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저도 던옵저 6.5점 정도는 줄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하긴 합니다만... 어쨌든 문득 생각이 나서 한마디 하자면.
시빌워는 좋은 캐릭터, 잘 깐 떡밥, 좋은 호흡, 좋은 액션, 좋은 장면이 잘 어우러진 느낌이라면.
던옵저는 좋은 '장면'에 과도하게 집착한거 같은 느낌이 있네요.
죽은자의 축제에서 해골분장을 하고 슈퍼맨을 향해 손을 뻗는 사람들, 슈퍼맨 동상에 붉은색으로 써진 페이크 갓, 배트맨 부모의 죽음에서 굳이 목걸이에 총을 걸어서 쏴서 알알이 떨어지는 진주들, 거꾸로 걸린 하늘에서 악마가 내려오는 그림들, 넌 피를 흘리나? 라고 묻는 배트맨, 폭탄테러 현장에서 홀로 살아남아 괴로워하고 고뇌하는 슈퍼맨, 미래세계에 크게 그려진 오메가 표식 등등...
던옵저는 이런 씬과 장면은 분명 좋아요. 매우 멋집니다. 한컷한컷 잘라서 보면 입이 떡 벌어질 정돕니다.
그런데 스토리의 진행과 개연성이 이런 연출을 위해서 희생된것 같아요.
물론 좋은 씬과 임팩트 있는 장면은 좋은 영화의 중요한 요소죠.
하지만 그거 하나만으로는 아무것도 안됩니다. 영화는 10초짜리 cm이나 그래픽노블이 아니니까요.
예를 들어서 마지막 배틀에서도, 배트맨과 슈퍼맨이 '네 편이야?' '네가 데리고 온거 아냐?'라고 묻는 씬 이후로.
캐릭터들이 싸울때 정말 단 한마디도 대사가 없습니다. 관객하고 소통 자체를 안하죠.
다른 예로 '슈퍼맨이 총알로 사람을 죽여? 장난해?'라는 관객의 의문에 대해서 영화중에서는 단 한마디도 이야기가 없습니다.
뭐 이런 예시는 한둘이 아니죠.
시빌워에서 캡틴의 행동의 정당성을 부여할수 있는 장치나 장면을 생각해보세요. 얼마든지 있죠. 빈틈이 없을 정도로요.
사실 다른 영화들에서도 이런 장면과 화면의 웅장함으로 관객을 압도하는건 여러 영화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그 중 최고봉은 그래비티(3d아이맥스) 라고 생각합니다.
광활하고 끝장나게 조용하고 절망적인 우주라는 그림으로 관객을 압도했었다고 보거든요.
하지만 그래비티는 단순한 각본과 캐릭터의 심리묘사가 이 그림과 잘 섞입니다. 그래서 멋진 영화가 됐죠.
그런데 던옵저는 정말...(한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