가 된 알리스는 어떻게 되었나요?"

    "알리스의 시신을 말하는 거니?"

    철수는 은우의 눈치를 보며 작은 목소리로 답했다.

    "네.."

    은우는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솔직히 말해줄래? 너 알리스 사촌동생 맞는 거야?"

    철수는 은우를 만나러 나오기 전 알리스와의 대화를 다시 떠올렸다.





    <정말 내 사촌동생이라고 그랬어?>

    (맞아.)

    <거짓말 못한다며.. 하하.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을까?>

    (나도 잘 모르겠어. 누구나고 묻는데 당황해서 얼떨결에 그렇게 말한 거 같아.)

    한참이 지나 알리스의 글이 쓰여졌다.

    <혹시 은우가 너 사촌동생 맞느냐고 다시 물으면 솔직하게 아니라고 말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은우의 물음에 철수는 고개를 떨구었다.

    "죄송해요. 일부러 그러려고 한 건 아닌데.. 어쩌다 보니 거짓말을 했어요."

    "그럼 알리스와 관계가 어떻게 되는 거야?"

    철수가 고개를 숙인 채 대답이 없자 은우는 허탈하게 웃으며 말했다.

    "혹시 그것도 말하면 안 되는 거야?"

    "네.. 미안해요."

    은우는 잠시 생각을 하다 입을 열었다.

    "그럼 혹시 알리스 아버지 연락처는 알고 있니?"

    "아.. 알리스 아버지는..... 돌아가셨어요."

    "정말? 언제 돌아가신 거야?"

    "알리스가 식물인간.. 아니 뇌사 상태 빠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돌아가셨어요."

    은우는 놀란 표정으로 자신의 입을 막았다.

    "그럼.. 알리스 때문에.. 혹시....."

    "아니요, 아니요. 그런 건 아니고요. 교통사고였어요."

    은우는 한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

    "그랬구나....... 나는 그런 줄도 모르고.."





    잠시 후 은우가 진정이 되자 철수는 다시 물었다.

    "혹시 뇌사 상태의 알리스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르세요?"

    은우는 고개를 속인 채 말했다.

    "뇌사 판정받고, 알리스의 몸은 장기 이식을 위해 기증되었다고 들었어. 알리스 뜻이었다고..."

    철수의 표정이 굳어졌다.

    집으로 돌아가 알리스에게 뭐라 말해야 할지 벌써부터 걱정이 되었다.






    철수와 은우의 만남은 길지 않았다.

    둘은 이내 자리에서 일어났고,

    은우는 자신의 외투를 챙기며 철수에게 물었다.

    "혹시 알리스의 혈액형을 알고 있어?"

    "잘 모르겠는데요.. 혹시 중요한 건가요?"

    "아니, 중요한 건 아니고.. 그냥.. 궁금해서.."





    은우는 철수에게 멀리까지 와줘서 고맙다며 가까운 지하철 역까지 바래다주겠다 말했다.

    둘은 지하철 역을 향해 걸었다.

    거리에는 크리스마스 캐럴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은우는 흘러나오는 노래를 흥얼거리다 철수에게 물었다.

    "내일이면 크리스마스 이브인데, 여자 친구 만나겠네?"

    철수는 멋쩍은 웃으며 말했다.

    "얼마 전에 헤어졌어요."

    "그래? 왜 헤어졌는지 물어봐도 돼?"

    "제가 곧 군대에 가서.. 서로 헤어지기로 결정했어요."

    "군대 간다고 미리 헤어지고.. 음..? 뭐지? 사귄 거 맞아?"

    "네, 1년 반 넘게 사귀었어요."

    "1년 반이나 사궈었는데.. 와- 정말 쿨하구나."

    "하하.. 그런가요?"

    "혹시 혈액형이 AB형?"

    "맞아요."

    "역시 혈액형이 성격을 결정하는 게 맞아."

    "하하.. 그런가요?"

    "내가 성격이 확 변했거든."

    "네?"

    "나 예전에 수술받고 성격이 많이 변했어. 그때 혈액형도 A형에서 B형으로 바뀌었고."

    "혈액형이 바뀔 수도 있는 건가요?"

    은우는 웃으며 말했다.

    "골수에서 피가 만들어지잖아. 그래서 다른 사람의 골수를 이식받으면 혈액형이 바뀌는 경우가 종종 있대."

    "아.. 정말 그렇겠네요."

    "내가 예전에는 소심한 편이었는데, 지금은 내가 생각해도 조금 돌아이 같아. 하하."

    "돌아이요? 에이, 아닌 것 같은데요."

    "아니야. 내가 지금 자제하고 있어서 그렇지. 나 정신줄 놓는 날에는 너도 조심해야 할 거야."

    "하하하."




    집으로 가는 지하철에서 철수는 은우의 메시지를 받았다.

    '다음에 만나면 알리스 수술에 대해 이야기해준다는 약속 꼭 지켜야 해.'

    어떻게 답을 해야 할지 한참을 고민하던 철수는 결국 답장을 보내지 않은 채 전화기의 메시지 창을 닫았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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