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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라잉제이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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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100390
    작성자 : 플라잉제이
    추천 : 7
    조회수 : 605
    IP : 217.164.***.48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9/06/26 04:08:28
    http://todayhumor.com/?panic_100390 모바일
    [연재] 두개의 태양 2화
    옵션
    • 창작글
    3.

    금요일 아침. 누나는 아직까지 연락이 없다. 그 주보에 적힌 주소로 찾아가기 위한 채비를 마쳤다.

    '누나를 아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운이 좋다면 누나를 마주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교회는 낮은 2층의 건물로 가로가 긴 편이고 외벽은 연회색 페인트가 덕지덕지 발라져 있었다. '새생명의 교회'라는 조잡하게 씌여진 목재간판을 확인한 뒤 출입구로 보이는 유리문으로 휠체어 방향을 돌렸다.

    "형제님,안녕하세요?처음 뵙네요. 어느 분의 소개로 오신건가요?"

    "아, 그냥 지나가다가 교회인것 같아서 예배한번 드리고 싶어서요"

    그녀의 표정에 놀람과 동시에 짧은 안도감이 스쳐 지나갔다.

    "그러시군요~반가워요. 저기 형제석에 착석..그냥 저기 긴의자 옆에서  조금만 기다리시면 저희 청년대표님이 이것저것 안내해 드릴거예요."

    자리를 잡고 얼마 지나지 않아 청년대표라고 소개하는 남자가 조심성 없이 털썩 소리를 내며 옆자리에 앉았다. 

    "형제님,샬롬. 귀한 걸음 감사 드립니다. 오시느라 힘드셨죠?  곧 있으면 감사주간예배가 시작돼요. 시작전까지 이것 좀 작성해 주시겠어요?
    ...그냥 간단한 신상명세 기록하는 하는거예요. 아! 그리고 오늘 특별히 '생명수'가 30프로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고 있으니까 관심 가져주세요. 그럼 은혜로운 예배 드리세요. 이따 또 뵈요"

    남자는 대본인 듯한 멘트를 한치의 오차도 없이 속사포처럼 내뱉고서는 자연스레 사라졌다. 

    잠시 후, 깔끔해 보이는 하얀정장에 에메랄드색 넥타이를 한 중년의 남성이 단상에 올랐다. 팔자 주름이 칼로 그은것 처럼 선명해 보였고 눈주위에는 굵은 주름과 미세주름이 정신없이 엉켜있었다. 

    남자는 예배의 시작을 지난주 '생명수'의 판매 기록을 읇는것으로 시작했다. 또한 이 물이 얼마나 육체와 정신의 다시 태어남에 효과가 있는지, 진지하고도 근엄하게 이야기했다. 남자와 내가 눈이 마주치자 그는 더 큰 목소리로  말했다.

    "'생명수'는 주님이 주신 특효약으로서 앉은뱅이를 걷게 하거나 봉사가 빛을 보거나, 뼛속에까지 침투한 암덩이마저 없애는 기적을 행할 수 있는 이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물인 것입니다.아멘!"

    앞에서는 이런 말도 안되는 소리를 지껄이는데 누구하나 비웃거나, 건성으로 듣는 사람이 없어 보였다. 고개를 끄덕인다거나  큰소리로 아멘이라고 외치며 목사의 웅변에 추임새를 넣어주고 있을 뿐이었다.

    남자의 이름이 들어간 찬송가 몇개를 부르고,헌금시간이 지나고서 남자의 설교가 시작됐다. 

    설교가 끝난 후에는 '회개와 치유의 시간'이라  불리우는 의식이 있었다. 의식이 시작되자 남녀 몇명이 단상쪽으로  걸어나가 자리를 잡았고, 목사는  그들을 마주보고 서 있으면서 큰 소리로 기도를 함과 동시에 그들의 가슴팍을 쥐어 잡거나  때리거나 하는 의미를 알 수없는 행동을 이어갔다. 가슴을 쥐어 잡는 행위는 비록 여자 신도들에게도 예외는 아니어서 이따금 눈을 질끈 감고 옅은 신음소리를 내는 여성들도  보였다. 

    예배가 끝난 후 청년 대표는 아까의 약속대로 미소를 지으며  내게 다가왔다. 간단한 다과회가 있다는 얘기를 해주었다. 누나의 관한 이야기를 자연스레 묻거나 들을수도 있기에 굳이 사양하지 않았다.



    평생 교회를 다녀본 적은 없지만,분명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았던 그들의 예배시간과는 달리 다과회에서의 신도들은 매우 평범하고 따뜻해 보였다. 나에 대해 관심을 표했고, 음식을 챙겨 주었고, 내가 하는 말에 계속 미소를 지어 주었다. 익숙하진 않지만 싫지만은 않은 호의였다.나는 적절한 시기에 자연스레 질문을 던졌다.

    '혹시 이 교회에 김신연이라는 자매님 다니시지는 않았나요?아 그게 ...그냥 일하면서 알게된 지인이에요.'

    '김총무님 지인분이시구나. 김총무님 교회에 정말 헌신적인 분이시죠. 가만보자. 그러고보니 이번주에는 얼굴을 못 뵈었네요.'

    평일에 성경공부 모임이 있으니 곧 다시 보자는 제안에 긍정적인 답변으로 마무리하고 집으로 향했다. 오는길에 전의 그 지구대에 들러서 누나의 실종신고를 했다. 접수를 처리한 경찰관은 성인의 실종은 대부분 단순가출이며 범죄기록이 없으면 찾기 힘들고 자기네들이 딱히 할수 있는게 없다며 기운빠지는 소리를 해댔다.

    그들이 나보다 먼저 누나를 찾을 수 있을거라 기대하진 않는다. 하지만 지금은 그 누구 한명의 작은 도움이라도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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