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기분좋게 출근하고 속이 썩네요 ㅠㅠ
시골 텃세텃세 들었는데 오늘 일 겪고나니 진짜 있긴 있구나 싶네요 ㅋㅋ
1. 내가 노인회장인데 말야!
읍면리 지역에서 종이컵제조공장을 운영하고있습니다.. 제가 사장은 아니고 아버지가 하시는 공장이구요. 저는 사무를 봅니다.
제조를 하다보면 한박스가 되지 않는 초과생산분이나(판매할 수 없는 제품), 인쇄등이 조금씩 잘못되어
정품으로 나갈 수 없는 일명 B급 제품들이 있습니다.
일반 판매점으로는 팔 수 없지만, 동네분들이 가끔 사러 오셔서 종이값만 받고 판매하고있는데요.
위에서 말씀드린것처럼 초과생산분이나 인쇄불량품이라 생산량이 많지도 않고 나오는 시기도 일정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동네분들이 사러오셨는데 B급 제품이 없으면.. 어르신들 헛걸음하신게 죄송해서 정품을 B급 가격으로 드리거나 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1-2박스 원가로 나가도 공장입장에서는 사실 큰 손해는 아닌지라.. 그렇게했구요.
아마 이 문제의 노인회장님도 한번 그렇게 정품을 싸게 사가셨던 모양입니다.(처음 구매에는 제가 없었고 다른 직원이 처리했던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느날 또 찾아오시더니 정품컵을 B급 가격에 달라고 하시는겁니다.
그래서 말씀을 드렸죠, 그때는 사정이 이러해서 그때는 특별히 이렇게 해 드린거고 늘 그렇게 드릴 수는 없다.
그랬더니 "내가 여기 마을회장인데, 누가 부탁해서 사러 온거야. 좋은 일 하는건데 그냥 해줘" 식으로 나오시길래
"저희가 요앞에 oo마트에도 납품하고있거든요~ 근데 거기는 만원에 나가는데 7천원에 달라그러시면 저희가 그 거래처를 어떻게봐요~~어르신께서 이해를 해주세요."(가격은 살짝 바꿨습니당)
계속 그러시길래...
"어르신, 어르신 말씀하신것처럼 어르신이 저보다 어른이시니까 이해좀 해주세요~ 이번만 그렇게 드릴테니 다음에는 안돼요~ 아시겠죠??"
하면서 좋게(제 착각이었습니다만 ㅠ) 보냈습니다.
물론 기분은 좀 나빠보이긴했지만 분명 하나 둘씩 받아주기 되면 계속 좀 더 요구할 것 같았습니다.
노인복지관 사회복지사 일을 하면서, 완장두른 어르신들이 "내가 누군데"에 대한 자존심이 엄청나다는걸 이미 익스트림하게 체험했기 때문이져..ㅠㅠ
진짜 일은 오늘 터졌습니다..
선거일이지만, 관련 거래처들은 보통 휴무가 아니라서 저도 아침에 투표끝나고 평소보다 살짝 늦게 출근해서 업무를 보고있었는데
잠깐 확인하러 현장다녀오는길에 그 어르신이랑 마주쳤습니다.
또 볼꺼라 예상하지 않았는데... 공손히 "어떻게 도와드릴까요"하니 바깥사장(이라는 단어를 쓰시더군요)얼굴을 본지 너무 오래됬으니 얼굴을 보러 왔다고 합니다.(아버지랑은 본적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본래 휴무일이고 오늘은 사장님이 출근하지 않았으니 저한테 말씀하시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럼 전화를 걸어달라고 하더군요. 자기가 사업관계로 할 얘기가 있다고.....
근데 느낌이 쎄해서 계속 쉬는날이니 저한테 말씀하시라고 했거든요..
그랬더니, 자기가 ㅇㅇ리 노인회장인데, 여기서 이사를 와서 일을 하고 있으면 노인회관에 와서 들러서 인사도 좀 하고, 그래야하는데 여기사장은 도대체 얼굴 보기가 힘들어서 내가 오늘 얼굴 볼려고 왔다.
순간 "????????????????????? 뭐지?" 싶더군요...노인회관에 와서 인사를 안해서 왔다니???
어이가 우주로 솟아나갈것 같은걸 참고, 응대를 하다보니 저도 목소리가 커지고 그 어르신은 원래 크셨고 ㅋㅋ
따박따박 말대꾸하니 니가 그렇게 잘났냐며 녹음하라길래 녹음하고 계속 싸웠습니다..
왠만하면 참으려고했는데...
"사장 그렇게 살지 말라고 해라!"
"니 부모가 가정교육을 그렇게 하더냐 새파랗게 젊은것이!!"
라고 패드립을 치시길래 당시에는 열받혀서 안싸울수가 없었네요..-_-;
왠지 녹음안해두면 훗날에 없는일 만들까봐 했었구요.
일부 어르신들은 과장하시고 본인에게 유리한점만 얘기할려고 하시거든요-_- 뭐 제말은 거의 듣지도 않으셨지만ㅋ
멘붕인 이유는.. 그냥 싸우다가 가셨구요, 지금 녹음파일 들어봐도 반말을 한다거나 욕을한다거나, 꼬투리 잡힐 일은 없을것 같은데
녹음까지해서 CCTV앞까지 가서 싸울껄 그랬네요. 차라리 한대맞고 경찰서 갔으면 좋았을텐데 그냥가서 고구마..ㅠㅠ
2. 너님은 내 담장의 보험사.
공장건물이 다른 건물이랑 오밀조밀 모여있는데,
공장부지로 들어오는 통로에 콘크리트 벽돌(?)로 통로를 따라 담이 세워져있어요.(그 구멍세개 뚤려있는 ㅍ자 모양의 큰 콘크리트 블럭)
저희 공장 부지는 아니고, 지나가는 길(?) 에 있는건데
그 부지를 소유하시고있는 어르신이 오시더니
"만약 담장이 무너진다면 이 회사에서 책임을 져라" 라고 하시네요.
아니 어르신.. 물론 저희가 잘못해서 담이 무너지면 당연히 보상해 드리는게 맞는데요. 다른 일로 무너지면 왜 보상을 해야냐고 하니까
모른답니다... 어쨌든 우리가 많이 쓰는 통로이니 무조건 우리 잘못이랍니다;
그래서 이웃(?)이고 하니까 괜히 부딫히기 싫어서 대충 얼버무리고 B급제품 달라면 주고 뭐 그러고 지냈습니다...
한번은 매입거래처에서 물건배송오다가 그 벽을 쳐서 담이 무너졌는데
아니나 다를까 저희회사에 와서 벽을 고쳐놓으라고 소리를 지르시더라구요...(그떄까지 저희는 무너진줄도 몰랐어요)
그래서 확인하고, 우리 매입거래처가 그런 것 같으니 그쪽에다 얘기를 해보겠다고해도
무조건 고치라고 샤우팅..
아버지도 워낙 성깔이 있는 분이라-_- 계속 소리만 지르니 알아서 하시라고 하고 말았는데
시청에 소음공해로 민원을 넣드라구요. 공장땜에 시끄러워서 생활을 못한다고...
물론 생트집이었고(그쪽까지 그만큼 소음이 안가요) 시청직원 한번 방문하고 말았습니다..담장도 있고 그만큼 데시벨이 나오지도 않았었구요..
아 담장은 저희 매입거래처에서 보상했다고 합니다.
지금 아버지가 이동네에서 일하신지는 대충 7년, 저는 만 3년정도 되가는데
가끔 소소하지만 사람들 왜이러지 싶을떄가 종종 있어요.
오히려 주변 사업장들은 젠틀하고 그런데 ㅠㅠ 왜 꼭 어르신들이랑만 쌈질을 하게 되는지
사업장이고, 고객이 동네주민이 아니기 때문에 그나마 싸울 수라도 있는데
진짜 그곳이 집이고 어쩔수없이 이웃과 함께 살아야 한다면 그것대로 고역일 것 같습니다.
시골에서 사시고 일하시는 외지인(?)분들 화이팅입니다 ㅠㅠ 저는 퇴근하러 총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