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시각장애인 구한 해병대 병장 이야기를 보니까... 옛날 일이 생각이 나네요... <div><br></div> <div>때는... 무더위가 한창인 8월 초... 7월말에 특명 받아놓고도 부대 해상침투훈련이 참석하게 되었습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특명 후에는 진짜로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 하는데, 해상침투훈련이라뇨... -.-;;;</span></div> <div><br></div> <div>속으로는 오만 욕을 다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동기(같은 날 입대, 같은 날 특명 받은... 진짜 동기)랑 같이 서해 모처의 해상훈련장에 도착.</div> <div>숙영지 편성하고 어쩌고 하면서 첫날 훈련을 준비하려고 하는데, 대대 주임상사님(우리는 여단 HQ라서 1/4로 나눠서 대대의 훈련에 동참하는데,</div> <div>그 대대의 주임상사님이 평소에도 자주 뵙는 분이죠. 더구나 같이 간 동기가 여단 인사처 '하사관계'라서 더더욱...)이 우리를 보더니,</div> <div>"니네 제대 안 했나? 아직도 군대에 있나??? 말뚝 받은거냐?" 라면서 놀리시고는... </div> <div>첫시간인 몸풀기만 하고서 열외시켜주라고 교관들에게 얘기하더군요.</div> <div>"절마들 사고나면 대대에서 책임져야 하니 귀찮아 지지 않겠습니까요?"</div> <div>(대대 주임상사나 대대본부 계장-보급계, 행정계, 교육계 등등... 이런 보직을 합쳐서 행정보급관으로 바뀜- 급들은 대부분 일등상사(원사)이고,</div> <div>저런 훈련나가면 교관단은 해당 교육-해척조, 레인저, 강하조장 등등- 수료한 중대장, 지역대장급이고 중사, 상사 들이 조교인 구조)</div> <div><br></div> <div>암튼 그렇게 훈련 일과에서 공식적으로 열외된 우리는 따로 할 게 없으니... 다음주에 훈련 참석(이라고 쓰고 참관이라고 읽는)하러 오신다는 여단장님 훈련장내 숙소를 관리하러 미리 내려 온 관사병과 함께 대대 주임상사님 밑에 임시로 편속되어서 숙소 청소니 뭐니 잡무를 봤습니다.</div> <div>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어느 정도 관리 끝나고는 진짜 할 일이 없어서... 부대 훈련장 인근에 위치한 민간해수욕장에 침투해서는 휴양객들 옆에서 놀다가 오고 그랬죠.</div> <div>이제 우리도 며칠만 있으면 민간인이다... 라는 마음과 해수욕장의 민간인(특히... 우리와는 염색체가 다른 그...녀들)과 같은 공간에 있는 것도 좋았고, 해수욕장의 먹거리 또한 우리를 행복하게 했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그 날도 오후에 대충 끝내놓고 일찌감치 넘어가서는 신나게 물장구 치면서 놀던 중, 물때가 되어서 슬슬 넘어가야겠다 하고 준비중이었습니다.</div> <div>(부대 훈련장과 민간 해수욕장 사이에는 뭍에서 바다로 흘러드는 작은 물길이 하나 있는데... </div> <div>이게 밀물이 들어 오면 폭이 엄청나게 넓어지는데다 물살이 꽤 센지라 소주 마시고 헤엄쳐서 건너다가 사망한 사례도 있는 곳이었습니다.)</div> <div>그런데 한쪽에서 웅성 웅성 시끄러운데다가 고함치는 소리도 나서 보니까, 갑자기 들어 오는 밀물에 아이엄마를 포함한 미취학인거 같은 남여 아동1명씩해서 일가족 3명이 제때 못 들어 오고, 저 멀리 갯바위에 올라가 있는겁니다.</div> <div>서해 밀물/썰물 경험하신 분은 알겠지만... 갯바위가 분단위로 잠기는게 보일 정도로 급격하게 차오르죠.</div> <div><br></div> <div>당시는 워낙 예전이라서 어지간한 해수욕장에 다 있는 해경이나 소방 구조대, 안전감시요원 등이 따로 없고,</div> <div>해수욕장 상가 자치회 등에서 파라솔 관리나 하면서 안전감시도 하던 그런 시절이라서...</div> <div>휴양객들를 비롯해서 다들 발발 동동거리는데, 무슨 생각이었는지... 우리 3명 (저, 동기, 관사병)은 들고 있던 매트리스 튜브(야전 훈련시 바람불어서 매트리스로 쓰는 길고 편평한)를 들고서 바로 뛰어 들었습니다.</div> <div><br></div> <div>들어 오는 물때라서 가까워 보이는 갯바위까지 한참 걸리더군요. -.-;;;</div> <div>그 사이에 갯바위도 완전히 물에 잠겨서 아이 어머니는 아이들 태운 튜브 잡고서 겨우 갯바위에 매달려 있는 상태...</div> <div>때 마침 도착해서는 매트리스 튜브에 일가족을 태우고는 되돌아서 다시 백사장에 발을 딛고 나니까 긴장이 풀려서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하겠더군요.</div> <div>저희나 아이 어머니나... 애들은 갯바위에서부터 계속 울고...</div> <div><br></div> <div>암튼 그러고 나니까 퍼뜩 든 생각!!!</div> <div>'아차 우리는 지금 엄연한 "탈영" 상태 잖아!!!'</div> <div>주저 앉아 있는 애들 챙겨서 물길을 헤엄쳐 건넌 후에 숙영지에 몰래 스며든 후에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아무일 없었던듯이 저녁 먹고 일과정리 후에 점호 준비하고 그랬습니다.</span></div> <div>그 날 저녁 일석점호. 보통은 훈련지의 점호라 훈련중 부상자나 내일 교과에 대한 준비 등등이면 끝나는데, 대대장님 전달 사항이라면서...</div> <div>"오늘 오후 인근 삼*해수욕장에서 조수간만시 조난자가 발생할 뻔 했는데, 지나던 군휴가자로 보이는 청년들이 무사히 구했다고 한다.</div> <div>대대 해상훈련 교관단은 과업시간 중의 조수간만에 대해서 사전에 파악해서 면밀히 대비함은 물론 대대병력들도 훈련을 충실히 소화해서 군인의 존재의의인 국민의 안녕을 위해서 언제 어디서나... 즉, 작전 뿐만 아니라 인명구조 등에서 적극 대처할 수 있는 정예 특전병이 되어야 겠다" 라면서 훈시를 전달했음... ㅋㅋㅋ</div> <div><br></div> <div>다음 날 오전에... 대대 주임상사님이 "어제 글마들 너희지?"... </div> <div>전날 저녁에 상가 자치회장(대대장이나 주임상사는 저녁에 훈련장 인근 지역유지나 군수, 경찰서장, 지역 군부대장 등과 식사자리하곤 함)에게 </div> <div>대충 전해 들은 얘기가 촌스런 수영팬티를 동일하게 입고(우리 부대는 각 대대나 본부대, 통신대별로 사제 체육복, 수영복 등이 통일되었음)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부대번호 적힌 매트리스 튜브를 들고서는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상인회에서 고맙다고 저녁 식사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하면서 어디셔 오셨냐고 인적사항을 물어보니까 뒤도 안 돌아보고 부대 훈련장 쪽으로 뛰어간...</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이게 얼마나 급한 마음이었냐면... 보통은 부대쪽에서 물길 건너서는 내륙쪽의 해송림을 통해서 민간해수욕장 입구로 해서 거꾸로 다니고 했는데... 바로 백사장쪽으로 내달린거였습니다. ㅋㅋㅋ)</span></div> <div><br></div> <div>암튼 고생했다고 하시면서 휴가자나 정식 훈련중에 구조활동을 했으면 상부에 보고해서 표창장이라도 받아주겠는데...</div> <div>당신도 열외시켜준 죄가 있어서 가만 있었다... 그러니 니들도 걍 말년에 사람 살리는 좋은 일 했다는 추억을 간직하고 가라... 면서,</div> <div>그날 오후에는 대대 해척조 시켜서 따온 전복하고 훈련장 백사장에서 채취한 골뱅이, 맛 등을 양동이채로 가져다 놓고는 우리 4명 + 오며 가며 지나가던 대대 상사님들 해서... 소주를 거의 두짝... 그것도 예전 25도짜리 두꺼비로만... 마시다가 모래사장에서 얼굴 박고 잔 재밌는 추억도 선사해주셨죠...</div> <div>(아마도... 4명이서 한짝 마셨을 겁니다. 대대 선임하사님들은 중간 중간 왔다 갔다 하시면서 조금씩들만 했으니...)</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