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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그런30대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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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menbung_34650
    작성자 : 그냥그런30대
    추천 : 10
    조회수 : 903
    IP : 118.130.***.132
    댓글 : 37개
    등록시간 : 2016/07/12 14:25:12
    http://todayhumor.com/?menbung_34650 모바일
    저는 제 결혼식이 기억나지 않습니다.
    옵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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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여기에 처음 게시물을 씁니다
     
    써볼까 생각하면서 이게 멘붕일까 유머 일까 고민했는데
     
    나름 출산 할때도 못 본 노오란 하늘을 봐서 멘붕게에 써봅니다
     
    사무실엔 아무도 없어 음슴체로 갑니다 ㅎㅎㅎ (저도 이런거 해보고 싶었어요 ㅋㅋㅋ)
     
     
     
     
    어찌 어찌 비밀 사내 연애을 하다가 각자 이직을 하면서 결혼이라는걸 하게 되었음
     
    뷰알못인 나에겐 스드메 따윈 저에겐 그냥 돈잔치에 불과 했음
     
    문제는 본인이 다이어트를 하면서 시작합
     
    172에 70 후반대의 몸무게를 가진저로선 생에 처음 다이어트를 시작함
     
    결혼식 날짜는 잡혔고 빠르고 쉽게 가자 싶어서 다이어트 약을 처방받고 4주동안 20kg 정도를 빼게 됨
     
    대망의 드레스 피팅날 본인은 드레스라는 옷의 뒷면이 후크로 도배 되어있는걸 처음 알게 됨
     
    어찌 어찌 더빼면 그나마 날씬 하긴 하겠네 라고 생각함
     
    대충 뭐 골라 보고 (솔직히 뭐가 뭔지 모르겠음 그냥 하얗네, 레이스가 많네, 이정도 생각만 함)  
     
    키가 커서 드레스가 달랑 거리는 관계로 입장할땐 슬리퍼 아닌 슬리퍼를 신고 입장 하기로 하고
     
    대망의 결혼식날!!!
     
    다이어트는 성공 했는데 도우미 분이 웬지 욕심을 내는 거임.
     
    후크 쪽을 한칸만 더 밀면 좋겠는데 숨이 찰 정도로 바짝 땡겨 입히고 립서비스를 연발함.
     
    나 : 저기 원래 다들 이렇게 입나요? 숨쉬기가 힘든데요
     
    도우미 : 어머 신부님 결혼식 얼마 안걸려요.  지금 봐요 너무 날씬하잖아~
     
    .................................................................................아 그런가 보다 라고 넘어간 과거의 멍충이 나에게 돌을 던지고 싶음
     
    어찌 어찌 대기실에 앉았는데 손님은 오고 인사는 하고 방긋 방긋 하며 앉았는데 여엉 숨쉬기가 불편함
     
    아효 끝나면 또 입을일 있겠나 싶어 그냥 저냥 얕은 숨쉬기로 생명을 이어갈 무렵
     
     신랑 신부 동시 입장이라 손을 잡고 입장을 시작함
     
    일단 10만원 주례사 분이 B5 코팅지로된 주례사를 읊으시기 시작하는데 슬슬 신호가 옴
     
    산소가 부족한거임.
     
    앞이 점점 흐려지기 시작하는데 이건 뭐 나도 별생각이 없음
     
    그냥 빨리 끝나기를 빌뿐 그러나가 목이 뒤로 홱 제겨지며 노란 하늘을 봤음.
     
    앞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출산할때도 하늘이 노래 지진 않았음
     
    이상한 상황을 알아 차린 남편이 주례사에게 뭐라고 손짓을 하고 주례사는 코팅지 너댓장을 휙휙 넘겼음
     
    남편이 내손을 움켜쥐고 양쪽 도우미 분에게 콜싸인을 보냄
     
    급 도우미 두분이 와서 뒤에 후크를 열어 주기 시작하는데
     
    숨이 쉬어지기 시작하면서 식은 땀이 줄줄줄  머리위에 올려쓴 레이스가 팔에 감길정도로 땀이니 뭐니 줄줄줄.
     
    후에 들은 이야기 이지만 도우미 분들이 휴지를 들고 와서 얼굴을 닦아줄땐 다들 내가 우는줄 알았다고 함.
     
    그뒤 남편이 친척남자 사람이 축가를 불러주고 뭐 케이크 컷팅도 하고 했는데
     
    난 그 뒤에 기억이 전혀 없음
     
    흐르는 식은 땀과 뒤에서 분주히 내뒤를 수습하던 도우미 분만 기억날뿐
     
    퇴장하고 폐백실로 옮겨서 드레스를 벗고 나서야 정신이 듬.
     
    한복 갈아 입고 절하고 남편이 업어주는 사진을 한방 찍고 (그런 엄청난 일이 있었음에도 업힐땐 다이어트 잘했네 라고 생각함...)
     
    다들 그렇게 후다닥 후다닥 폐백 촬영도 끝나고 식당가서 인사하고 공항으로 가는 차까지 타고 나서야
     
    와아 씨* 두번은 못하겠네 라는 생각이 듬.
     
     
    돌아와서 결혼식 촬영 씨디를 받았지만 아직도 한번도 안틀어 봄..... (2009년)
     
     
    남편은 가끔 " 넌 내가 4년 동안 기대한 결혼식을 10분만에 끝나게 만들었어." 라는 원망을 함.
     
     
     
     
    요약
    1. 결혼식 하다가 산소부족으로 골로 갈뻔함.
    2. 다이어트는 적당히
    3. 결혼은 모르겠지만 결혼식은 두번은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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