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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gomin_452952
    작성자 : 굴럭
    추천 : 3
    조회수 : 213
    IP : 1.243.***.138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12/10/24 20:26:54
    http://todayhumor.com/?gomin_452952 모바일
    다이어트를 결심하였습니다.(넋두리가 길어요)

    안녕하세요.

    눈팅 위주로 하는 25살 남자 대학생입니다.

    제가 여지껏 살아오면서 큰 결심 몇번 안하고 살았는데...

    드디어 큰 결심을 하였습니다.

     

    다이어트.

     

     

    제가 결심하게 된건 예. 역시나. 다들 생각하시겠죠.

    한 여자 때문입니다.

    그 아이는 오유를 안하리라 믿고 있으니 그 아이는 쭉 몰랐으면 좋겠네요.

     

    이 아이를 처음 본 건 2011년 3월이었을 겁니다.

    제가 과에서 흑인음악 소모임을 했었는데, 제가 전역한 뒤 취소될듯 하던 오티를 갑자기 하게 되면서 공연을 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후배가 그래서

    갑작스럽게 합류하여 공연을 하기 위해 갔죠.

    후발대로 합류해서 가기로 했는데, 그 때 처음 봤습니다.

    그 땐 남친이랑 같이 있더라구요.

    그냥 귀엽게 생겼네.

    생각만 하고 별로 말도 많이 안했어요.

    그렇게 공연을 마치고 나서는 연락도 안하고 연락처도 물론 몰랐구요.

    전 몇달 알바를 하다가 호주에 워홀을 갔고, 올해 초 귀국해서 학교를 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이 아이를 다시 본 게 9월 중순이었습니다.

    알고보니 이 아이도 휴학을 했었더라구요. 올해.

    그래서 그냥 있다는 걸 알기만 했어요. 그닥 인사도 안하고.

    그러다 동아리 정기 공연 때 우연히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말을 나누게 되었고,

    그 이후 몇번 대화를 나누는 정도였습니다.

     

    이 아이가 처음으로 제게 다른 느낌을 주었던 건 동아리 모임 후 회식을 하러 가면서 였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다가 저에게

    '오빠는 담배 안펴요?'

    하길래

    '어, 난 담배 냄새 싫어해서 안 펴'

    했더니

    '아, 좋다.'

    라고 했죠.

    상황상 뭐랄까요. 그냥 별 의미 없는 대화였는데 괜히 혼자 두근 거리는 거 있잖아요.

    왠지 기분이 좋더라구요.

    물론 별 의미 없는 말이었습니다.

    유심히 지켜보니 이 아이는 동아리 내에 다른 후배에게 호감을 느끼는 것 같았거든요.

    누가 봐도 잘 생기기도 했고, 착하고 성격도 좋아서 호감을 느끼게 하는 후배이니 그럴만도 하겠다 하며

    그냥 그 순간을 넘겼습니다.

     

    그러고 나서 며칠 전...

    도서관에서 시험 준비를 하고 있는데 이 아이가 저를 발견하고 물어볼 게 있어서 왔나봐요.

    저도 그 수업을 재수강 하는 입장이고, 다행히도 아는 부분이어서 친절하게 가르쳐 줬습니다.

    그 이후 다른 과목에 대해 제가 물어볼 일도 있고 해서 연락처도 몰랐지만, 단체 대화방에서 추가해서 개인적으로 카톡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겹치게 듣는 과목이 많아서 서로 시험 공부에 대해 불평을 주고 받으며 대화를 주고 받았어요.

    그러다 이 아이가 물어본 부분이 시험에 큰 도움이 되버린 거죠.

    전 그 부분을 할 생각이 없었는데, 덕분에 얻어 걸린 셈이 되버려서

    고마움의 의미로 커피를 한잔 사주기로 했어요.

    그냥 사준다고 한 건 아니고, 작은 것부터 던져서 틈을 보이며 스스로 판을 키우게 만들었던...

     

    그때까진 몰랐어요.

    근데 어제, 다른 전공 과목 시험보는데 이 아이가 좀 늦게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제 옆쪽에 자리가 비어 그 쪽에 앉게 되었는데, 눈을 마주치고 웃으면서 인사를 하는데

    가슴이 쿵 하면서 너무 두근거리드라구요.

    그러고 나서 한 십분을 문제를 못풀고 괜히 뒤척이기만 했어요.

    그때 알았습니다. 아... 내가 얘를 좋아하는구나.

     

     

    하지만 전 이 아이에게 고백을 할 수 없습니다.

    살이 쪄서요?

    물론 그것도 없다곤 못해요.

    그것보다는 제가 스스로 너무 자신감이 없습니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못하는데 누가 나를 사랑하겠는가.

    라고 하잖아요?

    제가 그래요.

     

    전 쓰레기 같은 놈입니다.

    인간 쓰레기 같이 더러운 놈은 아니고, 쓰레기 통에 잘 들어가 있는 쓰레기랄까요.

    뭔가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가지 못하고 시간을 낭비만 하는 존재랄까요.

    비록 중고등학교 내내 억지로 시킨 공부를 따라가다보니 서울에 있는 중상위권 대학에 오기는 했지만,

    그것 말고는 저 자신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 없습니다.

    심지어 대학 와서는 공부도 열심히 안했죠.

    알바해서 돈을 번 것도 아니고

    성격이 좋아서 친구가 많은 것도 아니고

    유머가 있어서 웃길 수 있는 것도 아니구요.

    자신있게 스스로 어필하지도 못합니다.

    여자 사람 앞에서는 솔직히 말도 잘 못하구요.

    심지어 오유도 하잖아요..ㅠ

     

    스스로가 너무 위축이 됩니다.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일단 살을 빼기로.

    그리고 나면

     

     

    고백은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아무리 그래도 아시다시피

    ASKY.

     

     

    만약 고백을 목표로 운동을 하다가 이 아이가 남친이 생기면 그 땐 더 못할 것 같기도 하고,

    남을 좋아하기 전에 먼저 저를 좋아할 수 있는 사람이 되보고자 합니다.

    오늘 시험이 어느정도 마무리가 되서 집에 오는 길에 바로 복싱 도장에 들러 1년치를 끊었습니다.

    차마 무서워서 몸은 못찍고 몸무게 잰걸 찍었는데...

     

    보내고 바로 지운다는걸 보내지기 전에 지운듯.. 사진이 없어요 ㅠ

     

    정확히 현재 97.05kg이었습니다.

     

    설마 이 긴글을 끝까지 다 읽어주시는 분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용기를 주세요(너무 거칠게는 말구요. 상처입습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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