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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menbung_23147
    작성자 : 으냥
    추천 : 2
    조회수 : 323
    IP : 182.219.***.5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5/08/29 10:09:01
    http://todayhumor.com/?menbung_23147 모바일
    모기의 난
     
    ※ 이 글은 금일 오전 1시경 부터 현재까지의 작성자가 직접 겪은 사태를 일기의 형태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 참고로 본 작성자는 사회 생활에 충분히 지장을 줄 불규칙 수면장애를 현재진행형으로 떠안고 있으며
     
    이로인한 스트레스가 적어도 3년 이상 지속되는 중이라는 사실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AM 1:00
     
     모처럼 정상적인 주기에 잠들게 되었다. 얼마만의 기분 좋은 피로감인가.
     이대로 잠들면 늦어도 10시쯤엔 일어날 수 있겠지. 혹시 모르니 알람까지 맞춰 두었다.
     이 페이스라면 적어도 일주일은 아침형 인간이 될 수 있어!
     
     
     
    AM 2:00
     
     얼핏 꿈을 꾼 듯 하다. 하지만 한번도 잠이 들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하다.
     이대로 눈만 계속 감고 있으면 곧 잠들 수 있을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손 끝의 가려움이 의식의 끈을 놓게 허락하지 않는다.
     불길한 예감이 엄습했지만 난 잠들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않으려고 했다...
     결국 얼마 지나지않아 귓가엔 그 소리가 들려왔다........ 이미 늦은 것이다.
     1차 공습이 시작됐다.
     
     
     
    AM 2:10
     
     놈이 활개치는 이상 꿈속의 주민은 나를 결코 반겨주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결론내린 나는 결국 달콤한 잠의 유혹을 뿌리치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형광등을 켰다.
     추적의 시간이다. 이 좁은 방안에 갇혀있는 이상 네놈은 독안에 든 쥐라고 하핫!
     
     
     
    AM 2:30
     
     하핫!은 무슨 좁아터진 방에도 그 작디작은 몸을 숨길 곳은 더럽게 많았다. 결국 놈을 찾아내지 못했다.
     이러다간 희미하게 남아있는 피로감마저 싹 가셔 꼼짝없이 뜬눈으로 일출을 맞이하게 될 거란 예감에 휩싸였다.
     어쩔 수 없지.. 내 굿모닝을 위해서라면 짜디짠 피 몇 방울 정도는 양보해주지.
     뼈를 깎는 심정으로 불을 끄고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
     
     
     
    AM 3:20
     
     다시 잠깐의 꿈을 꾼 듯 했다. 그리고 참으로 절묘한 타이밍이었다.
     그대로 아무일 없었다면 나는 깊고 은혜로운 잠속에 빠질 수 있었으리라.
     정녕 신이 날 버린것인가. 아니면 그저 세상의 모든 모기새끼는 멸종당해야 마땅하므로 개쌍놈들인것일까. 당연히 후자를 믿을 것이다.
     더할나위없이 절묘한 순간의 2차 공습이었다.
     눈 감은채로 소리로만 추적해서 잡아볼까 하는 헛된 희망에 헛된 손질을 몇번 해보곤 결국 다시 일어날 수 밖에 없었다.
     
     
     
    AM 3:45
     
     성공이다!!!!라고 마냥 기뻐하기엔 조금 찝찝하지만 어쨌거나 나의 '방'에서 놈을 몰아내는 것엔 성공했다.
     추적하다 지쳐 화장실에 다녀오는 길 바로 그 순간 열린 문 밖으로 빠져나가는 놈을 목격한 것이다.
     내친김에 잡아 족치려고 했지만 놈은 빠르게 거실의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어쨌거나 방문만 닫으면 게임 끝이다. 조금 시간이 늦었지만. 그래도 이젠 확실하게 잠들 수 있어!
     
     
     
    AM 4:30
     
     ...그래 사실 난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외면했던 것이다.
     안일하게도 설마, 설마의 가능성에 걸어놓았었다. 그건 놈이아니라 '놈들'일거라는 가능성을.
     한 줌의 자비도 없이. 3차 공습은 시작되었다.
     이번 턴으로 모든 것을 끝낸다. 마음 속에 불꽃이 피어났다. 밤샘 따위는 더 이상 신경쓰이지 않았다.
     
     놈은 당연하다는 듯이 불을 켜자마자 귀신처럼 자취를 감추었다.
     모습을 드러내게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되었다.
     그리고 선택한 무구는 수건이었다. 언젠가 어디선가 본 것 같기도 안 본 것 같기도 한 방법이었지만
     이미 온전치 못한 정신상태는 그리 행해야한다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게 만들었다.
     그렇다. 있는 힘껏 휘둘렀다. 온 방안을 휘젓고 다니며.
     
     그리고 참사는 벌어진 것이었다......
     수건을 통해 손으로 전해지는 불길하고 둔탁한 느낌,
     0.2초 후에 들려온 날카롭게 울리는 쨍그랑...
     그렇게.. 형광등 한쪽을 해먹었다. 냉수마찰하듯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샤하게 식는 느낌이 들었다. X벌ㅠㅠ
     
     
     
    AM 5:00
     
     동이 터온다. 터덜 터덜 빗자루를 찾아 헤매었다.
     조용히 쓸어담고, 빨아들이고, 닦기를 반복했다. 혹시몰라 테이프 클리너도 엄청나게 굴려댔다.
     몸도, 마음도 한계 이상으로 지쳐버렸다... 모기는 이미 자취를 감추었고...
     잠든다 해도 이미 난 글렀고... 형광등은 이제 반쪽이고...
     이제라도 잠들 수야 있었지만 더 이상 그러고 싶지도 않아졌다.
     
     
     
    그리고 지금이 되어. 그저 누구에게라도 하소연이 하고 싶었다. 나 자신에게라도....(또르륵)
     
     
     
     
    요약
     
    잣나 힘들게 아침형인간 되려고했는데 모기ㅆ놈의새끼들이 절묘한 타이밍마다 깨워대는 바람에
    잠도 못자고 스트레스는 솟구치고 발광하다 형광등까지 깨먹고 꼭두새벽부터 빗자루질 청소기질 걸레질에 모기도 못잡고 잠도 못자고
    저는...저는 정말이지....................으헝헝헝헝허ㅓ헣엉허으어어어엉으아ㅏ아아아ㅏㅏ아아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한줄요약
     
    모기를 죽입시다 모기는 나의 원쑤 나의 인생파괴자 아ㅏ아아아아 아ㅏㅏ 아ㅏ아아아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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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8/29 10:37:09  58.123.***.115  눈팅만합니다  584987
    [2] 2015/08/29 11:36:41  175.112.***.12  뽀룹뽀룹  546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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