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1.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무심코 엄마와 대화를 하다가 내가 애기때 엄마가 맹장 수술을 하셨다고 한다.</span> <div><div>나 : 그럼 OO병원에서 했어?(그 지역 제일 큰 종합병원)</div> <div>엄 : 아니 쪼끄만 병원에서 했어.</div> <div>나 : 막 옛날에 시골 건물 병원?</div> <div>엄 : 응.</div> <div>나 : (문득 무언가 머리에 떠오름) 혹시 나무 건물 아냐? 1층 건물</div> <div>엄 : 니가 그걸 어떻게 아냐?</div> <div>나 : 밖에서 보면 막 티비에 60년대에 나오는 그런 유리문 있고, 앞에 마당 있고, 마당 앞엔 화단 있고.</div></div> <div>엄 : 그때 니가 두살인데 그걸 어떻게 알아?</div> <div>나 : 그때 할머니 계셨어? 내가 할머니한테 엄마 아프냐고 물어보니까 할머니가 괜찮다고 하면서 화단에 앉아 있었어.</div> <div>확인 결과 모두 사실이었고, 20살 즈음에 있었던 대화인데 그 이전에 엄마 맹장수술 이야기를 한적 없었다.</div> <div>이런 몇가지 남들을 놀라게 하는 엄청난 기억을 갖고 있지만, 학교 암기 과목은 언제나 fail.</div> <div><br></div> <div><br></div> <div>2. 형이 학교를 들어가기 전이니까 4~5살 즈음에 있었던 일이다.</div> <div>강원도 산골에 태어나 놀이라고는 뒷산 올라가기는 엄청 재미있는 놀이였다.</div> <div>당시 동네 꼬맹이들이 모여 조그만 뒷산은 재미없다고 저 높은 산을 올라보자고 했다.</div> <div>7살~8살 형들이 대장으로(당시 국민학생이 1~2명 있었던 듯) 막내급인 나는 형들과 떨어지기 싫어 따라 오르기로 했다.</div> <div>큰 형들은 성큼 성큼 잘도 산을 올랐다. 막내들은 엉금 엉금 산을 기다싶이 올라갔다.</div> <div>위에서는 모래나 자갈들이 굴러 내려왔다.</div> <div>형들도 네발로 산을 오르는 구간에 왔고, 난 숨을 헥헥 대면서 따라 올라갔다.</div> <div>"야~돌조심해!" 누군가 소리쳤다. 소리는 들렸지만 고개를 들 힘은 없었다.</div> <div>순간 무언가 내 머리를 강타했다. 바로 정신차려보니 내 머리만한 돌이 내 머리를 강타한 후 밑으로 떨어지고 있었다.</div> <div>"야 괜찮아? 안아파?"</div> <div>"응 하나도 안아파"(타고난 돌머리)</div> <div>하지만 또 돌에 맞을까 무서워서 앞서가는 형들한테 돌 있으면 발로 밟지 말고 피해 가라고 했고,</div> <div>내 말을 들을리 없는 형들의 발에 채이는 돌들이 또 나한테 올까 무서워하며 어찌 어찌 산위에 올랐었다.</div> <div>그런데, 자갈, 돌이 굴러 내려 떠러질 정도로 경사가 높은 산을 5~8살 꼬맹이들이 오를 수 있는 건가?</div> <div><br></div> <div><br></div> <div>3. 위와 비슷한 시기.</div> <div>어김 없이 뒷산에 올라간 꼬맹이 무리들. 산 윗부분엔 나무가 없이 흙으로만 덮힌 부분이 있었다.</div> <div>아마도 등산객들이 쉬던 곳이라 생각된다. 그 주변에서 풍뎅이를 찾는지, 매미를 찾는지 흩어져서 놀고 있었다.</div> <div>나 혼자 떨어져 나무 없는 중간 지점 쯤에 있었는데 갑자기 그림자가 생기더니 점점 커졌다.</div> <div>무심코 하늘을 봤는데 엄청나게 큰 독수리로 보이는 새가 나를 향해 날아왔다.</div> <div>깜짝 놀라 바닥에 엎드렸고, 독수리는 내 바로 위를 지나치며 세찬 바람을 남기고 다시 상공으로 올라갔다.</div> <div>중학생이 되고 문득 생각이 나서, 친구나 주변인들에게 말했지만 역시 아무도 믿지 않는다.</div> <div>그 산에 같이 있었던 형조차.</div> <div><br></div> <div><br></div> <div>4. 역시 위와 비슷한 시기.</div> <div>마을 앞쪽에는 개천이 있었는데 한겨울이면 꽁꽁 얼어붙어, 동네 아이들의 썰매장이 되었다.</div> <div>봄이 다가와 개천의 외곽에만 얇게 얼음이 있었는데 당시 친구녀석은 썰매를 들고 나와 타겠다고 한다.</div> <div>함께 있던 나의 형과, 그 녀석의 형은, 모두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위험하다고 말렸지만,</span></div> <div>그 녀석은 얼음을 발로 툭툭쳐보더니 괜찮다고 썰매를 타기 시작했다. </div> <div>그러다 얼마 못가, 얼음이 깨지면서 그 녀석은 물에 빠졌다.</div> <div>녀석은 으악..소리를 치며 허우적 거렸고, 나는 순간 녀석에게 달려가 손을 내밀어 녀석을 끌어 올렸다.</div> <div>썰매는 물살에 떠내려가고, 물에 젖은 그 녀석은 엄마한테 혼나겠다며 엉엉 울었다.</div> <div>개천 외곽이라 깊지는 않았을테지만, 썰매가 떠내려갈 물살에서 한손으로 동갑내기를 끌어올린 힘은 무엇일까.</div> <div><br></div> <div><br></div> <div>5. 옆 동네로 이사하고 유치원 소풍 갔을 때.</div> <div>강원도 촌구석이라 소풍이라고 해봐야 별거 없다.</div> <div>그냥 근처 산에 가는게 소풍이다.(놀때도 산, 소풍도 산, 여행도 산, 매일 보는 산)</div> <div>당시 소풍 갔던 곳은 유치원생들이 오르기 편한 작은 언덕이었는데 넓은 밭의 외곽을 돌아서 올라갈 수 있었다.</div> <div>참새 짹짹 병아리 삐약삐약 하면서 노란 옷을 입고 옆 짝꿍의 손을 잡고 밭의 외곽을 선생님을 따라 가고 있었다.</div> <div>한참을 가다보니 앞쪽에 커다란 웅덩이가 있었다.</div> <div>어린 눈으로 보기에 포크레인으로 판것 같지는 않은데 큰 웅덩이가 있을 만한 곳이 아니어서 순간 거인 발자국이라고 생각했다.</div> <div>(지금 생각하면 충분히 있을법 한 곳이다.)</div> <div>"와 거인 발자국이다~"</div> <div>유치원 노랑 꼬맹이들은 신기해 하며 꺄르르르 웃었고 이내 곧, 선생님을 따라 소풍장소로 다시 향했다.</div> <div>그렇게 잠깐 걸었는데 방금 그 거인 발자국이 또 보인다. 발자국이 여기 또 있나? 하면서 뒤를 돌아보는데</div> <div>아까 거인 발자국이다~ 하며 소리쳤던 바로 그 자리다.</div> <div>신기한건 그 자리로 다시 돌아 오려면 밭 외곽으로 한바퀴를 돌거나, 뒤 돌아서 다시 가야 하는데..</div> <div>밭 외곽 전체를 돌 시간도 아니었고, 뒤돌아 간것도 아니었다.</div> <div>방금 본 곳이 또 있어서 선생님한테 물었더니</div> <div>선생님은 말을 더듬으며 말했다. " 아,,아니야..얘들아 빨리 가자.."</div> <div>그리고 거인 발자국에서 얼마 멀지 않은 곳에 소풍장소가 있었고.</div> <div>내려 갈때 보니 거인 발자국은 하나밖에 없었다.</div> <div>그 거인 발자국에서 소풍장소로 가는 길은 외길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아주 어릴 때 일들입니다.</div> <div>30여년전 일들이라, 많은 기억의 왜곡이 있을거란 생각이 듭니다.</div> <div>과학적 근거보다 그냥 재미로 읽어주시길 바랍니다.</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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