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판 수비팀이 공격팀이 되었고, 공격팀이었던 우리는 중얼거리 수비를 준비하고 있었다.
[ 적팀 너무 잘하는데... ]
적팀의 플레이를 다시 되뇌이며 나는 마이크로 중얼거렸다.
특히 적팀 위도우메이커 수준은 상상이상의 실력을 지니고 있었으니까.
게다가 방어도 견고했다.
설마, 라인하르트로 최고의 플레이를 딸줄이야.
전판이 2분 조금 지나 끝난걸 생각하고 있을 때였다.
[ 그냥 우리 나가면 안되냐? ]
전판 게임에서 처참히 패한 리퍼가 조용히 말했다.
그냥 나갈까? 마음 한켠엔 그랬다. 나가서, 즐겜이나 하는게 이득이었다.
하지만 나가면,
[ 아뇨, 그냥 하죠. 게임이잖아요? ]
나는 부글거리는 속을 부여 잡으며, 그리 말했다.
솔직히 나가면, 정말 졌다고 생각했다. 어떻게든 이기고 싶다.
나는 되지도 않는 실력으로 악썼다.
내 말에 수긍했는지, 팀원은 [ 그럼, 뭐. ] 라며 픽을 하기 시작했다.
전판에 수비팀이 뭘 선택했더라.
시메트라, 바스티온, 위도우메이커, 루시우, 라인하르트, 메이.
그들의 수비는 정말 완벽했다.
A구역조차 들어가는 걸 허용받지 못했다.
정면으로 들어가면 위도우가 처리를 하고, 여차하면 메이와 라인하르트가 보조를 했다.
건물로 겨우 들어가면, 그곳에서 기다리는 건 시메트라와 바스티온의 뒷모습뿐.
게다가 루시우의 움직임도 재빨랐다.
이번에야 말로 이기겠다, 그 생각으로 나는 일단 토르비욘을 골랐다.
[ 이런 미친. ]
게임 시작하고 1분도 안될 무렵이였을까.
욕을 시전한 건 바스티온이었다. 바스티온이 특기였던 그가 그리 중얼거렸다.
왠만해서 말을 하지 않던 친구였지만, 나 또한 그 상황에서 똑같이 말하고 싶었으니까
꼴랑 1분이 안되서 A거점을 뺏꼈다. 수비 뿐만 아니라 공격 또한 대단했다.
멀리서 저격하는 위도우메이커는 실력이 얼마나 출중한지 우리팀 위도우메이커는 손쓸여력이 없었다.
우리팀 위도우메이커는, 그나마 우리팀에서 가장 손이 빨랐던 실력자 중 하나였으니까.
그들이 밀고 들어오자 마자 마법같은 속도로 거점이 뺏겼다.
이미 죽은 나는 토르비욘을 다시 선택할 수 없었다.
위도우메이커의 정확함과 메이의 얼음벽을 토르비욘의 포탑으로 깰수 없었다.
게다가 나를 잡은건 라인하르트였다.
H를 누르고 나는 내 주캐릭터를 되돌아보았다.
일단, 일단 위도우메이커를 짜를만한 트레이서가.. 아니, 방어가 너무 단단해.
공격력도 단단해, 방어도 단단해, 명중률 또한 위대했다.
적군의 리퍼, 위도우메이커, 라인하르트, 메이....
그들을 이길만한 캐릭터가 없었다.
[ 수비! 수비!!! ]
다급히 친구가 그리 외쳤다.
일단, 막는거라면, 나는 그나마 내가 제일 오래한 D.Va를 선택했다.
정말 처참하기 그지없다. 벌써 3/4를 뺏기고 적과 우리의 마지막 한타가 남은 상황이었다.
화력이 밀린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실력의 차가 너무나도 컸다.
똑같이 6대 6의 상황에서, 분명 우리와 같이 마이크를 착용한 상대방.
이렇게나 다를 수 있는가.
나는 죽기 살기로 캐릭터를 변경하며 막았다.
내 주캐였던 D.Va는 이미 버린지 오래였다. 실력차로 포기해버린지 오래였다.
하지만 다른 캐릭터를 선택한다고 해도 가능성은 너무 낮았다.
Tab키를 누르고 나는 절망했다.
한번도 캐릭터를 변경한 적 없는 적팀의 캐릭터 대부분은 불에 활활타고 있었다.
이대로 또 지는 건가?
지고싶지 않다. 마지막 장소는 악을 써서라도 지키지 않으면 안된다.
또 죽은 나는 마지막 기로에서 생각했다.
누굴, 누굴해야할까.
돌격형 캐릭터는 이미 있다.
지원을 한명 더 늘려봤자겠지.
내 실력으로 공격형을 픽한다고 해도 적을 절대로 이길 수 없다.
수비, 이제 남은 건 수비 캐릭터 뿐이었다.
위도우메이커를 할까? 적팀의 위도우메이커는 나보다 몇단계 위의 실력자다.
메이는 어떨까.메이의 사용법은 아직 미숙했다. 오히려 독이 될거다.
바스티온은 쓸 수 없었다. 이미 동료 플레이어가 바스티온을 쓰고 있다는 점도 있지만,
적팀의 위도우메이커의 실력을 생각해선 도무지 픽할 수 없었다.
한조는 거의 사용한 적이 없었고, 정크랩으로는 도무지 지금의 상황을 무마할 수 있을거라 생각할 수 없었다.
남은건....
[ 죽어, 죽어, 죽어!! ]
내가 곰곰히 생각하던 도중, 우리팀 리퍼가 드디어 대박을 쳤다.
궁으로 4명을 컷하고, 살아남아있던 2명 또한 맥크리의 섬광탄을 맞고 곧장 죽였다.
상황은 역전가능할지 몰랐다.
나는 급히 토르비욘을 픽하고 마이크로 소리쳤다.
[ 버텨주세요!! 저 지금 갑니다! ]
나는 토르비욘을 데리고 곧장 기지로 달려갔다.
도착지점까지 고작 10미터 남은 화물차 위로 나는 곧장 올라갔다.
안정적인 수비지점에서 포탑을 지으면, 라인하르트에게 오히려 밀릴거다.
그러니까 남은건 이장소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빠르게 망치를 두드렸다.
탕, 탕, 탕. 두드리는 망치 소리와 함께 리퍼가 죽는소리가 들린다.
[ 야야야!! 왔다! 동시에 온다! ]
앞에는 포탑, 뒤에는 바스티온과 메르시.
그리고 위도우를 잡으러 뛰어가는 윈스턴!
나는 적팀이 죽고 뿌린 기계부품을 먹으며 방어구를 생성했다.
방어구를 생성하면서, 문뜩 예전에 생각해봤던 걸 생각해냈다.
하지만 먼저... 어떻게든 버틴다. 그리고 그 다음에 실행한다....
남은 시간은 아직 4분을 지나가고 있을 무렵이었다.
[ 왔어요!! ]
그들의 부활을 알린건 맥크리였다. 맥크리는 적 하나를 잡고 곧장 죽었다.
나도 일단 딜을 넣기 위해 윈스턴 쪽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그 용기도 잠시였다. 적팀에게 몇방 맞지도 않았는데 피는 벌써 바닥을 친다.
메르시가 없었으면 죽었을거다.
조금만 기다리면, 그들이 화물로 몰려올거다.
나는 화물 위로 올라가 포탑뒤에서 망치를 들고 마우스를 클릭했다.
헛스윙하는 망치음이 들린다.
윈스턴의 방어와 바스티온의 후방공격, 그리고 나의 포탑이 가세한다.
내 포탑을 공격하면, 바로 고치고
내가 맞더라도 메르시가 힐을 하면서 커버해준다.
[ 야야야!! 버텨! ]
밀릴 듯한 한타 속에서, 뒤늦게 맥크리와 리퍼가 합류했다.
그렇게 그들의 한타를 막는데 성공했다...!
드디어, 그들을 막는데 성공한것이다!
...흐름이 바뀔거라고 생각한건 오산이었다.
그들의 화력은 대단했고, 우리와의 실력창은 하늘과 땅 수준이었다.
화물을 빼던 도중, 돌아온 적군의 공격에 맥크리와 리퍼, 윈스턴은 죽어버렸다.
공격캐도, 방어캐도 없다.
남은건 나와 메르시, 그리고 바스티온 뿐.
바스티온은 내가 화물 위에 포탑을 새운 것을 보고 내 뒤에 안착했다.
그래, 세사람이 살아날때까지 버티면 된다. 그럼 이긴다....
그리고 순식간에 그들이 몰려왔다.
맥크리오 리퍼, 윈스턴이 죽은지 5초도 안돼서!
공격대상은 아니나 다를까 바스티온이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나와 내 포탑과 바스티온.
하지만 덩치가 큰 바스티온이 딜이 더 잘들어갔던 걸까.
바스티온은 내 포탑이 부셔지기도 전에 박살나버렸다.
[ 으아아아아아! ]
모 아니면 도, 나는 혼란 속에서 망치를 두드렸다.
메르시는 화물차 뒤에서 나에게 끝까지 힐을 주었다.
이대로 내가 죽으면, 끝이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나는 손쓸 도리 없이 죽어버렸다.
이 일들은 정말 순식간에 일어났다. 10초도 안됬을거라 생각된다.
내 죽음과 동시에 내 머릿속에 복잡해졌다.
이대로 또 진다고?
그리고 그 순간이었다.
[ 영웅은 죽지 않아요! ]
구원과 같은 말이었다.
혼자 고군분투하던 메르시가 그리 외쳤다.
황금빛으로 빛나며 죽은 캐릭터 대부분이 살아났다.
혼란 속에서 모두가 살아났다. 같은 공간에 적, 아군이 섞여서 대립한다.
윈스턴 또한 살아나자마자 곧장 궁극기를 켜올렸다.
광란 속에서 적군과 아군이 하나둘씩 죽어나갔다.
하지만 역시 밀린건 화력.. 아니 실력이었다.
윈스턴도, 맥크리도, 리퍼도, 그리고 바스티온도!
이대로 끝낼 수 없다. 버텨야된다.
적의 라인하르트나 나에게 다가온다.
위도우메이커는 아까 맥크리가 처리했다... 메이는 윈스턴이... 남은 애들은.....
화물 앞으로 적이 몰려오자 나는 생각할 겨를없이 Q를 눌렀다.
[ 초 고열 용광로!!! ]
토르비욘의 외침과 함께 나에게 남은건 클릭 뿐이었다.
그렇게 두번째 한타는 대부분의 캐릭터가 죽었고, 남은건 나와 메르시 뿐이었다.
이제 궁은 다썼다. 하지만 다음을 위해서 준비해야한다.
적이 다 죽은 지금이라면 준비할 수 있을것 같았다.
나는 사방팔방에 펼쳐진 기계부품을 먹으로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 야야!! 메르시!! 이거 먹어!! ]
메르시에게 방어구를 던져주고, 나 또한 한개를 먹고
그리고 기계부품 300개를 꽉 채웠다.
우리팀이 온다. 바스티온은 다시 뒤에 자리를 잡았다.
리퍼와 맥크리 그리고 윈스턴 또한 걸어나왔다.
적도 곧 있으면 세번째 한타를 위해 달려오겠지.
어떻게든 버틴다. 나는 흘끔 시간을 바라보았다.
드디어 1분이 지나갔다.
아군들은 화물로 집결한다. 메르시는 윈스턴에게 달라붙어 힐을 준다.
세번째 한타...! 이번 한타를 막으면 흐름은 바뀐다..!
그렇게 마음먹고 나는 적의 모습이 보이는 걸 기다렸다.
다시 포탑에 헛망치질을 하며, 나는 후방 화물 위에서 대기를 타고 있었다.
맥크리도 윈스턴도 리퍼도... 적과의 대립을 기다렸다.
그리고 그 순간 하늘에서 포탄이 하나 날라왔다.
파라...!
파라를 보자마자 나는 Tab키를 눌렀다.
적팀의 위도우메이커, 라인하르트, 그리고.. 메이!
이 세명은 다른캐릭터로 바뀌었다.
위도우메이커는 맥크리로, 라인하르트는 윈스턴으로, 메이는 파라로...
화력으로 완벽한 한타를 밀겠다는 심산이었다.
윈스턴과 파라는 아무리봐도 포탑 견재용...!
이번엔 날 잡아보겠다는 심산이구나..!
첫번째 한타도, 두번째 한타도, 적팀은 나를 공격하지 않았다. 포탑도 거의 공격하지 않았다.
공격한건 우리팀 윈스턴, 맥크리, 리퍼였으니까!
적팀이 캐릭터 픽을 바꾸고 왔다.
또 다시 적팀에게 흐름이 바뀌게 될까..?
[ 막아! 막아!! ]
나는 다급하게 외치며 공격을 퍼부었다.
윈스턴의 방어막을 깨부수기도 하고, 여러가지로 싸우기 시작했지만
역시, 화력은 부족했다!!
우리팀 윈스턴의 처참한 패배, 그리고 줄줄이 이어지는 맥크리와 리퍼의 죽음...
남은건 다시 나와 바스티온, 메르시..!
불행중 다행인건 적팀의 파라와 정크랩이 죽었다는 사실이었다.
적어도 하늘에서 공격 당할 일은 없었다.
[ 어!! ]
헤드셋에서 바스티온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맥크리! 맥크리다! 죽지 않은 적진의 맥크리가 뒤를 돌아 바스티온을 정리해버렸다.
그 순간 상황파악이 된다. 앞에는 윈스턴이 뒤에는 맥크리..!
윈스턴은 생각할 틈 없이 내 포탑으로 달려왔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포탑 뒤에서 망치질 하는 나한테!!
[ 으어어어어어!! ]
나는 괴성을 지르며 황급히 망치에서 총으로 무기를 변경했다.
오지마, 오지마!! 몇번이나 연타했다. 마우스를 말이다.
그리고 그 순간 메르시가 맥크리에게 따였다.
나 혼자, 이제 나랑 포탑이 남았다.
그리고 난 이제 몇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절대로 질 수 없었다.
윈스턴을 때리고 도망가면서, 나는 내 앞에 방어구를 던지기 시작했다.
다급한 E키를 마구잡이 눌렀다.
딸각하는 소리와 함께 잠시나마 방어가 올라간다.
그리고 윈스턴을 향해 공격한다.
이걸 수없이 반복한다. 절대로 질 수 없었다.
윈스턴은 내가 방어구를 먹고 있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나에게 공격을 퍼붙다가 결국 죽었다.
적팀의 탱커를 잡았다! 하지만 그 순간 내 포탑도 부셔졌다.
화물로 남은 적들이 몰려온다. 나는 방어구를 앞에 뿌리며, 공격을 퍼부었다.
나는 루시우를 잡고 적팀 맥크리에 섬광탄에 죽었다.
그래도 버틸만큼 버텼다! 우리팀 리퍼와 맥크리, 그리고 윈스턴이 화물을 향해 달려왔다.
[ 막아! 막아!! ]
시간은 다급히 흘러간다. 배경의 다급한 음이 흘러나온다!
이제 거의 다된거다!
바스티온과 나는 기지에서 곧장 달려나갔다.
[ 추가 시간! ]
이제 남은 시간은 없다.
[ 적팀 맥크리 잡아!!! ]
맥크리는 끈질기게 살아남았다. 바퀴벌레같은 생명력...!
우리팀 맥크리가 적팀에게 따이고, 리퍼가 다급히 견제한다.
메르시가 뒤늦게 날개짓하며 날아가고, 적팀 윈스턴 또한 하늘위에서 날라온다.
모두가 한뜻 한마음으로 남은 시간을 끈질기게 방어한다.
그 순간이었다.
[ 죽어! 죽어! 죽어! ]
황급히 외치는 리퍼의 궁소리와 함께
[ 하늘에서 정의가 빗발친다! ]
파라의 궁이 리퍼를 짤랐다!!!
다급히 포탑을 지으려고 하던 나도 파라의 궁에 죽어버렸다.
윈스턴과 바스티온, 메르시가 남아 방어하고 있었지만
[ 윈스턴 궁 썼다 피햬!!! ]
적팀 윈스턴의 공격에 메르시가 맥없이 죽어나간다.
마우스 클릭으로 다급하게 시선을 바꿔가면서 바라본다.
아아, 안돼 이대로 질 수 없다! 어떻게 버틴건데!!!!
빨리, 빨리 살아나라! 한시가 급한 상황 속에서 드디어 내 캐릭터가 기지에서 부활한다.
급히 기지 밖으로 나가 화물을 방어하기 위해 뛰어나간다.
[ 아!! ]
급히 나간 그 순간이었다.
모든 적팀이 화물을 밀고 있다. 화물은 빠르게 기지안으로 들어온다.
그 순간, 또렷하게 들려왔다.
[ 패 배 ]
버텼다. 그리고 나는 졌다.
좀 된 일이라서 기억이 가물하지만 대충 써봤습니다.
진짜 끈기있게 버텼는데 결국 저버렸어요 ;ㅅ;
적팀과 실력차가 너무 컷던게 문제였겠죠 헤헤.....
근데 솔직히 꿀잼이었습니다..
근성으로 버텨서 결국 금메달 4개로 마무리 지었습니다.. 후후
초반에 동메달조차 없었던걸 감안하면 대단한 일이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