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r></div> <div>5월 무렵, 후쿠시마로부터 관동 지방에 피난을 왔다.</div> <div><br></div> <div>지금까지 살았던 고향은 피난 제정 지역에서 불과 수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div> <div><br></div> <div>몇km 앞은 전 인원 철수가 결정되어 사람이 아무도 살지 않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우리 마을은 아무 대책도 내려지지 않았다.</div> <div><br></div> <div>눈에 보이지 않는 공포와의 지속된 싸움에 지쳐, 우리 가족은 이사를 가기로 한 것이다.</div> <div><br></div> <div>이사 준비 때문에 아이는 4월말까지 보육원에 맡기고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그 보육원 등교 마지막 날에 일어난 것이 내가 지금부터 쓰려는 것이다.</div> <div><br></div> <div>그 마지막 날 역시, 나는 변함없이 아침부터 아이를 맡기러 갔다.</div> <div><br></div> <div>[오늘이 마지막이라니 쓸쓸하네요. 그동안 신세를 졌습니다.] 라고 선생님들에게 인사하고, 아이들에게도 기저귀 같은 작은 선물을 나눠주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 때 할아버지처럼 보이는 사람과 함께 A군이 보육원에 나타났다.</div> <div><br></div> <div>4살 반에 4월부터 다니기 시작한 아이로, 몇 번인가 [안녕?] 하고 말을 걸었던 적이 있었다.</div> <div><br></div> <div>그 날도 여느 때처럼 [A군, 안녕?] 하고 말을 걸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러자 A군은 곧바로 나에게 걸어오더니, 양손을 깍지 껴서 잡은 손을 내밀었다.</div> <div><br></div> <div>뭘까, 진흙일까? </div> <div><br></div> <div>아니면 종이접기?</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여러가지를 생각하고 있자, A군은 무표정인 채 손가락과 손가락 사이로 그 안을 보여주었다.</div> <div><br></div> <div>여러분은 꼽등이라는 벌레를 알고 있는가.</div> <div><br></div> <div>토끼벌레라는 통칭으로도 불린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울지도 않고 날개도 없지만, 무척 생명력이 강한 벌레다.</div> <div><br></div> <div>티슈통에서 화장지를 꺼내 [꺅!]하고 소리치며 누른 뒤, 시체가 보기 싫어 남편을 불러와 화장지를 치우면 안에는 아무 것도 없다.</div> <div><br></div> <div>어! 어디 갔지? 하고 둘러보면 천장에 붙어 있는 것이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앞으로 날아오른 건가 싶었더니 옆으로 튀어오르기도 한다는 것이었다.</div> <div><br></div> <div>나는 이 꼴사납고 그로테스크한데다 미친듯이 튀어오르는 꼽등이가 정말 싫었다.</div> <div><br></div> <div>그런데 A군의 손 안에는, 꼽등이 중에서도 특대급의 꼽등이가 들어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마 내 얼굴은 무척 굳어 있었을 것이다.</div> <div><br></div> <div>그것을 보고 선생님이 [무슨 일이세요?] 하고 달려왔다.</div> <div><br></div> <div>그리고 바로 그 때.</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와작.</div> <div><br></div> <div>하는 소리가 났다고 생각한다.</div> <div><br></div> <div>글로 쓰면 잘 전해지지 않겠지만.</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A군은 무서운 속도로, 내 눈 앞에서 꼽등이를 먹었다.</div> <div><br></div> <div>[꺄아아아아악!] 하고 선생님이 소리를 지른다.</div> <div><br></div> <div>A군의 입에서 4개쯤 튀어 나와 있는 꼽등이의 다리.</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머릿 속이 하얗게 변했다.</div> <div><br></div> <div>그렇지만 다음 순간, 나는 A군의 입으로 왼손을 날리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시선은 A군이 아니라 계속 마루의 얼룩 같은 것을 응시하고 있던 기억이 난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렇지만 어쩐지 냉정한 사고를 하고 있는 자신이 있었고, [어떻게든 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div> <div><br></div> <div>똑바로 바라보지 않도록 시야 가장자리에 있는 A군을 파악하며, 오른손으로 A군의 머리를 누르고 왼손 손가락으로 A군 입 안을 긁어냈다.</div> <div><br></div> <div>그 와중에 A군이 [우웩, 웩!] 하고 대량의 구토를 시작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내 왼손부터 팔꿈치까지는 토사물 투성이였다.</div> <div><br></div> <div>[당신 A한테 뭐하는 짓이야!] 하고 A군의 할아버지가 나를 떼어놓아 냅다 밀쳐졌다.</div> <div><br></div> <div>그제야 간신히 선생님 몇 명이 뛰어들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거친 숨을 몰아쉬며 필사적으로 호흡하고, 손을 씻으러 갈 때.</div> <div><br></div> <div>[그치만 우리 할머니가! 먹으라고 했단 말이야! 으앙...] 하고 울고 있는 A군의 목소리가 들렸다.</div> <div><br></div> <div>그 다음에는 당시 상황 등 이야기해야 할 것을 선생님들에게 전하고 보육원을 떠났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다리가 땅에 닿는 감각이 마비되어, 머릿 속의 퓨즈가 나간 것 같은 상태로 차에 올라타 여러가지를 생각했다.</div> <div><br></div> <div>이런 일이 있어도 그 자리에서 3분 정도 지나자 다음 순간에는 주임 선생님의 지도로 모두가 즐거운 듯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div> <div><br></div> <div>과연 오랜 경력의 보육사는 훌륭하다던가, 할아버지에게 냅다 밀려서 뒹구는 내 모습이 꼴사나웠을 거라던가.</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렇지만 그럼에도 결코 잊을 수 없다.</div> <div><br></div> <div>A군이 무표정하게 꼽등이를 먹은 그 순간의 소리.</div> <div><br></div> <div>입에서 튀어나온 다리.</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 일 때문에 최근 보육원 아이들에 관해 원장님에게 들은 이야기가 있다.</div> <div><br></div> <div>[지진 사태로부터 한 달이 지났지요... A군뿐 아니라 많은 아이들이 무척 불안정한 상태입니다. 잘게 잘린 인형을 가져온 아이도 있었습니다. 친구의 목을 조르면서 "괴로워?" 라고 묻는 아이도요. 아이들도 심리적으로 궁지에 몰려 있다고 생각합니다.]</div> <div><br></div> <div>그 이야기가 머리에서 떠나지를 않아, 우리 아이들을 볼 때도 안타까운 마음 뿐이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갑자기 변한 환경과 생활.</div> <div><br></div> <div>긴장만이 가득한 거리의 분위기.</div> <div><br></div> <div>집 안에서만 놀 수 있는 것도 그렇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컨트롤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는 웃고 있지만, 아이들 역시 마음 안 쪽에는 깊은 상처를 입었다.</div> <div><br></div> <div>어른과는 달리 그런 스트레스를 제어할 방법이나 사고가, 아이들에게는 결여되어 있는 것이다.</div> <div><br></div> <div>그러니까 A군처럼 갑자기 벌레를 먹어버리거나 하는... 응?</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여기서 나는 이제야 원장님과 나눈 마지막 이야기가 마음에 걸렸다.</div> <div><br></div> <div>이야기를 마친 후 [불필요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요.] 하고 내가 했던 이야기.</div> <div><br></div> <div>[A군의 할머니에게 이 일에 관해 말씀드리는 게 좋지 않을까 합니다만...]</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선생님은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던 것이다.</div> <div><br></div> <div>[아, A군네 집에는 할머니가 없어요.]</div> <div><br></div> <div>출처: <a target="_blank" href="https://vkepitaph.tistory.com/671?category=348476">https://vkepitaph.tistory.com/671?category=348476</a>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