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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menbung_29847
    작성자 : 찬손부르튼손
    추천 : 4
    조회수 : 990
    IP : 112.172.***.140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6/03/22 11:30:26
    http://todayhumor.com/?menbung_29847 모바일
    3~4살 여자애가 밤중에 길거리에서 울고 있어요~

    요즘 사는 재미가 별로 없으므로 음슴체.

    일단 자기소개부터?

    본인은 40을 넘긴 아재임.

    고딩 아들과 초딩 딸을 보유(?)중


    일이 벌어진건 어제 저녁 9시 반경 퇴근길임

    아주 약간의 일상적인 야근을 마치고 눈누난나 집으로 퇴근하는 길이였음

    집에 거의 다 와가는데...

    큰길가에 주상복합 아파트 입구 앞에서 

    3살 정도로 보이는 여자애가 울면서 서있고,

    바로 앞에는 나보다 나이가 더 많아 보이는 아저씨 한번이 어쩔줄 모르고 애를 쳐다보고 있었음.

    더군다나 여자애는 어제 저녁 바람 부는 날씨에 옷이 좀 추워보이게 입고 있었음.

    뭔가~ 하고 그냥 지나칠까하다 혹시나 혹시나~ 싶어서 애가 왜 울고 있네요~ 하면서 다가갔음.

    그랬더니 아저씨가 그러게요~ 응????? 한것임.

    아~ 애가 길을 잃었구나 직감하고,

    일단 애를 달래보기 시작했음.

    쪼그려 앉아서 애를 달래면서 입고 있던 옷도 주섬 주섬 벗어서

    여자애에게 입혀 주려고 하고 있었고, 

    애가 가까운데서 나왔나 확인하려고, 몇살인지, 이름이 뭔지 물어보기 시작했음.

    (바로 경찰에 신고하려다, 잠깐 사이에 부모가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서 일단 그리 한거임)

    그 와중에 애초에 있던 아저씨는 '좋은일 하시네요~' 하고선 횡 하니 가버림.... 1차 맨붕...

    여자애는 울음을 그치기는 했지만, 내 옷을 덮어주면 싫다고 징징대고만 있고, 물어보는 말에 대답은 전혀 할 의지조차 없어 보였음.

    안되겠다 싶어 5분여를 그러다가 일단 경찰(112)에 신고. 바로 출동시키겠다고 답변 듣고 일단 전화 끊음.

    이래 저래 여자애 달래며, 경찰 기다리며, 정보를 좀 캐내보려 시도하면서 5분여나 더 지났을까???

    갑자기 근처에서 아줌마 한마리(사람으로 칭하기 싫음)가 '누구야~ 왜 나왔어??' 하면서

    여자애 손을 잡고, 나를 야려보면서(내가 뭔 납치라도 했나?) 그냥 쌩 하니 가버림.......... 2차 맨붕

    난 다시 경찰(112)에 전화해서 엄마가 애 찾아와서 데려갔다고 신고 취소하고 집으로 다시 옴

    오는 길에 보니 바로 옆쪽 옷가게에 여자애를 카운터에 앉혀 놓은 모습이 보임.

    아줌마 한마리는 20여미터 떨어진 커피숍에서 나온 것으로 보여짐....

    결론은 옷가게를 운영하는지 일하는지하는 아줌마가 애를 재워 놓고 가게를 비운채로 커피숍에서 수다 떨다가

    나와서 뭔 이상한 아재가 애랑 노닥거리는 수상한 장면을 목격하고 얼른 자리를 피한 것으로 보여지는 상황이 되버렸음

    그 후 출동중이던 경찰이 요즘 꼬마애들이 수차례 안좋은 일로 뉴스에 오르내리는 것 때문에 민감해서 확인차 다시 전화를 하셨고,

    엄마가 맞냐고 나한테 물어보는데... 엄마가 맞으니까 애가 웃으면서 따라 갔겠죠라는 답변말고는 할 말이 없었음....


    애 엄마한테 고맙다는 얘기는 듣지는 못할망정 수상한 사람 취급 받은 좋은일하고 기분 나쁜 경험이 맨붕이였음.


    이상...



    출처 어제 본인 퇴근길
    찬손부르튼손의 꼬릿말입니다
    어제 그 여자애가 너무 꼬질꼬질한 옷에 얇게 입은게 참 안쓰러워 보였습니다.

    듬성듬성한 스웨터 목에는 뭘 먹다가 흘린 것으로 보이지 않는 좀 더러운 것이 묻어 있고,

    차가운 손을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해주려고 잡고 있었고, 혹시나 연락차가 써 있는 목걸이나 팔찌가 있을까 하고 

    손목 안쪽으로 살짝 손을 넣어봤는데, 아토피가 너무 너무 심한게... ㅠㅠ

    손 등은 갈라질대로 갈라져서, 내가 이 애 아빠라면 마음이 너무 아프겠더라고요...

    그 와중에도 좀 친근하게 달래 줬더니 울던 것을 그치고, 얼굴에 흘러 내리는 눈물을 손가락으로 닦아 낸 후 

    나한테 '응~~' 하면서 내밀 때는 참....... 

    애는 한순간이라도 놓치게되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엄마라는 사람은 커피숍에서 수다나 떨다니... 쯧......

    나도 아들 어렸을 때 애 엄마가 놀이터 데리고 나갔다가 잠깐 한눈 판 사이에 없어져서

    집사람이 울고불고 전화했을 때가 생각 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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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3/22 11:39:46  112.155.***.219  연애고자님  602665
    [2] 2016/03/22 12:00:37  218.154.***.105  먹는존재  151385
    [3] 2016/03/22 13:02:59  118.223.***.203  천팔배  309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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