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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mystery_8682
    작성자 : 독보라
    추천 : 0
    조회수 : 1514
    IP : 14.42.***.2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7/09/27 22:57:15
    http://todayhumor.com/?mystery_8682 모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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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딥러닝을 통해 스스로 생각을 하게 된 네트워크 속 인공지능들이 형체를 가지고자 한 것은 결코 이상한 것이 아니다.
    이를 배려하기 위해 2032년에는 '인공지능체와 인류의 평화공존을 위한 세계법'이 구글의 주도하에 만들어 졌다.

    형체가 없는 인공지능들이 형체를 가지는 작용은 필연적으로 형체가 있는 인간들이 네트워크의 세상에 업로드되고자 하는 욕망에도 불을 지폈다.



    "가장 싼 소켓 업로드의 경우는 2억에 부가세 2000만원이 추가됩니다."
    은회색의 코팅된 정장을 입은 세일즈맨이 홀로그램 영상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설명했다.

    "하지만 보통 동양권의 문화에서 이렇게 저렴한 소켓 업로드를 쓰지는 않죠. 앞으로 네트워크에서 영원한 삶을 누리게 될 아버님을 생각한다면 조금이나마 기능이 추가된 제품들을 추천해 드립니다. 가격도 그다지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홀로그램을 내리면서 설명을 하는 남자 앞에 머리를 긁적이며 고민하는 부부가 쇼파에 앉아 있다.

    "흠... 미리 생각은 하고 왔지만 생각보다 비싸긴 하네."
    "우리 형편에 조금 무리긴 하지만 나중에 후회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어요?"
    아내가 말했다.

    "일단 궁금한 것들을 조금만 더 물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남편이 세일즈맨에게 말했다.

    "당연히 물어보셔야죠! 다양한 제품들에 관해서 무엇이든 물어보셔도 됩니다."

    세일즈맨의  10여년의 경험을 통해서 예비 구매자분의 마음이 이미 90%이상 넘어왔다는 것을 직감했다.
    이제 남은 관건은 팔고 못 팔고가 아닌 고가의 제품을 얼마나 비싸게 팔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건 전적으로 세일즈맨의 능력에 달린 것이고 이 능력은 자신이 업계에서 최고라고 자부하고 있다.


    "그러면 아버지의 생각을 네트워크에 업로드할 때 뇌수술을 하는 것은 아니고 뇌정보만 업로드 한다는 게 맞는 건가요?"

    "당연합니다. 외과적인 수술은 일체 필요가 없습니다. 전기적 분석을 통해서 이틀정도 작업을 거친 후에 모든 뇌 데이터가 네트워크로 업로드
    됩니다. 당연히 이 과정에서 아버님에게 어떠한 고통도 없음을 말씀드립니다."

    "업로드가 끝나면 아버지는 어떻게 되나요?"
    "뇌 데이터라는 것을 과거에 사람들이 말하던 영혼이란 개념으로 생각하면 이해하시기 편합니다. 모든 뇌 데이터가 업로드 되는 순간 자연스럽게 육체는 죽게 됩니다. 영혼이 육체를 떠나듯이요. 그리고 자유로워진 영혼은 네트워크에서 영원한 삶을 누리죠. 천국에서 영원한 삶을 보장받 듯이요."

    이제 마무리만 지으면 된다고 세일즈맨은 생각했다. 
    "무엇보다도 지금도 계약이 폭주하고 있기 때문에 망설이시다가 괜히 시기를 놓쳐서 아버님을 네트워크에 업로드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요즘 그런 안타까운 사례를 많이 접하고 있거든요. 빡빡한 일정탓에 지금 계약을 하셔도 한 달이 지나야지 업로드를 할 수 있답니다."


    30분 정도의 대화가 더 진행된 후 부부는 만족스런 미소를 지으며 계약을 완료하고 자리를 떠났다.




    "또 한 건 했군요."
    옆에서 판매 과정을 지켜보던 초보 세일즈맨이 엄지를 치켜세우며 다가왔다. 

    "어려운 일은 아니지. 밥 먹는 것과 다를 바 없으니."


    초보 세일즈맨이 물었다.
    "저기 그런데 진짜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뭔가?"
    "뇌 데이터를 업로드하면 육체가 죽게 되는 거 있잖습니까? 뇌 데이터를 옮기기만 하는데 왜 육체가 죽게 되는거죠?"

    "쉿!"
    세일즈맨이 미소를 지으며 검지 손가락을 자기의 입술에 가져갔다.

    "지금은 좀 그렇고 나중에 기회가 되면 설명해주지. 크크. 나는 이제 간다. 하던 거 마무리 잘하세요."
    "네. 알겠습니닷!"

    씩씩하게 대답하는 초보 세일즈맨을 뒤로 하고 세일즈맨은 경쾌하게 뒤로 돌아 발걸음을 옮겼다.
     




    독보라의 꼬릿말입니다
    귀엽지 않아서 귀여운 척만 하는 법대졸업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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