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전 일반병 꿀쟁이 중에서도 탑으로 꼽힌다는</P> <P>의무병 출신입니다.</P> <P> </P> <P>같은 동기인데 자대전입해서 보니 애들은 우리는 유격 했는데 넌 안했잖아라고 욕했는데 전역은 제일 먼저 한 의무병</P> <P>같은 본부포대 소속이지만 다른 선임들이 잘 건드리지 않는 의무병</P> <P>(일반 보병대대는 의무병들이 연대에 의무중대 소속이라 대대로 파견가서 그냥 아저씨지만 포병대대나 직할대는 대대 본부 소속임)</P> <P>경계 근무 나가지도 않고</P> <P>근무라고 해봐야 의무실 내 전화 있는 업무실 내에서 가만히 앉아서 대기하다가 다음 근무자 깨워서 신고하고 오면 들어가서 자면 됐던 의무병</P> <P>(의무중대나 타 부대는 당직을 했다지만 우리는 근무취침이 보장되지 않아서 어쩔수 없이 불침번을 함)</P> <P>훈련 때는 엠블에서 대기 타다가 환자 보고 밤에도 텐트 하나에 의무병 4~5, 군의관, 운전병까지 해서 넓게 자면 됐던 의무병</P> <P>일과 중 아침에 업무 끝내놓으면 환자가 올 때 까지 가만히 앉아서 노가리 까다가 환자 오면 환자 보면 되는 의무병</P> <P>작업해야 된다고 인원 빼달라 본부에서 전화오면 저희 2명은 대기해야 되니 애들 두명 보내드리겠습니다 하고 선임들은 앉아서 노는 의무병</P> <P>제설할 때도 애들 멀리 나갈 때 "야 의무는 어차피 대기해야 된다고 하니까 인원 몇명 줄테니까 앞이나 쓸어" 하면 제일 먼저 쓸고 안에서 애들 올때까지 기다리면 되는 의무병</P> <P> </P> <P>군에 있으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소리 중 하나가 "의무 오늘도 꿀빠네" 였죠.</P> <P>의무병이라고 고충이 없겠습니까?</P> <P>이등병 때 공부할게 너무 많아서 매일 일과중에도 공부를 계속 하는데 저녁에 결산 시간만 되면 선임들이 무섭게 둘러 앉아 이것 저것 물어보는게 너무 싫어서 일과 끝나는게 두려웠습니다. </P> <P>우리부대는 선진병영이라 이등병들도 사지방 다닐 수 있었는데 일병 3~4호봉 될때까지 딱 두 번 가봤어요.</P> <P>주말요? 나 진짜 무한도전 올림픽가요제가 너무 보고 싶어서 하루종일 공부하고 그 때 딱 티비 조금만 보려고 했는데 그 때도 눈치보여서 안에 들어가 공부했습니다. </P> <P>짬먹은 뒤에도 안에서 티비보며 히히덕 대다가 전화오면 뛰쳐 나가고, 환자 오면 뛰쳐 나가고, 급한 환자 생기면 군의관 불러서 사단 의무대 데려 갑니다. </P> <P>2009년 겨울 신종플루 터졌을 때 온도체크 하러 하루에도 2~3번씩 위병소 내려가고, 격리환자들 매일 체크하고</P> <P>올라와보면 감기 걸렸다고 난리나 있는 애들 관리하고 수액 놓다가 업무 다 하고</P> <P>강원도 화천에 추운 날씨에 위병소에서 온도체크 마치고 간부들 퇴근한 다음에 올라오면서 격리 환자들 온도 체크 하고</P> <P>청소시간이 다 되어서 올라와 불꺼진 식당에서 따로 퍼져있는 차게 식은 국은 거들떠 보지도 않고 딱딱한 밥과 냉기나는 반찬으로</P> <P>허기진 배를 채웠습니다.</P> <P>우리는 부사관도 없고 군의관은 거의 진료만 보시는 차별화된 존재이다보니 행정업무에 대한 지휘, 관리, 그리고 책임을 병사인데도 다 떠맡아야 했고</P> <P>군의관이 없는 날에는 지휘통제실 내려가 간부 회의에 참석해서 "의무는 오늘 뭐했나? 한 거 없네. 뭐 맨날 이러지." 라는 소리를 병사가 들어야 했고</P> <P>후임들이 뭐 하나 잘못해놓으면 각 처부 과장들한테 전화오고 가서 욕먹고 그래야 했고</P> <P>정원이 5명인데 인원은 항상 부족해서 4명이서 매일밤 근무를 서다가도 한명 휴가 가면 3명이서 근무를 서야 했고</P> <P>밤에 감기라고 와서 보니 미열이라 약 먹이고 주사 주고 올라가 푹 쉬라고 했더니 간부한테 전화와서 왜 올려보내냐고 열도 있는데 입실시켜서 재우고 한시간마다 온도체크해서 결과보고하라고 하면 근무서다가도 환자 온도 잰다고 들락날락거려 잘 자다가도 계속 깨어나야 했고</P> <P>밤중에 긴급한 환자가 생기면 군의관한테 연락해서 한밤중에 정신없이 사단 의무대로 데려가야 했고</P> <P>사단에서 내려오는 공문, 사단에서 나오는 점검 일일이 병사들끼리 신경써서 잘 준비해서 결과가 좋아봐야 포상은 둘째치고 칭찬한마디 못듣고, 결과 안 좋으면 매일 작전과장, 대대장이 들러 얘들이 깨끗하게 하고 사나 점검받아야 했고</P> <P>행군할 때 군장은 차에 싫고 행군했지만 쉬는 시간, 점심 시간, 갔다 와서도 계속 오는 환자들 보느라 하루 종일 쉬지도 못했고</P> <P>그 놈의 의무대기 때문에 분과끼리 딱 한번만 분과 외출 시켜달라고 얘기했는데 그것도 안된다고,</P> <P>여름에 부대 뒤에 있는 계곡으로 하계휴양 분과별로 보내주는데 의무는 안된다고</P> <P>단지 4명밖에 안되는데 같이 밥 한끼 먹어본 적이 없었고</P> <P>몸도 지치고 마음도 지치지만 다른 병사들보다 편하기 때문에 꿀빤다 욕먹어도 한마디 못하고 버텨냈습니다.</P> <P> </P> <P>힘들단 얘기 어디다 하지도 못했습니다.</P> <P>동기들이나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들은 고충을 이해해주지만 남들이 보면 노는 거 같으니까요.</P> <P>이해합니다. 솔직히 혹한기 훈련때 곡사포대(105mm) 파견가서 거기 포수들과 같이 생활하면서 훈련했는데(파견자 배려 안해주는 선진병영)</P> <P>고생 많이 하더이다.</P> <P>덕분에 발가락에 동상 걸려 왔어요.</P> <P>같은 연대 소속이지만 우리 대대만 GP, GOP를 안올라갔었는데 GP, GOP는 더 고생할거고, </P> <P>155mm는 더 고생할거고 보병이나 공병들, 다른 직할대들도 고생 많이 할거고</P> <P>같은 화천에 있지만 우리보다 27사단이 더 고생할거고</P> <P>화천보다 더 힘든 양구, 인제 등등도 있고, 해안 부대도 칼바람 때문에 체감 온도가 더 낮다고 하고</P> <P>특전부대나 해병대 등등 고생하는 사람 너무 많겠지만 내가 다 자세히 알지는 못해서 여튼 힘든 사람 많습니다.</P> <P> </P> <P>연예병사도 나름대로 힘든 일이 있겠죠.</P> <P>어디든 안 힘들까요?</P> <P>저는 전방에 있어서 힘들었다고 말하지만</P> <P>후방은 안 힘든가요?</P> <P>누구나 힘듭니다.</P> <P>그게 군대 아닙니까?</P> <P> </P> <P>연예병사 힘들다고 하지 마세요. 혹사라뇨.</P> <P>10만원도 안되는 돈 받으면서 주말에도 근무, 밤에도 근무</P> <P>일있으면 밤새가면서 상식적으로는 말도 안되는 이상한 업무들 해야 하는 병사들이 혹사하고 있는거고,</P> <P>겨울에 물도 잘 안나오고, 먹을 것도 못들어오면 밥 먹기도 힘들어 하는 GP/GOP 병사들이 혹사하고 있는거고,</P> <P>아직도 비인간적인 갈굼 들으며 하루하루 버텨나가고 있는 이등병들이 혹사하고 있는겁니다.</P> <P>(요즘 대부분의 선진병영에서는 이등별들이 대접받고 있다 하지만서도..)</P> <P> </P> <P>나도 당신들이 편하다고 비하하진 않을게요.</P> <P>근데 꿀쟁이였던 나도 그렇지만 당신들도 힘들다고 말하면 안되요.</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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