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어머니는 15년넘게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킹크랩과 꽃게를 파셨습니다.
저도 중학교때부터 종종나가서 도와드린 가게이고,
저희 남매를 대학교 등록금도 벌어준 소중한 가게이죠.
그런데 몇해전부터 시장의 주인인 수협은 신축 건물을 짓는다며 상인들과 마찰을 빚어오기 시작했습니다.
한참동안 상인들과 마찰을 빚던 수협은 모든 상인들을 수용 할 수 있는 크기의 건물을 짓겠다며 공사를 시작했지만,
건물이 거의 다 완공될때 까지도 상인들에게 오픈을 하지 않았었습니다.
그러다 지난 설날, 완공된 건물을 오픈하였고 신식 건물은 황당 그 자체였습니다.
기존에 쓰던 4층짜리 수족관은 커녕 1층짜리 수족관도 겨우 놓게 생겼고,
실외기를 달 공간이 없어 수족관의 냉각기를 돌릴 방법 또한 안보이며
자리에 의자를 놓을 공간 뿐만 아니라 포장용 스티로폼 박스를 놓을 공간도 없습니다.
매대 사이가 좁아 옆가게와 바로 붙어있어서 가게 안으로 드나들려면 수족관을 넘어서 지나다녀야하고
서로 등을지고있는 가게 사이엔 벽이 있어 고립되고 답답한 느낌을 주며
와중에 어울리지 않게 크고 화려한 화장실은 상인들의 속을 뒤집어놨습니다.
이미 작년말부터 상인들은 입주 거부를 외치며 데모를 시작하였고
자리 추첨을 거부하였으나, 합의점이 없이 계속된 싸움에 절반정도 되는 상인은 자리를 추첨하여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들어간 사람들도 지금은 정상적으로 장사가 불가능한 상황이지요.
수협측은 일단 들어만 오면 그다음 문제는 천천히 해결하자 하지만
상인측은 최초의 약속처럼 기존 자리만큼의 공간을 확보해달라 요청을 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1/5 수준의 수족관, 좁은 가게, 높은 임대료등의 부담을 안으면서까지 들어갈 이유가 없고,
들어가서 죽나 여기서 죽나 마찬가진데 뭐하러 고생해서 들어가냐 인것이죠.
자리를 늘려달라라고 몇달째 시위를 하고 있지만 수협측에선 그 어떠한 타협도 하지 않고
이젠 기존 상인들을 무단점유자로 간주하며 용역을 동원하여 바닷물과 얼음공급을 끊으려 하고 있습니다.
자식이 되서 도와드리진 못하고 타지에서 맘고생만 하고있느니 하루하루 일이 손에 잡히지 않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