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이상형은
능숙하진 않아도 메뉴얼을 다룰 줄 아는 여성입니다.
주로 서울지역을 운전해야 할 일이 많은 관계로
하루 중 반나절 동안을 도로위에 있다보면
늘 보는 식상함에 신기한 것들을 곧잘 볼 수 있죠.
그중 가끔 로또 확률로 볼 수 있는 여성라이더의 얘길 쓰고싶어졌네요
처음 여성라이더를 다시 보게 된 계기는
09년 8월 오후2시
땡볕위에 달걀요리를 하던 때였습니다
복작복작거리는 잠실역 사거리에서 천호사거리 방면으로 여느때와같이 무료한 신호대기를 하던 제 옆에
직렬 4기통 특유의 가슴을 울리는 그 진동음 -아.. 느껴버릴...에 고갤 돌려보니 하얀 R1이 보였습니다
아니, 정확힌 라이더에게 시선이 꽂혔다는게 맞겠죠
출고되지 얼마 안되 보이는 차량에 하얀 알파인 부츠 여름옷이라지만 한눈에도 좀 답답해보일
하얀 원피스 수트, 하얀 알파인 글러브, 패션의 완성은 뭐다? 깔마춤 아라이 풀페이스 헬멧
그리고 헬멧 뒤로 땋아내린 생머리..!
무료함이 사라지고 그 라이더분께 실례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조차 못한 채
그 짧은 시간동안 뚫어지게 보고있었네요
이윽고 파란불과 함께 익숙한 스타트로 시야에서 멀어지는 그 여성라이더를 보며
참으로 즐길 줄 아는 사람이구나 하고 느꼈었네요
아마도 알게 모르게 여성은 바이크를 조작하기엔 무리가 따를것이다.. 라는
선입관을 한방에 깨버린 분은 그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후에도 가뭄에 콩나듯 아주 가끔.. 도로위에서 참된 여성 라이더분들을 볼 수 있지만, 극히 드물어요..
아쉽게도 흔하게 볼 수 있는 다른 라이더분들.. 특히나 여성분들을 보자면
심하게도 짧은치마,민소매 차림에 반모만 덜렁, 또는 헬멧도 없이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머릴 산발하고 타는
분명 1인승 차량인데 두명도 아닌 세명이서 왕복 8차선 도로를 유랑?하는 분들도 심심찮게 봅니다
물론 개개인의 사유가 있기에 그러려니 할..수도 있지만 그러다 사고라도 나면.. 평생 안고가야 할 흉터가 생겨요
의학기술이 아무리 좋아 외적인 흉은 치료 할진 몰라도 자신의 무지함으로 인한 심적인 상처는 평생을 갈테고
그 상처로 말미암아 삿된 이륜차 선입관을 주변에 심어주게 되죠.
참 아쉽습니다
우리가 나고 자란 이곳에서 남성이야 이리저리 부딪히다보면 자연스래 배운다 하지만
여성에게 있어서 아직까지도 운전이란 것은 남성의 전유물이라 착각하는 분들이 대다수로 보이네요
꼭 숙련자가 아니더라도
여성의 입장에서 운전을 배우고자 할 적에
사심없는 냉정함으로 조목조목 알려 줄 배려가 있다면
이 잡담을 늘어놓는 지금도 어딘가의 도로위에서 자심감이 결부 된 눈치운전을 하고있을 여성 라이더가
한명이라도 줄어들텐데
나부터 바꿔봐야지 하면서도 인연이 닿지 않아선지 주위엔 온통 수컷들뿐이네요.
2주전 노원에서 강남으로 가는 길
부부로 보이는 두대의 바이크를 목격했습니다
남편(?)분으로 보이는 분의 버그만650과
완전군장이란 표현이 맞을 정도로 안전장구 착용에 헬멧 뒤로 보이는 파마 머리가 인상적였던
새차 밴리 여성라이더..
짧은 구간동안 같은 길을 가며 유심히 지켜보니
밴리를 운전하는 여성라이더분과 남편(?)분께선 무선으로 통화를 하시며 운전을 하시더군요
부러웠습니다, 참으로 보기 좋기에 저도 모르게 찰나의 순간 눈이 마주쳤을 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지나쳤더랬죠
운전이란 것은 참으로 즐거운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종종 보이는 어께쳐진 초보 라이더 분들을 보다보면
운전은 흐름이요 소심함 보단 자신감이 우선인데
오지랖에 걱정이 앞서요.. 저러다 사고나진 않을지 행여 뒷차 간섭에 깜짝놀라진 않을지
머리 말리다 주절주절 써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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