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한지는 좀 지났지만 이번에 6사단에서 일어난 사고를 보고 생각나서 써봅니다.<br><br><br>저는 사격장 관리병으로 대부분의 군생활을 보냈습니다.<br><br>보통 행정병은 기술행정병 모집에 지원하여 행정관련 주특기를 부여받고 입대하지만<br>일선 보병부대 행정병(계원)은 주특기가 행정관련 주특가 아닌 경우가 적지 않고<br>저도 주특기는 111,102 M60기관총이지만 행정관련 임무를 수행한 경우입니다.<br><br>사격장 관리병은 평소에는 그냥 일반병으로 생활하다가 담당 사격장에 <br>사격 계획이 있으면 사격장에 가서 표적기계를 운용하고 유지/보수 등을 담당합니다.<br><br>사설이 길었는데 암튼 이번에 6사단에서 일어난 사고를 보고 <br>사고가 일어난건 아니지만 지금 생각해도 어이없는 상황? 썰?이 생각나서 글을 올려봅니다..ㅂㄷㅂㄷ<br><br>사진이 무슨 수를 써도 안올라가서 댓글에 달아야겠네요 ㅠ<br><br>사건?의 전말은 이렇습니다.<br><br>100m 5~8사로에 문제가 있어서 확인을 해야하는 상황이여서<br>사격이 끝나고 복귀 준비할 때 부사수와 사격장으로 올라갔습니다.<br>(사진의 빨간 세모가 저랑 부사수)<br><br>물론 올라가기전 통제간부에게 얘기하고 올라갔습니다.<br><br>올라가서 문제가 있는 부품을 교환하고 있는데 통제탑에서 오더가 내려옵니다.<br><br><b>잔탄 남은거 사격할테니까 현 위치에서 움직이지 말라고요..</b><br><br>이게 무슨 개소린가 싶었는데 표적기계는 전원을 내린 상태고<br>표적에 사격을 할 수 없으니 사격장 가운데 나 있는 길에 <br>500ml 생수병을 가져다놓고 그걸 표적으로 잔탄을 쏘겠다는거 였습니다.<br>(사진의 빨간 동그라미가 가져다 둔 생수통)<br><br>작업하느라 정신없는 와중에 몰랐는데 어느새 생수병을 놓고 갔더라고여...;;<br><br>밑을 보니 이미 사격하려고 엎드려 쏴 자세까지 들어간 상태라 제지는 커녕<br>움직이지 않고 찌그러져 있는거 말고는 방법이 없겠더라구요..ㅋㅋㅋ<br>(사진의 파란 세모가 사격 위치)<br><br>잔탄이 많지는 않아서 대여섯발 사격하고 끝났고 탄이 튀거나 그러진 않았습니다만..<br>이게 진짜 말이나 되는 상황인가 싶었습니다.<br><br>내려와서 동기들한테 들은 얘긴데 그 와중에 잔탄 나눠 가져가서 <br>간부끼리 그 생수병 맞추기로 점심내기까지 했다네요ㅋㅋㅋㅋㅋㅋ<br><br>당시에는 일병된지 얼마 안된 햇병아리이기도 하고 <br>생수병과 8사로까지의 거리가 엄청 가깝고 그런것도 아니라 그냥 넘어갔는데<br>이제와서 생각해보면 그냥 넘어갈 만한 상황은 아니였던 것 같습니다...ㅂㄷㅂㄷ<br><br>사격장 관리병을 17개월 넘게했는데 딱 한번 있었던 일이긴 합니다.<br><br>대부분의 통제간부가 사격장은 위험한 곳이기에 통제도 더 빡세게하고<br>안전수칙도 잘 지킵니다. 사전 경고방송이라던지.. 인근 통제 병력 배치라던지..<br><br>다만 그렇지 않은 간부도 있다는게 문제지만요..<br><br>6사단에서 일어난 사건도 사격장에서 도탄된 총알에 맞아 <br>사망한거라면 얼마든지 사전에 방지할 수 있지 않았을까 너무 안타깝습니다..<br><br>안타깝게 사망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