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올라오는 글을 보다보니까 번뜩 생각이 났네요. <div>아 물론 저는 미성년자였기 때문에 요즘 그 논쟁과는 별개의 이야기입니다.</div> <div><br></div> <div>별거 아닌 이야기일수도 있어요..</div> <div><br></div> <div>고2때 동네에 있는 사설 독서실을 다녔어요.</div> <div>한방에 7-8명쯤 들어가는 구조였고 남자층이 1층 여자층이 2층인 구조였습니다.</div> <div>남자층인 1층에 총무데스크가 있었고 거기에서 번호를 입력하면 제 자리 스탠드가 켜지는 형식이었어요.</div> <div><br></div> <div>그 사람은 총무일을 하는 성인이었습니다. 대학생인지 졸업생인지 저는 몰라요.</div> <div><br></div> <div>번호를 입력하고 있으면 와서 한마디씩 말을 걸더라구요.</div> <div>뭐 우산이 예쁘다, 밖이 덥지 않냐 그런거요.</div> <div>저는 그냥 아, 예. 예. 하고 말았구요.</div> <div><br></div> <div>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건 제 자리가 가장 구석자리였는데 가보면</div> <div>매일 책상 위에 머리카락? 뭉치같은게 올려져 있었어요.</div> <div>머리카락 모아서 손바닥으로 비비면 모이잖아요. 그거요.</div> <div>처음에는 그냥 우연...? 이라고 생각했는데 버려고 맨날 올려져 있으니까 뭐지... 싶었어요.</div> <div>사실 지금도 뭔지 잘 모르겠어요.</div> <div><br></div> <div>그러다가 점점 '공부하는 게 힘들지 않느냐, 여기 내려와서 해라, 내가 알려주겠다.' 이런식의 말을 걸었어요 그사람이.</div> <div>저는 그럴때마다 아 괜찮아여 괜찮아요 하고 넘겼구요.</div> <div><br></div> <div>어느날 친구랑 휴게실에서 너무 늦게까지 있다가 마감시간인걸 깨닫고 얼른 방에가서 짐을 쌌어요.</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근데 그때 총무가 제 방으로 따라 들어왔고 짐을 싸는 제 옆에 서서 제 사물함 안을 들여다 보면서</span></div> <div>짐이 많다, 들어줄까 어쩌고 하더라구요. 저는 또 아 괜찮아요 괜찮아요 하는데</div> <div>이사람이 제 머리를 만지고 쓰다듬더라구요. 그래서 피했더니 어깨를 만지더라구요.</div> <div>제가 구석쪽에 몰려있었고 무섭기도 했지만 의연한척하면서 일부러 큰 소리로 늦었으니까 얼른 가야겠다고 밀치듯이 나왔어요.</div> <div>다른방에 친구가 있었으니까요. 여튼 그렇게 그날은 넘겼고.</div> <div><br></div> <div>또 어느날은 제가 깜빡 잠이 들어서 또 마감시간까지 있게 됐어요. 아무도 없더라구요. </div> <div>깜짝 놀라서 얼른 짐 챙기고 나오는데 <span style="font-size:9pt;">총무를 여자층 현관에서 마주쳤어요. </span></div> <div>전 최대한 눈을 안 마주치고 신발을 갈아 신고 있는데 계속 뒤에 서 있더라구요.</div> <div>교복 치마 입고 있어서 신경쓰이기도 하고 이 층에 둘밖에 없다고 생각하니까 무서워서 손 살짝 떨면서 신발 챙기는데 그사람이.</div> <div><br></div> <div>"늦게가네?" 해서 제가 "아, 네." 했더니</div> <div>"나 때문에?"</div> <div>이러는 거예요. 순간 쭈뼛했어요. 이게 뭐가 무섭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새벽2시에 아무도 없는 건물에서 둘이 마주쳤는데</div> <div>나는 미자고 상대방은 성인남성인데 전 엄청 무서웠어요. 뭐랄까 심기를 거스르게 하면 무슨 짓을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고.</div> <div>그래서 막 억지로 웃으면서 "공부.. 공부 때문에요." 이러는데 그 새끼가 현관문을 가로막고 서서 안 비켜주는 거예요.</div> <div>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고 눈은 마주치기 무섭고 해서 다른데 보고 있었는데 계속 그새끼가 눈을 마주치려고</div> <div>고개를 이쪽저쪽으로 흔들고 나는 무서워 뒤지겠고ㅠㅠㅠ 근데 마침 아빠한테 전화가 왔어요. </div> <div>아빠가 제가 하도 안 오니까 전화를 했더라구요. 얼른 받으니까 아빠가 독서실 앞에 와있다고ㅠㅠㅠㅠㅠㅠ</div> <div>갑자기 용기가 솟아서 그 새끼 얼굴 똑바로 보면서 "아빠 앞에 와있다고?!" 했더니 그새끼가 비켜줬어요ㅠㅠ</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래서 그 이후로 독서실 안갔는데 친구가 그 총무 없어졌다고 해서 다시 착실히 다녔습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허무하시죠? 그게 뭐가 무섭냐 하실수도 있는데 저는 너무 무서웠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span></div> <div>지금 이 나이 먹고 생각해보면 '뭐하시는 거냐'고 딱부러지게 말했어야 했다 싶긴한데 </div> <div>어렸을땐 그게 안되더라구요ㅠㅠ</div> <div><br></div> <div><br></div> <div>얘기는 끝입니다.</div> <div>결론은 미자한테 껄떡거리는 인간들 지옥에나 떨어져...</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