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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military_39793
    작성자 : aeio
    추천 : 64
    조회수 : 11419
    IP : 121.173.***.42
    댓글 : 54개
    등록시간 : 2014/03/13 16:17:41
    http://todayhumor.com/?military_39793 모바일
    군대에서 이빨뽑은 이야기.
    <div> </div> <div> <font size="2">언제부턴가 찬물을 마실때나 딱딱한 음식을 먹을때면 어금니가 찌릿찌릿하고 시리기 시작했다. </font></div> <div><font size="2">입대 전 치료를 받다가 괜찮아져 그대로 방치한 채 입대했는데 치통이 다시 도지기 시작한 것이다. </font></div> <div><font size="2">그도 그럴것이 이미 밖에 있을 때부터 탄산중독이라고 불러도 좋을만큼 음료수를 사랑하던 나에겐 </font></div> <div><font size="2">어쩌면 정해진 수순이었을 지도 모른다. 어려서 부터 충치와 치통을 달고 살았기에 이번에도 시간이 </font></div> <div><font size="2">지나면 나아지겠지라는 생각으로 버텼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상태는 악화되기만 했다. </font></div> <div><font size="2"></font> </div> <div><font size="2">처음엔 뭘 먹을때만 순간순간 시리기만 했던 것이 어느새 가만히만 있어도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font></div> <div><font size="2">주변에서 치료를 받아보기를 권했지만 치과와 화생방 둘중 하나를 택하라면 화생방을 택할정도로 </font></div> <div><font size="2">치과가기를 두려워 하던 나에겐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특히나 군 병원 치과라니.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font></div> <div><font size="2">군 병원 치과에선 마취도 안하고 신경치료를 한다더라. 생니를 뺀치로 그냥 뽑아버린다더라. 라는 </font></div> <div><font size="2">도시전설을 익히 들은 바 있어 내 이빨이 썩어 문드러진다 해도 절대 군대 안에서 치료를 받지 않으리라 </font></div> <div><font size="2">다짐했다. </font></div> <div><font size="2"></font> </div> <div><font size="2">나날이 고통은 심해졌고 주변에서는 더 심해지기 전에 치료를 받으라고 다시 한번 권했지만 </font></div> <div><font size="2">나는 기도로 병을 이겨내겠다. 오늘 밤에 자고 있을 때 이빨요정이 나타나 새 이빨로 바꿔주고 갈것이다.</font></div> <div><font size="2">라며 끝까지 치료를 거부했다. 물론 그런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font></div> <div><font size="2">이제는 잠을 잘 수도 없을 만큼 통증이 심해졌고 결국 내 의지는 꺾이고 말았다. </font></div> <div><font size="2"></font> </div> <div><font size="2">다음 번 외래진료가 있던 날 나는 군 생활 처음으로 군병원이라는 곳을 방문했다. </font></div> <div><font size="2">진료 신청을 하고 진료실 앞에서 기다리고 있자니 점점 초조해 지기 시작했다. </font></div> <div><font size="2">특히 안쪽에서 먼저 치료를 받고 있는 병사의 으어어어하는 신음소리를 들으니 손 발에 힘이 없어져 </font></div> <div><font size="2">제대로 걷기가 힘들어지고 호흡이 가파지고 혀가 마비되는 기분이었다. </font></div> <div><font size="2">그렇게 긴장한 가운데 어느새 내 차례가 다가왔고 나는 숨을 고르고 진료실에 들어섰다. </font></div> <div><font size="2"></font> </div> <div><font size="2">가운을 입고 앉아 있는 군의관의 모습이 내 눈에는 저승사자의 형상을 보는 것 같았다. 아픈 부위를 설명하고</font></div> <div><font size="2">엑스레이를 찍은 후 내 입안을 한참을 들여다 본 군의관은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font></div> <div><font size="2">군의관의 말은 충치가 너무 심해 신경치료는 불가능하고 뽑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font></div> <div><font size="2">그 순간 내 귓가에 마취도 안하고 마취도 안하고.. 생니를.. 생니를... 이라는 고참들의 말이 메아리 쳤다.</font></div> <div><font size="2">심장이 멎는 듯한 기분이었다. 잽싸게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다행히 뺸치는 보이지 않았다. </font></div> <div><font size="2">그대로 울면서 도망가고 싶은 마음을 억누른 채 마취는 하는거냐고 조심스럽게 물었고 군의관은 웃으며 당연히 </font></div> <div><font size="2">마취는 한다고 대답해 주었다. 뽑는 건 간단하니 오래 걸리지 않는다고 자신있게 말하는 군의관의 말에 조금은 </font></div> <div><font size="2">마음이 안정되기 시작했다. 군의관은 그렇게 아프지 않으니 걱정 말라며 초등학생을 어르고 달래듯 날 달래기 </font></div> <div><font size="2">시작했다. 사탕이라도 있다면 쥐어줄 기세였다. 조금씩 닫힌 마음의 문을 열고 나는 그를 믿어보기로 했다. </font></div> <div><font size="2"></font> </div> <div><font size="2">조금 따끔할거라는 말과 함께 마취가 시작됐고 이윽고 입 주변에 감각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font></div> <div><font size="2">자 이제 뽑습니다. 라는 말과 함께 이빨이 당겨지는 느낌이 났다. 그리고 나는 나의 결정을 후회하기 시작했다. </font></div> <div>콱 빠각! 어?</div> <div>군의관의 어? 라는 당황한 듯한 한마디에 난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얼굴을 가린 천때문에 어떻게 된 상황인지 </div> <div>알수가 없으니 미칠 노릇이었다. 그의과늬 와그러으시니꺼? (군의관님 왜 그러십니까?) 라고 이미 한껏 열려있는 입을 놀려 </div> <div>묻자 이빨이 안빠지고 깨져버렸다는 군의관의 대답이 들려왔다. 가끔 이런 경우가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font size="2">말라고 했지만 </font></div> <div><font size="2">왠지 그는 나보다 더 당황한 것 같았다. 그러더니 이제 나머지 이빨을 깨서 뽑아야 한다며 조금 아플수도 있다고 </font></div> <div><font size="2">말을 했다. 미친 그런건 뽑기 전에 미리 얘기해야 하는거 아니냐며 따지고 싶었지만 이미 입안이 기구들로 가득해 </font></div> <div><font size="2">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font></div> <div><font size="2"></font> </div> <div><font size="2">그때부터 한순간 한순간이 공포의 시간이었다. 눈이 가려져 보이지 않고 소리만 들려오니 공포는 더욱 더 커져갔다. </font></div> <div><font size="2">처음엔 나머지 이빨을 붙잡고 한참을 낑낑대는가 싶더니 어느 순간 입에서 땅 땅 하는 돌깨는 소리가 들려왔다. </font></div> <div><font size="2">일정한 리듬으로 땅 땅 하는 소리와 진동이 느껴지는 걸로 봐서는 정 같은 걸로 내 이빨을 깨고 있는 것 같았다. </font></div> <div><font size="2">아마도 내 이빨에서 광맥이라도 발견한 모양이었다. 아오지로 변해 버린 내 입과 군의관의 사투는 한참동안 </font></div> <div><font size="2">계속됐다. 너무 입을 벌리고 있어서인지 침이 흐르기 시작했고 난 되삼키려 했지만 입술이 말을 듣지 않았다. </font></div> <div><font size="2">침은 입을 따라 흘러 전투복에까지 번지기 시작했고 입안은 마취가 풀려가는지 고통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font></div> <div><font size="2">옆에 있던 간호사가 침이 흐르는 걸 보고 침을 닦아 주기 시작했다. 졸지에 부양받는 꼴이 되어버린 나는 고통과</font></div> <div><font size="2">수치심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진귀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마침내 30분에 걸친 작업이 끝나고 나는 고통에서 </font></div> <div><font size="2">해방 될 수 있었다. </font></div> <div><font size="2"></font> </div> <div><font size="2">그리고 우리 부대 내엔 군 병원 에서는 이빨을 망치와 정으로 깨부순다 라는 도시전설이 추가 되었다.</font></div> <div>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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