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오면 눈이 생각나고 <div><br /></div> <div>그 눈을 보면 염병할 제설이 생각납니다. </div> <div><br /></div> <div>제가 있던 곳은 계룡대... 특기는 공병 중장비 운전병... </div> <div><br /></div> <div>하... 니미럴...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05년 겨울, 계룡대는 정말 욕이 나올 만큼 눈이 많이 내렸더랬죠. </div> <div><br /></div> <div>부대 주차장에 쌓아둔 염화 칼슘 140여 포대가 동나는게 순식간이었으니...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계룡대서는 눈이 오면 정말 제대로 비상이 걸리는 곳이 딱 한군데인데, 그곳이 제가 있던 장비과. </div> <div><br /></div> <div>다른데는 다 30분 조기 기상이지만, 장비과는 새벽 3시 기상. 그것도 운전병과 장비병들만. ㅠㅠ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일단 가을 막바지가 되면 구레이다 삽날을 죄다 고무로 바꿔낍니다. 쇠 삽날로 밀다가 </div> <div><br /></div> <div>바닥의 중앙분리선의 야광물체를 다 긁어버리거나, 너무 구석에 붙어서 경계석을 해먹는 일이 없도록. </div> <div><br /></div> <div>그리고 체인 치는 훈련을 합니다. 구레이다에 체인을 1분내에 치는 훈련. </div> <div><br /></div> <div>뭐 별거 없습니다. 쫌 무거운 쇠사슬 꾸러미를 구레이다에서 꺼내서 바닥에 깔고, </div> <div><br /></div> <div>구레이다가 움직여 체인 중간쯤에 오면 구레이다를 멈추고 한쪽 바퀴에 2인 1조로 (즉 한차당 4명)붙어서 </div> <div><br /></div> <div>체인을 결속하는 거죠.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근데 문제는 제설에 차량도 운행을 하는데... 운전병들은 이 훈련을 안합니다. </div> <div><br /></div> <div>아니 못하죠. 우리가 훈련하는 시간에 운전병들은 다들 운행을 나가서 장비과에 없으니... -_ㅠ </div> <div><br /></div> <div>정비병들은 정비하느라 바빠서... </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제설 작전의 일과를 간략하게 일기형식으로 서술하자면... </span></div> <div><br /></div> <div><br /></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눈이 오면 새벽 3시에 당직 하사가 내무실에 들어와 장비병과 운전병들을 살포시 깨웁니다... </div> <div><br /></div> <div>행정반에 대충 신고하고 장비과로 도착하자 마자 구레이다 체인부터 치고, 전 차량의 체인을 다 쳐줍니다. </div> <div><br /></div> <div>제설차와 왕고가 탄 굴삭기, 그리고 장비병 3고 밑으로는 다시 연병장 부근의 흙더미로 갑니다. </div> <div><br /></div> <div>거기서 굴삭기가 제설차에 흙을 퍼 실어주면 나머지 병력들이 염화 칼슘을 들고와서 하나하나 </div> <div><br /></div> <div>정성스럽게 칼로 난도질을 해 흙과 잘 섞이게 뿌려줍니다.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3대의 구레이다에 장비관(중사) 장비병 2고, 3고가 한대씩 타고, 2고와 3고의 장비엔 선탑자가 한명씩 올라탑니다. </div> <div><br /></div> <div>저는 당시 3고... </div> <div><br /></div> <div>왕고는 라디오와 히터가 빵빵한 굴삭기에서 차 올때만 손만 까딱 거리지만, 2고와 3고는 하루 종일 뺑뺑이입니다. ㅡ_ㅠ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드디어 대망의 4시. </div> <div><br /></div> <div>작전이 시작됩니다. 본격적으로 헬 게이트가 열리는 시간... </div> <div><br /></div> <div>당시 제설차량 4대와 굴삭기는 라디오가 나오고 히터가 나오며, 완벽히 외부와 격리되는 따뜻한 환경이지만</div> <div><br /></div> <div>구레이다는 그딴 거 없습니다... </div> <div><br /></div> <div>운전석은 얇은 철판과 유리로만 되어있고, 핸들 옆에 나란히 놓여있는 10여개의 레버는 바닥에 뚫린 구멍을 통해 </div> <div><br /></div> <div>차량 본체와 연결 되어 있습니다. </div> <div><br /></div> <div>게다가 경광등을 외부에 달기 위해 창문으로 선이 빠져 나가니 밑에서 들어온 바람이 운전석을 휘감고 창문을 통해 나갑니다. </div> <div><br /></div> <div>추워 죽겠는데, 앞에 김이 서려서 창문도 못 닫습니다. ㅡ.ㅠ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4시부터 뺑뺑이를 돌기 시작하는데, 장비과 부근을 지나면 우리 병력들이 주변에서 너까래질을 하고, </div> <div><br /></div> <div>우리가 지나가면 바로 장비과 난로로 향합니다. ㅠㅠ </div> <div><br /></div> <div>아... 니미럴...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제 앞으로 싸제 차량이 한대 지나갑니다. </div> <div><br /></div> <div>아마 부대로 긴급히 들어오는 간부나 군무원의 차량이겠지요... 근데 이 망할놈이 지나가는 바람에 </div> <div><br /></div> <div>바닥에 눈이 눌러 붙습니다. </div> <div><br /></div> <div>그것 까지 다 까고 지나가야 하는데, 앞으로 가면 갈수록 바퀴자국이 더욱 많아집니다...</div> <div><br /></div> <div>장비의 속도가 떨어집니다... </div> <div><br /></div> <div>아... 니미럴...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드디어 새벽 6시. </div> <div><br /></div> <div>다른 부대서도 제설을 하려 병력들이 꼬물꼬물 기어나옵니다. </div> <div><br /></div> <div>제설을 하고 있는 그들 앞에 저희가 굉음을 내며 나타나니 눈삽과, 싸리비, 너까래를 높이 들며 환호를 합니다. </div> <div><br /></div> <div>얼싸않는 놈들도 보입니다... 백미러로 슬쩍 보니, 다들 막사로 갑니다.</div> <div><br /></div> <div>아... 니미럴...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해가 떴습니다. 여전히 우리는 뺑뺑이를 돌고 있습니다. </div> <div><br /></div> <div>드디어 제설 작전도에 있는 구역의 제설이 마무리 되고 선탑자가 무전을 때립니다. </div> <div><br /></div> <div>양말을 세겹을 껴 신었지만, 발은 이미 감각이 없습니다... </div> <div><br /></div> <div>무전이 날라옵니다. 눈이 너무 와서 계룡시에서 지원 요청이 들어왔다고... 영외 작업입니다. </div> <div><br /></div> <div>정문으로 향하며 지나가는 식당에는 밥먹고 나오는 병력들이 보입니다.</div> <div><br /></div> <div>아... 니미럴...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눈이 다 눌러붙은 영외 비오큐와 영외 도로 부근의 눈을 겨우 다 까고 막사에 선탑자를 떨궈놓고 </div> <div><br /></div> <div>장비과에 복귀하니 아침 8시... </div> <div><br /></div> <div>바깥에는 칼바람이 부는데, 구레이다에서 내리니 언 발이 순식간에 녹아버립니다... </div> <div><br /></div> <div>모든 장비와 제설 차량이 도착했습니다. 밥을 먹으러 식당에 갑니다. </div> <div><br /></div> <div>너무 늦게 와서 남은 밥을 다 짬시켰답니다. </div> <div><br /></div> <div>고생했다며 컵라면 1인당 1개씩 꺼내줍니다... 한개 더 달라고 꼬장을 시전합니다.</div> <div><br /></div> <div>짜증을 내며 1개씩 더 줍니다. 아침 메뉴는 고기반찬이었는데... </div> <div><br /></div> <div>아... 니미럴...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식사 후 장비과에 도착하니 과장님께서 장비과 주차장 제설을 지시하십니다. </div> <div><br /></div> <div>장비가 돌아다닐 사이즈가 아니라 눈삽과 너까래질을 해야 합니다. 운전병들은 다 운행나가고 또 장비병들만... </div> <div><br /></div> <div>페이로더 한대에 눈을 모아서 실으면 왕고는 그 눈을 슬쩍 딴데다 버리고 옵니다... </div> <div><br /></div> <div>그래도 몸을 움직이다 보니 열이나서 차라리 행복합니다. </div> <div><br /></div> <div>장비과 제설도 다 끝나자 장비 과장님께서 운전병 대기실에서 새벽에 제설 운행을 했던 인원들은 전원 오침하라고 지시하십니다. </div> <div><br /></div> <div>운전병 대기실... 컨테이너로 만든 대기실이지만 </div> <div><br /></div> <div>여름에는 어디서 줏어온지 모르는 90년대 초반의 에어콘이 돌아가고, 겨울에는 뜨끈한 전기 장판이 달궈주며 </div> <div><br /></div> <div>장기판과 TV가 있는 농땡이의 천국... </div> <div><br /></div> <div>점심도 건너뛰고 대기실에서 잠을 잘 계획으로 눕자마자 후임 행정계원이 들어와 저의 허벅지에 살포시 손을 올립니다. </div> <div><br /></div> <div>"00 대대에서 연병장의 눈 좀 치워달랍니다." </div> <div><br /></div> <div>아... 니미럴...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졸린 눈 부릅뜨고 간신히 제설 다 해주고 복귀해서 대기실에 가니 아무도 없습니다. </div> <div><br /></div> <div>모두가 다 끌려나간 상황... 저 구석떼기에 왕고가 둘둘 말고 있던 모포와 베게가 보입니다. </div> <div><br /></div> <div>잽싸게 들어가 스스로 모포말이를 하니 여기가 천국입니다. </div> <div><br /></div> <div>왕고가 들어와서 싸커킥을 날리기 전까지는... ㅡ.ㅠ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일과 종료 때까지 눈 좀 붙일라 하면 연병장 눈치워달라고 연락이 오느라 몽롱하게 버티다가 </div> <div><br /></div> <div>따뜻하다 못해 뜨거운 온돌과 24시간 온수가 콸콸 쏟아지는 막사로 돌아오면 </div> <div><br /></div> <div>군대도 사람 사는 곳이구나 합니다. </div> <div><br /></div> <div>뉴스에서 예쁜 기상 캐스터가 나옵니다. </div> <div><br /></div> <div>내일도 충남지방엔 눈이 미친듯이 내린답니다...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아... 니...미...럴...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전방 만큼은 아니지만, 저도 제설이라면 끔찍한 기억만이 남아있네요... ㅠㅠ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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