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다음달에 입대를 하는데요.

일주일 쯤 전에 한동안 소식이 뜸하던 고등학교 동창 친구놈이 이틀 뒤에 군대... 간다고 얼굴 좀 보자는거에요.

그래서 의경 복무중인 친구를 포함해서 셋이 닭갈비집에서 조촐하게 만났어요.

뭐 군대 간다기에 만난 것도 있고 남자끼리 만나면 자연스레 나오는 게 군대 이야기잖아요.

제 친구 중에서 요번 2월에 하사로 임관한 친구가 발령받은 5사단 열쇠부대 이야기를 했더니 GOP 이야기부터 시작했는데...

아직 다들 미필인 놈들과 의경인 친구다보니 군대에 대해서 잘 모르잖아요.

어째선지 백골부대로 죄다 이야기가 귀결되더군욬ㅋㅋㅋㅋㅋ

백골부대 나오면 예비군 사이에서는 특전사급이니 어쩌니... 좀 그런 환상이 있더라구요 ㅋㅋㅋ

그런 이야기 듣고 있으니 고생길이 열렸다~ 싶은 생각이 들어서 저도 위로한답치고,

어차피 나도 다음 달에 39사단 신병교육대대로 입영한다고 이야기를 했어요.

그러다가 소맥을 좀 타서 먹고는 살짝 취기가 오르는 상황이 되었죠.

근데 제가 눈치도 없이 막 창원 39사단이라 후방에 떨어질 가능성 높아서 부럽지? 하고 이야기를 했거든요... ㅋㅋㅋㅋㅋㅋ

그랬더니 의경인 친구는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가 있는 봉하마을에서 그 경호업무? 같은걸 한다더라구요.

막 몇 일전에 문재인 전 대통령 후보 님이 오고 그랬을 때 잠깐 바쁘고 했었다더라구요.

제가 경찰행정학과의 재학중이라... 의경쪽 지원도 생각했었는데, 사실 국정원 사건도 있고...

검사공화국 대한민국의 현실을 알고나니까 경찰이란 직업에 대해서 회의감이 들더라구요.

더 예전에는 그 교통신호 조작하고 그런 사건도 있었다죠?

그래서 재학중임에도 경찰이란 직업에 대한 생각을 사실 거의 접었어요.

그래서 의경에 지원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의경인 친구가 "내가 서울에 학교 다닐 때보다 훨씬 집에 자주옴 ㅋㅋㅋ"

구체적으로 의경 이야기를 들으니 제가 괜히 살짝 멘붕이 오더군요.

'나도 의경 지원할 껄 그랬나?;;' 하구요...

그러다가 제가 이틀 뒤에 군대가는 친구도 특정 보직에 지원해서 간다길래 어디로 가냐고 조심스레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155mm 견인포"

Aㅏ...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듣자마자 제대로 멘붕이 오더라구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장간교 조립, 81mm 박격포, 90mm 무반동총과 더불어 육군 4대 꿀보직 중 하나로 불리는 그!!

155mm 견인포를 지원했다고 하더라구요.

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시 생각해도 미치겠네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그 자리에서 인터넷에 찾아보고 지원한거냐고 추궁을 했거든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니까 이 새킈가 우물쭈물하면서 대답을 못하는거에요.

와 진심;;;;; 인터넷에 그런거 뿌린 인간들 양심도 없다고 생각했어요.

순진하게 그걸 믿고 155mm 견인포 지원한 친구...

나중에 그런 꿀보직으로 제대하고 나면 남자들 사이에서 군대 간걸로 인정도 못 받을텐데!;;

괜히 병역비리 저지른 정치인, 연예인, 스포츠선수의 모습들이 제 대뇌의 전두엽을주마등 지나가듯이 지나가더군요.

햐... 진심 멘붕했습니다.

지금쯤 보충대에서 마음 편하게 잘 훈련받고 있겠죠? ㅠㅠ

괜히 저도 양심이고 뭐고 그런데 지원할 걸...

솔직히 부러워서 배가 좀 아파오네요... 햐;;

역시 잘사는 놈은 다른거 같아요.

아버지가 도로공사에 계시고, 어머니는 교수라던데...

돈 많은 놈들은 그런데 지원해서 갈 수 있구나 싶기도 하더라구요.

복합적으로 혼란스럽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