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새벽에 스파이 보고왔습니다
뜻밖의 힐링영화더군요 ;;
영화 내용은 간단하게 CIA에서 우연한 기회에 스파이가 되는 여자가 미션을 수행해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입니다.
오프닝부터 007 스카이폴 영화 패러디한 느낌이 많이 나더군요.
중요한건 이 여자가 뚱뚱하고 살짝 외모에서 떨어진 역할로 나옵니다.
당연히 주변 사람들의 시선도 살짝 경멸적인듯 그려지구요.
당연히 초반의 주인공은 열등감에 휩싸여서 소심하고 그런 역할로 그려집니다.
하지만 영화가 진행되면서 주인공은 일을 해나가게 되고, 자신의 능력을 믿게되죠.
결국 영화가 끝나갈 때 쯤 이 언니 능력도 쩔고 완전 쿨녀 다 되갑니다 ;;
사실 영화 시작하고 한 5분지나면 '어멋 언니 ;;'하면서 쳐다볼 수 밖에 없음. 누나 매력 짱짱 ;; (얼굴은 예쁘심 그니까 영화배우 해먹겠지!)
뚱뚱한 사람들은 자의적으로도 그렇게 내면화하고, 사회적 시선때문에 부정적 자아를 내면화할 수 밖에 없죠.
이때문에 어느정도 피해의식을 가질 수 밖에 없고요. 이 피해가 사실이든 아니든 영화에선 그런 면을 그려줍니다. (이런 못생긴 사람들에 대한 공격은 개그프로그램 보면 잘 나오죠..)
그런 상황에서 '나 자신을 사랑해라!'같은 좋은 말씀들은 듣기엔 좋고 당장은 고양될지 몰라도 실제로 실행하기란 어렵죠. 당장 제 외모를 뜯어고치거나, 외모지상주의를 타파하는건 불가능하니까요.
몇십년간 '난 못생겼어'라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고, 또 만나는 사람들도 그렇게 행동을 해 주는데 하루아침에 달라지기가 쉬울까요?
당장 저만해도 예쁘고 멋진거 좋아하는데...
그런 면에서 스파이는 능력을 통해 스스로를 사랑하게 되어가는 과정이 아주 자연스럽게 그려져있습니다.
주인공 자신감 넘쳐가면서 당연히 매력도 뿜뿜하고요
완전 b급 첩보액션물로 포장했는데 사실ㅇ ㅣ거 주인공 영업영화입니다 ;;
암튼 주인공이 일단 매력적이고 입체적인 "살아있는"캐릭터로 그리다보니 뭘 해도 기본은 해줍니다.
영화 자체로를 전반적으로 아주 새로운 것은 없습니다. 정말 예상가능하고 기본을 그린 영화에요. (못생긴 사람들의 반란을 그린 영화도 사실 뻔하죠. 슈렉이후로..)
그치만 일단 주연이 살아있다는 점에서 큰 점수를 주고싶네요.
한 가지 독특한점은 남자들은 그닥 역할이 없습니다.
주요 악역도, 주요 조연도 주연도 여자고요.
아무래도 주인공 여자의 시점이 강하게 묻어나는 영화다보니 말미에 가서는 주인공의 욕망의 대상정도로만 그려지더군요. 갠적으로 좋았습니다
그 외에도 해외 로케를 많이 해서 배경으로 볼만한게 많다는점.
비쥬얼과 음악도 상당히 좋았습니다.
한 가지 인상깊은 장면은 끝에가서 스스로 좋은 차를 고르는 주인공 ...
확실히 변화했다는 느낌을 주는 장면이 몇개 있는데 갠적으론 이게 가장 좋더군요.
결국 길게 썼지만
못생긴 사람으로서 주인공에 감정이입 열심히 해서
외모를 극복하고 능력을 발휘하는데에서
비루한 저의 현실을 잠시 잊고 (...) 대리만족의 카타르시스를 느꼈습니다.
새벽에 뜻밖의 힐링물이었습니다 .............
번역에 관한 부분을 언급하고 싶은데
"뚱땡이"라는 표현이 아마 저질리스닝으로 듣기에 fucking secretary로 들렸는데
영화 전반적 분위기랑 오히려 더 잘 어울리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 외에 영어권 개그를 한국식으로 완전히 고치는걸 보면서 번역하는데 고생좀 하셨겠구나 싶더군요.
저같은 경우에는 그럭저럭 볼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