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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menbung_32682
    작성자 : 노오오력
    추천 : 7
    조회수 : 583
    IP : 211.36.***.173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6/05/27 00:48:10
    http://todayhumor.com/?menbung_32682 모바일
    해결 방법이 없는 층간소음...ㅠㅠ

    근 몇달간 눈팅만 하다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저는 얼마전 이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새 집에 무슨 문제가 있어서 여차저차 지금 가족들이 갈 곳이 없어진 상황입니다. 다행히 부모님은 외할머니랑, 저는 직장인인 언니네 집에서 약 2달 간 지내기로 했어요.


    처음에 들어갈 때 언니가 저한테 그랬습니다. "여기가 방음은 좀 안되는데 이웃들이 다들 조용해서 괜찮아~" 정말이었어요. 2주 전까지는 층간소음을 느껴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윗집 (저희집은 꼭대기 바로 아래층이고, 윗집이 꼭대기에요)에 갓난애기가 태어납니다. 저는 애기가 그렇게 많이 우는줄 처음 알았습니다. 뻥 안치고 2시간 간격으로 10분씩 울어댑니다. 24시간 주욱 그래요. 하루에 12번을 울어대니 저랑 언니는 초주검이 되었습니다ㅠㅠ


    결국 저희가 오후에 그 집에 찾아갔어요. 이번주 화요일이었네요. 벨을 누르는 그 순간에도 애는 울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이 열리고 집주인 여자분이 완전 조그만 갓난애를 안은 채로 뛰어나오셨는데ㅠㅠ


    눈은 시뻘겋고, 얼굴은 퍼렇게 뜨고, 입술은 이 여름에 다 갈라져서 초주검이 된 상태였습니다... 그래요... 아랫층 주민인 우리도 자살 충동이 드는데 직접 애를 돌보는 어머니는 어떻겠습니까ㅠ 왜 그 집주인분을 보는데 워킹데드가 생각나는지... 언니 말로는 그 분 원래 되게 예쁜 임산부였다던데ㅠㅜ

     
    뭐 본인도 시끄러운거 아셨는지, 한참 어린 우리에게 연신 고개숙여 사과를 하셨습니다. 어쩌겠어요ㅠ 저희도 그냥 별말 없이 돌아왔어요.



    그리고 오늘, 아빠가 언니집에 왔습니다. 저희가 자초지종을 말했거든요. 아빠 말씀이 아마 애엄마한테 상황을 말해봤자 소용이 없을거랍니다. 애 보느라 엄청 예민한 상태라서요. 이건 애 아버지한테 의논을 해야 되는 문제라고요.


    그래서 아빠랑 언니랑 저랑 6시부터 엘베 앞에서 윗집 아저씨 올때까지 대기를 탔습니다. 6시 40분 쯤 역시 잔뜩 초췌해진 아이 아버님을 만났습니다. 아버님도 문제에 대한 자각은 있는 상황이었어요.

     
    아빠는 윗집에서 방음매트 같은걸 깔면 어떠냐고 제안했어요. 그랬더니 그 분이 자기네는 돈이 없다고... 돈이 너무 없어서 아내가 산후조리원도 못가고 집에 왔다네요. 그러면서 자기도 소음 다 안다고, 애기가 티비 소리도 안 들릴 정도로 크게 운다고ㅠㅠㅠㅠ 본인도 귀마개 끼고 거실에서 혼자 춥게 주무신다고 합니다ㅠㅠㅠㅠ


    부부가 다 저렇게 죽을 고생 하는걸 보니 저희도 뭐 말을 더 못하겠더라고요. 아빠는 너희들도 애기였던 적이 있으니 조금만 더 이해해 보라고, 3주째만 되도 좀 덜 울거라고 위로를 해 주셨습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아기는 우네요. 짜증이 팍 오르다가도 초췌해진 아기 엄마아빠 얼굴이 떠올라 짜증도 못내고.. 이럴 경우는 어떻게 해야하나요. 그냥 푸념이나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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