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 요약 있으니 긴 글 읽기 힘드시면 맨 밑을 보시면 됩니다ㅎㅎㅎ
포항시 도심 남쪽으로 '형산강'이 흐르고 있습니다.
포항제철과 포항 도심을 가르는 경계가 되고 있고요.
형산강 주변은 공원으로 녹화돼서 포항시민들이 운동도 하고
행사도 열고 낚시도 하는 등 시민들의 귀한 쉼터가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작년 하반기부터
저도 이 사실을 작년 하반기부터 인식하고 있었고 다시 형산강의 환경이 회복되길 기대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 겨우내 너무 몸이 움츠러들어서 형산강으로 운동하러 갔는데
여전히 형산강 퇴적물에서 수은이 검출돼 어업행위를 할 수 없다는 현수막이 곳곳에 눈에 띄더군요.
쩝.. 하면서 조깅하는데
아니... 거기서 삼삼오오 모여서 여러분들이 낚시를 하고 있는 겁니다. 여기서 1차 멘붕.
그때가 저녁이어서 현수막을 보지 못한 것인가, 아닌데 분명히 작년 하반기부터 지역 뉴스에 계속 보도됐는데ㅠㅠ
뉴스를 잘 보시지 않는건가... 아니면 수은을 좋은 것으로 여기시는 건가...
전 그냥 지나치려다가 수은이 얼마나 몸에 위험한건데 하면서.. 가서 직접 이야기할까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오늘 제가 저분들께 말씀 드려도 계속 이런 일이 발생할 것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1차적으로는 수은이 검출됐다고 해도 낚시를 하는 분들 잘못이지만 포항시청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운동하다가 포항시청 24시간 민원콜센터에 전화해서 민원을 접수했죠.
포항시청에서도 형산강 주변에 현수막도 설치하고 언론에도 계속 보도자료를 제공하는 것을 봐서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아직 많은 분들이 낚시를 하고 계신 것 같다. 행정지도를 부탁드린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근데 그때가 금요일 밤이어서 콜센터 분께서는 담당 직원 모두 퇴근했고 접수는 해놓겠다는 답변만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분들께(가보니 60대 남성들이었습니다..) 가서 여기 낚시 하시면 수은 덩어리 물고기 먹어요 하니까...
엥? 그래? 처음 듣는데? 제가 여기 현수막도 달려있어요 하니까... 그제서야 몰랐다며 정리하셨습니다.
뉴스 좀 잘 보시지...ㅠㅠ 그렇게 뭐 제 오지랖일 수도 있지만 뿌듯했습니다^^
...
그리고 오늘 월요일 방금 포항시청 담당자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그 때 그 민원이었습니다.
답변의 내용은 이러했습니다. 제가 T전화를 써서 자동녹음 기능이 있는데 다시 들어봐도 분명한 워딩입니다.
1. 형산강에서 수은이 발견된 것은 맞고 그 중에서 재첩에서 발견됐는데
어류의 특성상 계속 움직이는 종이고 아직 수은이 심각하다는 확정을 짓기 어렵다.
형산강이 아닌 다른 곳에서 오염될 수 있다.
계속 한달에 한번씩 조사중인데 검출되지 않은 경우도 있다. 10개월이 더 걸릴 것 같다.
(여기서 오류가 있는데 나중에 말하겠습니다...)
2. 처벌할 수 있는 관련 법 조항이 없어서 조례를 만들었다.
근데 아직 조례를 고시하지 못했다. 이유는 1번과 같고 여론 수렴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확실해지면 조례를 고시할 예정이다.
그리고 저는 답변을 듣고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반박했습니다.
환경 조사가 아직 제대로 끝나지 않은 것이라면 형산강이 여전히 수은에 오염될 수 있는 것도 맞지 않은가.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다면 막아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시민들을 여전히 노출시키고 있는가.
조례가 있다면 조례를 고시해서 분명히 낚시 행위를 막아야 하는 것 아닙니까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여론 수렴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 수은이 형산강에서 채취된 것이 팩트이고
수은이 인체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 분명한데 무슨 여론을 수렴하냐고 되물었습니다.
그런데.... 그분께서 그럼 저에게 뭐 낚시를 다 막을거냐고 따지듯이 되묻는겁니다.
전 분명히 관계자도 아니고 그냥 일반 시민이었고 행정지도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을뿐인데
오히려 시청 직원에게 큰 소리를 들어야 했습니다. 결국 저도 목소리가 높아졌죠.
이 통화는 오래 해봐야 의미가 없는 것 같아서 그냥 국민 신문고에다가 직접 할게요~ 하고 끊었습니다.
+
여기서 제가 팩트 체크를 했습니다.
우선 재첩에서 수은이 검출됐다고 했는데요. 재첩은 보시다시피 어류가 아닙니다.
재첩은 하천 주변에서 수심 3m 이내까지 모래 바닥 속으로 파고 들어간 상태로 살아갑니다.
어류는 움직이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오염됐을 수 있다는 주장 자체가 성립이 안되죠.
왜 재첩이야기를 하시면서 어류 이야기를 하셨는지 정확한 경위는 모르지만
전 들은 워딩 그대로를 이야기하면 그렇습니다.
+
도대체 정부 및 자치단체는 언제까지 사건이 터진 후에 수습하는 사후약방문 같은 태도를 취하는 걸까요?ㅠㅠ
모르는 것도 아니고 심각한 걸 알면 제발 액션을 취하길 바랍니다.
수은이 기준치 조금 넘은 것도 아니고 몇백배가 넘었는데요...
그리고 일반 시민이 저렇게 민원을 넣으면 저렇게 따지는 태도를 취하니 민원 하나 제대로 넣을 수 있겠습니까ㅠㅠ
그냥 조용히 살 걸 그랬나봐요...
3줄 요약
1. 형산강은 작년 하반기 수은검출이 돼서 형산강에서 어업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데,
내가 운동하다가 낚시하는 아저씨들을 봤다.
2. 아저씨들게 말씀 드렸고 재발 방지를 위해 포항시청에 민원을 넣었다.
3. 포항시청 관계자 답변은 법적 처벌 조항이 없어서 조례를 만들었는데
아직 환경조사가 끝나지 않았고 어류가 움직이기 때문에(재첩이라면서?)
여론 수렴 후 결정하겠다고 했다!
=> 시민 안전 문제를 이렇게 가볍게 생각하고 민원인에게 따지듯이 되묻는
관계자에게 화가 났다! 이제는 그냥 조용히 살아야겠다... 후..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