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1. 이 영화에 대해 가장 하고 싶은 말은 OST가 정말 끝내줬다는 것이다. </div> <div><br></div> <div>노래 가사 하나 없이 단순한 레파토리로 반복되는 OST 하나만을 가지고 </div> <div><br></div> <div>장면 속에서의 긴장감을 불러 일으키는 것은 정말 감동적이었다. </div> <div><br></div> <div>지금까지 보았던 영화중에 이렇게 단순한 레파토리를 가진 OST로 </div> <div><br></div> <div>극적인 효과를 불러일으켰던 것은 죠스 정도가 생각나는데, </div> <div><br></div> <div>마치 죠스의 OST를 좀 더 현대적인 관점에서 풀이했다고 보아야하나. </div> <div><br></div> <div>얼마 전 정주행했던 반지의 제왕의 OST도 정말 좋아하지만, </div> <div><br></div> <div>반지의 제왕의 OST와는 다른 종류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2. 시각적인 효과도 매우 훌륭했다. </div> <div><br></div> <div>끝까지 외계인의 전체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은 점은 매우 아쉽지만, </div> <div><br></div> <div>그들을 표현해내는 과정에서 CG 특유의 어색함을 거의 느끼지 못했다. </div> <div><br></div> <div>오히려 마지막 부분 쯔음해서 루이스가 흰색 안개 속에 있을 때의 머리카락이 가장 어색했달까. </div> <div><br></div> <div>이 영화의 CG 중 甲 of 甲은 몽환적인 흰색 안개 속에서 퍼져나가는 먹물과도 같은 글자가 아닐까. </div> <div><br></div> <div>글자 자체의 모습이 대단히 아름다운데다가(물론 읽기 쉬운 것과는 다른 문제지만) </div> <div><br></div> <div>퍼져나가고 사라져가는 그 과정 자체가 아름다웠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3. 시공간을 넘나드는 스토리 구성은 관객에게 심각한 호불호로 다가갈 만한 시도였다. </div> <div><br></div> <div>특히 이러한 스토리 구성은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기도 전인 극초반부터 시작되기 </div> <div><br></div> <div>때문에 이해심이 깊지 않은 사람에게는 정말 심각한 불만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div> <div><br></div> <div>나도 중후반에 이러한 구성에 대해 밝혀지기 전까지는 다소 이해하는데 힘든 면이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4. 여기까지 글을 쓰면서 느꼈던 것중 하나는 감독인 드니 빌뇌브가 '아름다움'을 </div> <div><br></div> <div>극단적으로 추구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감독이 추구하는 '아름다움'으로 인해 다른 </div> <div><br></div> <div>측면에서 부정적인 점이 드러난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감독의 아름다움에 대한 집착은 </div> <div><br></div> <div>영화 곳곳에서 묻어난다. 평범한 화면이라고 하더라도 색감과 음악, 배우들의 연기, </div> <div><br></div> <div>전반적인 분위기에서 잔잔함이 묻어나고, 이를 통해 정적인 측면의 아름다움을 추구해 나간다. </div> <div><br></div> <div>이는 심지어 이 영화의 가장 큰 액션? 장면이라고 할 수 있는 폭파 장면에서까지 나타난다. </div> <div><br></div> <div>그러나 지나칠 정도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감독의 집착은 부정적인 측면도 만들어낸다. </div> <div><br></div> <div>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스토리 구성 측면에서, 과거와 현재, 미래의 복합적이고 유기적인 구성은 </div> <div><br></div> <div>그 구조가 아름다울지는 모르지만 관객들의 호불호가 갈릴 위험이 크다. </div> <div><br></div> <div>또한 마지막까지 강조되는 운명과 화합, 그리고 순응이라는 커다란 주제가 스토리 안에서 </div> <div><br></div> <div>주인공의 인생을 통해 실현되기 때문에 모든 측면에서 주인공이 중심이 될 수 밖에 없다. </div> <div><br></div> <div>그러나 그 과정에서 스토리의 개연성은 안드로메다로 날아가 버리고 만다. </div> <div><br></div> <div>우선, 외계인의 출현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중국, 러시아 등이 선제공격을 결의하는 것은 이해해 줄 수 있다. </div> <div><br></div> <div>현실적으로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미국 군인들의 개별 행동으로 인한 외계인에 대한 테러? </div> <div><br></div> <div>물론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외계인 지근거리에 파견되고, 외계인을 직접적으로 접촉하던 </div> <div><br></div> <div>인물들이 단 한순간에 돌아서고(심지어 심경 변화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되지 않는다. </div> <div><br></div> <div>아무리 조연이라고 하더라도 극중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사건인데 이건 좀 심한거 아닌가?), </div> <div><br></div> <div>이러한 엘리트 군인들에 대한 상부의 통제는 무단 행동, 무기 밀반출 모든 면에서 전혀 이루어지지 못했다. </div> <div><br></div> <div>또한 마지막에서 섕 장군과의 5-10분 남짓한 통화를 통해 루이스는 섕 장군의 마음을 돌리는데 성공했다. </div> <div><br></div> <div>아무리 자신 외에는 아무도 알지 못하는 죽은 아내의 유언을 말하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div> <div><br></div> <div>전혀 접점이 없는, 말조차 처음 섞어 보는 사람의 통화 한 통에 국가 원수가 마음을 돌린다? </div> <div><br></div> <div>또한 중국이 마음을 돌린다고 하더라도 러시아가 아무 잡음 없이 순순히 중국을 따라간다? </div> <div><br></div> <div>아무리 생각해도 무리수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는 급속한 전개다. 끝마무리가 너무나 아쉬울 뿐.</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5.이 영화의 성공 요소 중 하나로 나는 학문에 대한 호기심을 꼽고 싶다. </div> <div><br></div> <div>최근들어 학문적 소재를 가지고 나오는 영화들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div> <div><br></div> <div>인터스텔라부터 시작하여 마션, 컨택트까지. 물론, 이전에도 이러한 영화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div> <div><br></div> <div>대표적으로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을 영화화했던 것을 꼽고 싶다. </div> <div><br></div> <div>특히, 인터스텔라와 마션이 과학적인 관점에서의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면 </div> <div><br></div> <div>컨택트와 장미의 이름은 인문학적 관점에서의 접근 방식을 공통 분모로 두고 있다. </div> <div><br></div> <div>이러한 부류의 영화는 사실 오락적인 재미보다는 지적인 호기심을 충족시켜준다는 만족감이 더욱 크다. </div> <div><br></div> <div>개인적인 생각으로, 이러한 영화가 시류를 타는 데에는 우리 삶의 방식이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div> <div><br></div> <div>우리 삶은 풍요로워졌지만, 여가생활을 쓸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다. </div> <div><br></div> <div>실질적으로 우리나라 직장인들 중 주말을 온전히 누리고 6시 이후의 칼퇴를 보장받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div> <div><br></div> <div>당장 나만해도 주말근무를 하지는 않지만, 평균 퇴근 시간은 7시를 훌쩍 넘긴다. </div> <div><br></div> <div>9시를 넘어서 퇴근하는 날도 많다. 그런데 어처구니 없는 것은 이런 나의 노동 강도가 센 편이 아니라는 것이다. </div> <div><br></div> <div>10시, 11시를 넘겨 퇴근하는 것이 일상인 사람들에 비하면 나의 노동강도는 낮은 편이다. </div> <div><br></div> <div>이런 생활을 하면서 사람들이 지적인 호기심을 충족시켜줄 여가생활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div> <div><br></div> <div>특히 책을 읽는 것은 많은 시간 투자와 집중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div> <div><br></div> <div>게다가 쓸데 없이 비싸기만한 책값은 얄팍한 직장인의 주머니로 감당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div> <div><br></div> <div>그런 의미에서 2시간 정도의 시간을 투자하면 되는 영화는 책의 대체제로서 훌륭하게 기능하고 있다. </div> <div><br></div> <div>이제 단순히 오락성만을 기준으로 영화를 선택하는 것이 아닌, 나의 머리를 얼마나 지적으로 </div> <div><br></div> <div>즐겁게 해줄 수 있는가, 하는 점이 영화 선택의 한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6. 개인적인 취향으로, 이 영화는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일단 눈과 귀가 즐거웠던 것이 가장 큰 매력 요소였다. </div> <div><br></div> <div>스토리 구성이 조금 마음에 들지 않고, 마무리가 상당히 많이 아쉬웠지만, </div> <div><br></div> <div>그 정도의 단점을 덮을 수 있을 만한 매력 요인이 있다. </div> <div><br></div> <div>기회가 된다면, 마지막 부분을 보강한 감독판으로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