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본인은 09년 군번으로 강원도 화천에 있는 모 부대 포병대대 의무대 소속으로 11년 제대한 사람임.</P> <P>눈팅만 하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의무병은 맨날 꿀만 빤다는 그런 생각을 아직도 갖고 있는 듯 해서 글을 적어보기로 함.</P> <P> </P> <P>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포병이나 직속대대 등에 있는 의무병들은 대대 소속임.</P> <P>일반 보병 부대의 경우는 연대 내 의무중대에 소속되어 있고 대대급으로 파견가는 것이기 때문에</P> <P>거기 있는 사람들이 다 아저씨이지만, 우리는 애초에 대대 본부중대 혹은 본부포대(포병이니까) 소속임.</P> <P> </P> <P>본인은 병원급이나 사단 의무대급이 아닌 일반 대대급에 있는 의무병 중에선</P> <P>환자를 많이 본 편이라고 자부함.</P> <P>그냥 평범하게 40도 넘고 그래서 수액 놓고 어디 다치고 찢어지고 이런 평범한 거는 기억도 잘 안남. 많이 있음.</P> <P> </P> <P>자대온지 1주일도 안되서 총맞은 환자 발생.</P> <P>이병 때 맘편히 쉬려고 응급대기 구경갔는데 돌아오려던 순간 손가락 잘린 간부 발생. 내가 직접 거즈로 지혈하며 후송감.</P> <P>09년 겨울 신종플루 빵 터짐. 이 땐 정말 힘들었음. 나랑 동기랑 일병인데 막내. 맞선임이 9개월 차로 이미 상병. 더이상 말하지 않겠음.</P> <P> </P> <P>내가 분대장 달기 전까지는 이정도.. 뭐 가볍게 일어난 환자들이었음.</P> <P>상병 2호봉인가 3호봉인가 때 분대장 담.</P> <P>내가 분대장 단 이후에 특히 환자들이 많아짐.</P> <P>훈련을 갈 때마다 환자가 발생.</P> <P>근데 분대장 달기 직전에 대대장이 우리 말고 후임 보낸다고 갈군적이 있다보니, 그 이후로는 무슨 일이 있던지 간에 무조건 내가 따라감. </P> <P>한밤중에 환자가 생겨서 후송가더라도 병장때도 내가 일어나서 따라감. 모범적인 분대장이었음.</P> <P>어쨋든,</P> <P> </P> <P>작업하다 3~4m정도 되는 절벽에서 떨어진 애도 있었고,</P> <P>여름에 행군하다가 쓰러져서 호흡을 멈췄던 대위도 있었음. 이 땐 정말 식겁함.</P> <P>어느날은 자려다가 급한 발소리에 일어나보니 다른 부대 애들이 우리부대에서 훈련하고 있었는데 애가 쓰러져서 얼굴 근육이 다 굳은 상태로 실려옴. </P> <P>유격 갔는데 두돈반 트럭에서 뒤로 떨어진 애도 있었음.</P> <P>우리는 105mm 포였는데 그 포 옮기다 포에 다리가 깔린 애도 있었음.</P> <P> </P> <P>근데 우리의 정말 큰 문제는 NP환자였음.</P> <P>NP환자는 정신병 진료를 받는 환자였는데, 거의 매번 2~3명씩 이상은 있었음. </P> <P>그 전에는 그냥 과거에 자살 시도 경험이 있고, 우울증이 있는 정도였는데 어느날 큰 환자 둘이 들어옴.</P> <P> </P> <P>한 명은 과학고 출신에 K대 다니던 애였는데 우리 포대에 운전병으로 들어옴. 크게보면 후임이었음. K라고 하겠음. </P> <P>누구나 아는 그 K대였는데, 애가 확실히 머리가 똑똑하긴 했음. 사단 골든벨 이런거 하길래 시켰는데 하루 공부하고 대대에서 일등함.</P> <P>분명 똑똑한 애였는데 애가 적응을 못하고 굉장히 힘들어 함. </P> <P>그래서 의무대에서 데리고 다니는데 항상 그 큰 키에 똘망똘망한 눈동자를 가만히 두지 못하고 눈을 계속 깜빡거리면서 고개를 왔다 갔다 하는 애였음. 그때 이미 난 병장이라 그냥 큰 문제 없이 데리고 있다 전역했는데 나 전역 이후 </P> <P>결국 적응 못하고 대대를 옮길 때 연대장 면담에서 연대장한테 이렇게 말했다 함.</P> <P> </P> <P>"저희 대대는 10가지 문제점이 있습니다."</P> <P> </P> <P>이렇게 K는 우리 부대의 전설 1로 남음. 이후에 대대에 무슨 사태가 벌어졌는지는 내가 말 안해도 누구나 알 수 있으리라 생각됨.</P> <P> </P> <P>전설 2는 이름 이니셜이 LKS였으니 S라고 하겠음. 이 친구는 아저씨였음. S는 이병인데 나이가 25살로 많은 편이었음.</P> <P>얘는 너무나도 많은 전설이 있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우리도 연기라고 의심했었는데,</P> <P>저렇게 연기하느니 그냥 열심히 하는게 더 편하겠다 싶었기 때문에 의심의 눈초리를 거둠.</P> <P> </P> <P>S가 처음 우리에게 온 것은 훈련 이후였음. 간부가 데려왔는데 한쪽 팔이 시퍼렇게 멍이 든 상태였음.</P> <P>간부가 말하길 어디 부딪혔다길래 그냥 파스 발라줌.</P> <P>근데 한 한두달 있다가 이번엔 혼자 내려왔는데 또 팔이 시퍼렇게 멍이 듬.</P> <P>아무리 생각해도 팔 전체가 시퍼렇게 멍이 들었는데, 이게 부딪혀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음.</P> <P>그래서 군의관에게 보고, 대대 전체에 일을 크게 일으켰는데 거기서 충격적인 사실들이 드러남.</P> <P> </P> <P>S가 처음 우리에게 온 그 훈련때... </P> <P>S는 안그래도 머리도 나쁘고 일도 못해서 욕을 계속 먹는 상태였는데, 훈련 중 너무 오줌이 마려운거임.</P> <P>오줌이 마려운데 선임들한테 말도 못하고 혼자 고민고민을 하다가..</P> <P>"아... 오줌 마렵다. 아... 오줌 마렵다... 아... 싼다... 싼다... 싼다..."</P> <P>하다가 쌌음.</P> <P>이건 그 부대에 있던 S의 선임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였음.</P> <P> </P> <P>또 다른 이야기는</P> <P>야간 근무를 나가는데 야상을 빨았던 이병 S가 야상이 없자 일병 선임의 야상을 그냥 입고 나감.</P> <P>몰래 입었으면 몰래 갔다놓기라도 해야 안걸릴거 아님?</P> <P>그런데 당당하게도 자기 관물대에 그냥 넣어 놓음.</P> <P>그러다 걸려서 맞음.</P> <P>그 이후 우리에게 옴. 그래서 일이 커짐.</P> <P> </P> <P>사건이 커지자 인사과에서 S를 데리고 심문같은걸 해서 사건 경위를 파악하려고 햇는데,</P> <P>인사과에 천사인데다가 일도 너무나도 잘 하는 안전관이 토요일에 나와 하루 왠종일 심문을 하고 나옴.</P> <P>그리고 나서 나에게 온 안전관이 이야기를 함.</P> <P>"아오. 나같아도 그냥 저 ㅅㄲ 한대 치고 영창가겠다."</P> <P>말을 할 때마다 누가 왜 언제 어디서 때렸는지가 바뀐다고 함.</P> <P>결국 S는 선임 물건 절도에 구타 유발, 거짓말 등등으로 영창을 가게 됨. 자길 때린 선임 둘 보다도 훨씬 길게.</P> <P> </P> <P>이후 S의 아이큐를 검사했는데, 아이큐가 74가 나옴.</P> <P>왠만하면 쟤가 천재여서 다 꾸민거다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해서 의가사 하느니 그냥 일찍 전역하겠다 싶었음.</P> <P>결국 의가사 전역함.</P> <P> </P> <P>근데 무서운점은 내가 전역한 이후에 환자들이 많이 줄었다고 함.</P> <P> </P> <P>내가 문제였음.</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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