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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movie_49740
    작성자 : 환상자국
    추천 : 6
    조회수 : 985
    IP : 175.123.***.190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5/10/25 13:4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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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사도]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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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도, 묵직한 울림.


     

    여는 글

     

    어느 날인가 읽은 글에 있던 내용을 먼저 말해보고자 한다. <우리는 왜 역사물을 보는가?> 와 같은 주제의 글이었다. 줄거리의 내용을 모두 알고 결말을 알고 있음에도 역사물을 보는 이유는, 또 그 역사가 계속 영화화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린아이도 알 것 같은 이순신의 전투를 보러 극장에 가는 이유도, 어쩌면 전 국민이 다 아는 얘기들을 우린 왜 보러 갔을까.

    그 이유는, 모두가 아는 줄거리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를 보기 위해서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배우와 캐릭터, 그리고 연출을(또는 고증을) 보기 위한 것이다. 영화<사도>는 조선왕조 500년 역사상, 아니 세계 어디서도 유래를 찾을 수 없이 엽기적인 사건인 임오화변을 다룬다. 엽기적 사건의 중심에 서서, 눈물 흘리는 자들의 이야기를 정치적 요소를 가능한 배제한 채 말하므로 같은 소재를 다룬 전작들의 클리셰를 어느 정도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다.

     

    이렇게 <사도>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조선왕조 최고의 비극을 가장 섬세하고도 섬뜩하게 묘사한다.

     

    -내가 아는 그 집안 이야기-

     

    가장 즐거운 얘기는 강 건너 불구경이라는 말도 있다. 영국인들의 가장 즐거운 드라마는 영국 왕실의 이야기라는 말도 있다. 조선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왕실의 이야기는 제 삼자가 보기에도 즐겁고 슬프지만, 그저 즐길 수 있는 이야기일 뿐이다. 그러나 당사자들에게는 보고 즐길 수 있는 드라마가 아닌 냉혹한 현실이다. 영화는 영조와 사도세자, 영빈과 혜경궁, 그리고 세손 (훗날 정조)의 시점으로 드라마를 재구성한다. 슬퍼하는 당사자들의 시선으로 사건을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쉽게 말할 수 있었던 이야기를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드는 무거운 이야기로 만들어 준다.

    그러나 당사자들의 시점으로 재구성된 사도는 관객들에게 남의 집안일에 머물지 않는다. 집안이야기의 보편성을 가지고 관객들에게 공감대 형성을 권하기도 한 다.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라는 보편적 주제는 관객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단순히 즐기는 남의 집안 이야기에서 같이 슬퍼할 수 있는 이야기로 바뀌게 된다. <사도>의 무서움은 여기서 나온다. 어쩌면 내 이야기 일 수도 있는 남의 집 가정사 이야기. 관객들의 몰입은 여기서 시작한다.

     

    -고증과 드라마틱-

     

    '이것은 나랏일이 아니고 집안일이다.' 영화는 시작부터 집안일이라고 못 박는다. 정치적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 대 사람의 이야기라는 선언에 가깝다. 초반부에 나오는 이 장면은 영화의 후반부 장면과 연결되어 역사물이라는 장르의 고증이라는 요소에 너그러운 허용을 줄 수 있게 만든다. 영화에서 후반부의 사도세자와 영조의 담화는 고증의 책임문제를 다소 경감시키며 극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역사적으로 사도세자를 죽이고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으며 개선가를 울리며 행차한 영조의 모습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지만 극적인 구성을 설정함으로써, 영화는 이야기의 무게를 가진다.

    그러나 이 장면이 영조와 사도세자의 대화로 처리되기보다는, 영조의 생각 안에서 벌어지는 일로 처리되었으면 더 좋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고증의 문제를 처리하면서 개연성 있는 장면처리 또한 가능했을 것이다. 단지 극적인 효과를 위해서 이 장면을 사용한 것은 아쉬움이 드는 부분이다.

    반면, 사실에 가까운 고증으로 실제 있었던 일을 여과 없이 보여준 예들도 많다. 인원왕후가 선희궁(영빈 이씨)에게 대든 숙의 문씨의 종아리를 치는 장면, 갈등이 고조되는 대리청정 사건의 호조문제, 병역문제 등 많은 문제들이 놀라울 정도로 치밀한 고증으로 영화화 되었다. 정조의 태몽을 꾼 세자가 그림을 그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을 부채로 만드는 것은 영화적 각색이다. 이렇듯 꼼꼼한 고증을 통해서 작품의 사실성을 높여 더욱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부분들이다.

     

    - 너는 그런 말 할 자격 없다. -

    극 중 영조의 대사에서.

     

    영화가 진행되면서 관객들이 느끼는 답답함과 분노의 화살은 영조에게 몰린다. 영조의 편집증적이고 광적인 행동들이 사도세자가 받는 고통의 원인으로 묘사된다. 반면에 사도세자의 행동은 단지 억압받는 사람처럼 묘사된다. 역사적으로도 갈등의 원인은 영조에게 있지만, 사도세자의 도를 넘은 광적인 행동에 대한 각색으로 그저 당하는 사람처럼 보이게 한다. 두 사람의 사정을 들려주지만, 무게는 사도세자 쪽으로 쏠려 있다. 일련의 사건들이 편향적으로 전개되며, 관객들은 갈등의 원인을 영조에게 돌린다. 앞서 정치적인 요소들을 최대한 제거한 탓에 영조의 출생과 즉위의 배경 이야기는 중요하게 언급되지 않는다. 각자의 사연과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을 기대했지만 그렇지 않음에, 이런 편향적인 서술은 관객들에게 반감을 일으킬 수 있다. 조금 더 영조의 콤플렉스에 얽힌 과거 이야기, 사도세자의 광기로 저지른 사건들을 좀 더 디테일하게 보여줬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사도세자의 광적인 측면이 연출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내관을 죽이며 칼을 휘두르고 소리를 지르는 장면 등은 사도세자의 광적인 측면들을 잘 보여준다. 특히 승려를 불러 나무아미타불을 부르며 대비를 추모하는 장면은 가히 충격적이다. 숭유억불의 나라에서 불경이라니. 이는 임금에 대한 도전적인 행위이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영화 에서 설명될 수 있는 이유 있는 행동이다. 세자의 광적인 행위를 정당화하려는 것이 아니다. 세자의 행동 원인을 영화 속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에 영조의 행동을 영화 속에서 원인을 찾기에는 그 설명이 너무 빈약하다. 출생? 즉위과정? 이 모든 이야기가 잠깐 흘러가듯 너무나 간략하게 나온다. 각자의 이야기라는 구조에 맞추기에는 한쪽으로 기울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도 비교적 세자가 영조의 눈에서 멀어지게 된 이야기는 개연성을 가지고 잘 표현됐다. 어려서 영민하여 주상의 사랑을 받던 세자부터, 공부 멀리하고 그림 그리며 노는 것을 좋아하는 세자, 대리청정. 대리청정에 이르러서는 갈등이 극에 달한다. 아들이 잘해야 아비가 산다.’ 로 시작한 대리청정은 서로 분노만 남긴다. 그런 말 할 자격 없다는 영조의 말은 그의 기준에서 그냥 나온 말은 아닌 것이다. 결국, 삼백년 종사의 명맥이 오직 세손에게 달려 있다고 말하며 영조는 세자에게서 관심의 눈을 거둔다.

     

    -영조와 금기 이야기-

    영화에서는 금기 모티프가 사용된다. 세자빈으로 궁에 들어온 혜경궁은 왕실의 어른들에게 주상의 특질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쓰지 않는 글자서부터, 드나드는 문, 부정한 말을 들었을 때 취하는 행동들에 대한 이야기들은 화면 속에서 영조(송강호 역)의 배우가 가진 이미지를 통해 다소 해학적으로 보일법하게도 연출된다. 이 장면은 전체적으로 무거운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의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이완시킨다. 그러나 사실 이 장면이야말로 실로 비극적인 장면이다. 금기는 결국 깨진다. 이 장면에서 영조가 보여주는 조금은 우스운 장면들은 뒤에서 (혹은 앞에서) 섬뜩하게 재연된다.

    영화의 초반부에 영조가 세자를 벌하러 나설 때 어느 문으로 나갈지를 묻는다. 또한, 혜경궁은 내관에게 주상이 어느 문으로 나갔는지를 묻는다. 영조가 좋은 일을 할 때와 아닐 때 출입하는 문이 다르다는 사실을 이 장면에서 먼저 보여준 후 후에 설명한다. 뒤의 장면들은 설명을 토대로 장면을 보여준다. 특히, 대비의 상중 귀 씻을 물을 세자에게 끼얹는 장면은 물을 가져오라 시킬 때부터 관객들에게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장치가 되고, 물을 끼얹는 장면에서 절정에 다다르게 한다. 이러한 금기들과 금기가 깨지는 장면들은 사랑과 미움, 특히 미워하는 것이 확실한 영조를 극단적으로 표현하며, 영화 전반적으로 복선을 설치하는 기능을 한다.

     

    -슬픈 여인들-

     

    영화 사도에는 여러 여인들이 나온다. 대비 인원왕후와 중전, 세자의 친모 영빈, 세자빈 혜경궁, 화완옹주 등. 영화에 여인들끼리 모여 담소를 나누는 장면은 심심찮게 나온다. 그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이야기하는 장면들의 분위기는 즐겁기도, 엄숙하기도 하다. 이들 대화의 분위기는 극 중 상황을 충실하게 반영한다. 가령, 세자의 재롱에 즐거워하는 분위기는 영화 초반부의 긴장된 분위기를 이완시키는 데 일조한다. 또한, 대비가 문소원을 훈육하는 모습은 후반부 영조와의 갈등이 첨예해지는 계기와 무거운 분위기 모두를 제공한다. 각각의 여인들이 가지고 있는 사정들은 영화의 비극성을 한층 더 심화시킨다.

    대왕대비는 고집불통인 영조와의 갈등으로부터 세자를 지키려고 하나, 세자의 목숨이 위험해지자 식음을 전폐함으로써, 자신이 죽는 대신 세자를 구해낸다. 세자의 목숨을 구해내지만, 영조와 세자의 갈등을 심화시킨다.

    혜경궁의 입장 또한 난처하다. 그녀는 지아비인 세자와 가문의 보전 그리고 세손까지 지켜야 할게, 가장 많은 사람이다. 혜경궁의 담담한 듯, 말을 아끼는 듯한 대사 처리는 어떻게 보면, 지킬게 많은 사람을 잘 표현했다.

    그러나 가장 마음 졸이고 가슴 아파했을 이는 세자의 생모인 영빈이씨이다. 세자가 어려서는 세자는 중전의 아이다하여 떨어져 키웠으며, 나이가 들면서는 영조와의 갈등에 가슴 졸였다. 종국에는 자식이 미쳐가는 모습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 그뿐인가, 나이 들고 나서는 자신보다 한참 어린 중전을 모시며 아들과 남편의 험악한 분위기 속에서 가슴 졸이며 살아갔다. 세자가 자신의 회갑연을 차려주며 4배를 올리며 눈물 흘렸을 때, 그녀의 심정은 감히 헤아릴 수 없다. 결국, 칼을 들고 궁에 들어온 세자의 행동을 영조에게 고해 세자는 죽는다. 그러나 그 누가 영빈을 탓할 수 있으랴, 지아비와 아들 모두를 살리려 했던 행동이 아들을 죽게 하라고는 영빈 자신도 헤아릴 수 없었다.

    사실 가족 얘기라는 것이 그렇다. 두 사람이 싸운다고 두 사람의 분위기만 좋지 않은 것이 아니다. 두 사람의 갈등은 가족 공동체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하물며 일반적인 가정에서도 그러는데 왕가에서는 얼마나 더 살벌한 분위기가 나올까. 영화에 등장하는 여인들이 가지는 고뇌와 슬픔은 가족이 같이 안고 가는 슬픔을 잘 드러내는 한 요소이다. 이들이 간직한 슬픔은 작품의 분위기 형성과 긴장감 고조를 이룬다.

     

    -서로 사랑하고 또 사랑하고 끝없이 사랑하는 것이니라. -

    작중 사도세자의 대사에서

     

    작중 사도세자는 유년시절만이 영조에게 사랑받는 시간이다. 유년의 총기를 영조가 어여삐 여겨 사랑을 쏟았으나, 그 사랑은 오래 지속하지 않는다. 너무 어린 나이에 세자가 된 탓으로 어머니의 사랑조차 충분히 받지 못한다. 혼례를 이루고도 잠시뿐, 세자빈 혜경궁은 세손과 가문을 지키려 한다. 세자는 누구에게도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라며, 설상가상으로 아버지 영조는 왕가의 법도를 말하며 세자가 마음에 차지 않자 사랑이 아닌 분노를 쏟는다. 단지 생모 영빈 이 씨만이 걱정과 불안 속에서 아들을 사랑한다. 세자는 평생 사랑에 목말라 한다. 그런 그가 아들은 사랑한다. 자신을 찾아온 아들에게 미안해하며 부부의 덕목은 사랑이라고 강조한다.

     

    아가...부부란

    서로의 실수를 덮어주고 예법에 얽매이지 않으며

    서로 사랑하고 또 사랑하고 끝없이 사랑하는 것 이니라

    결국 그는 칼을 들고 궁에 들어선다. 자신이 사랑을 갈구하던 대상에게 존재 자체를 부정당했다. 영화의 절정이다. 영화의 도입부와 절정 부분에 두 번 나오는 장면이다. 도입 부분에서 그는 칼을 들고 서 있다. 그러나 절정 부분에서의 세자는 칼을 내려놓는다. 사랑하는 아들 때문이다. 아비와 세손을 질책하는 영조의 질문에 아비의 진심을 보았다고 하는 아들이 영조를 살린 것이다.

     

     

    - 느슨한 결말? -

    영화의 결말은 영화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결말이 어떠하게 끝나는지가 영화를 보고 난 후의 생각과 울림을 담당하는 것이 영화의 엔딩이다. 영화 <사도>의 엔딩은 전반부의 강렬한 사건들의 묘사에 비해서 후반부는 고요하게 마무리된다.

    영화는 사도세자의 장례식 장면이 나온 후, 노쇠한 영조와 장성한 세손이 나오면서 엔딩페이지에 들어선다. 후반부의 중심은 사도세자의 부채로 부채춤을 추는 정조의 모습이다. 감독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장면이라고 하는 결말 부분이 너무 질질 끈다는 의견이 있다. 반면 어떤 이들은 감동적이며 좋았다고 말한다. 이에 감독의 인터뷰를 옮긴다.

     

    이 감독은 "소지섭(정조)의 춤 사위는 그냥 춤이 아니다. 바디랭귀지다. 첫 춤이 어떻게 시작하냐면 활시위다. '아버지의 마음'을 담은 것이다. 부채가 뭐냐, 사도세자가 정조 낳고 그린 그림이다. 그걸 홍봉한(박원상 분)이 뒤주에 넣는데, 그 의미가 '정조 생각해서 거기서 죽으라'라는 이야기다. 그걸 보고 사도세자가 죽는 거다. 그러니 정조 입장에서는 아버지에 대한 미안함이 없을 수 있나"고 말했다.’

     

    결말은 지금껏 숨 막히게 달려온 이야기를 진정시킨다. 개인차에 따라 결말이 다소 지루하고 오래 끈다는 느낌을 받을 수는 있지만, 결말 부분에 담긴 이야기는 생각해 볼만하다. 활을 쏘는 모습에서 아버지가 말한 떳떳함을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들고 있는 부채는 아버지가 남긴 유물이다. 정조를 낳았을 때 그린 그림으로 만들어진 부채이다. 그런 부채로 활을 쏜다. 이제는 그가 허공을 나는 화살처럼 떳떳함을 아버지에게 고한다.

     

    -다만, 아쉬운 것들-

     

    역사적으로 정순왕후가 분명 중요한 인물인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작중 시기의 정순왕후는 영향력이 크지 않았다. 작품 내 비중도 크지는 않지만, 영화를 보다 보면 의아한 부분이 있다. 정순왕후가 작품 속에서 캐릭터로 수행하는 역할은, 세자의 친모인 영빈이 모실 나이 어린 중전, 문안을 가지 않는 세자와 영조의 갈등 매개의 역할을 가진다. 그러나 정순왕후라는 캐릭터에게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 있다. 지혜로운 중전이 영조의 사랑을 받는 부분에서는 영빈과 연관 지어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사도세자에게 적대감을 드러내고, 주상이 무섭다고 말하는 부분은 작품의 흐름과는 크게 상관있는 부분이 아니다. 오히려 작품 긴장감에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두 사람의 첨예한 갈등에 집중하는 구도에서 찬물을 끼얹듯 다른 생각할 것을 던져주는 듯하다.

    혜경궁을 연기한 배우(문근영 역)의 연기가 어색했다는 생각은 버릴 수가 없다. 연기 자체의 어색함도 조금 있으며 결정적으로 목소리 톤의 부조화였다고 생각한다. 배역의 각본 자체는 좋았지만, 날카롭게 가르는 혜경궁의 목소리는 결정적인 장면에서 위화감을 불러일으킨다. 영화의 후반부, 나이를 먹은 혜경궁의 모습이 젊었을 때의 배우와 같은 배우로 연출되는 것 또한 영화의 몰입을 방해한다. 감정선의 연장이 중요한 영화인 <사도>에서 이런 문제들은 결코 사소하지 않다.

     

    맺는 글

     

    영화 <사도>는 가장 흔하던 조선시대 이야기를 다루지만, 그 방식과 전달에 있어서는 전혀 흔하지 않다. 짜임새 있는 스토리 속에 고증을 잘 녹여냈다. 정치적 이야기를 최대한 배제한 체, 서로의 사정을 말한다. 왕제를 만들어야 했던 영조와 사랑받는 아들이 되고자 했던 세자의 관계를 필름에 담아냈다. 각자 지켜야 할 것이 달랐던 여러 가족 구성원들의 입장과 궁중이라는 상황에서 펼쳐지는 비극적인 사건을 심리적으로 묘사한다. 사도세자가 뒤주에서 죽었다는 사실보다 그를 죽음에 이르게 만든 요인들에 집중한다. 뒤주는 단지 스토리 전달의 매개체일 뿐이다. 그는 뒤주에서 죽은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서서히 죽어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무거운 이야기를 긴 상영시간동안 하지 않는다. 수준 높은 완급조절로 영화의 분위기는 죽음을 다뤘다고는 생각하기 어려울 만큼 밝을 때도 있고, 관객들의 폭소를 자아내기도 한다. 영민하고 귀엽게 나오는 아역들의 연기에 미소를 지으며 쉼 없이 달려온 마음을 진정시켜 주기도 한다.

    <사도>는 영화를 볼 때보다 보고 난 후의 울림이 더 큰 영화이다. 영화가 가지는 무거운 에너지는 상영시간이 지나고 나서 더욱 퍼져나간다. 어느새 그가 뒤주에서 죽은 이야기는 남 얘기 같지 않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야기로 바뀐다. 묵직한 울림은 영화가 끝나도 메아리처럼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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