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제가 학교에 들어갈 무렵, 아마도 90년대 초 즈음 이었을 겁니다.</div> <div> 동네가 새로 지어진 신도시였고 부자 동네라고 불릴 정도로 돈 있는 사람이 많은 동네였습니다.</div> <div> 그래서 일까요? 촌지를 무척 자연스레 받는 그런 분위기가 있었습니다.</div> <div> 물론 졸업할 때 쯤, 촌지가 사회적 문제로 불거지면서 보이게 선물을 주고 받는 일은 없어졌습니다. 은연 중에는 있었겠지요?</div> <div> </div> <div> 막 입학했던 시절, 얼굴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나이가 많은 여 선생님은 어린아이가 보기에도 마귀할멈 같은 사람이었습니다.</div> <div> 어릴 때니까 말로 딱 정의내릴 수 없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얼굴에 욕심이 묻었다. 이것만큼 적절한 문구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div> <div> 아이들 이름 하나하나를 부르며 너는 이것, 쟤는 저것. 딱딱 지정해 주었고 누가 보기에도 허름한 옷을 입은 아이들은 따로 자리를 배치했습니다.</div> <div> </div> <div> '선생님 왜 저 친구들은 따로 앉아요?' </div> <div> 라고 누군가 물었을 때 </div> <div> '거지들은 원래 따로 앉는 거야.'</div> <div> </div> <div> 어른이 있었다면 불길함을 예감하고 만류했을 수도 있겠지만,</div> <div> 1학년 아이들만 있는 교실에 선생님 말씀은 곧 법인 상태였기에 아이들은 겁을 집어먹었습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 였지요.</div> <div> 가난한 아이들에게 패악했던 선생님이지만, 촌지를 잘 주는 부모의 아이들은 무척 살갑게 대하는 이중적인 사람이었습니다.</div> <div> (촌지 문제로 뉴스를 보던 어머니가 네 1학년 때 담임만큼 촌지를 받고 요구하는 여자는 없었다고 말했습니다.)</div> <div> </div> <div> 1학년 때의 기억이니 어중간한 건 흐릿하게 기억이 남습니다만, 아직까지도 제가 느끼기에 괴로운 사건이 있었습니다.</div> <div> 그 친구는 조부모 밑에서 자라던 친구였고, 집이 가난했던 아이였지만 밝고 건강한 친구였습니다. </div> <div> 하지만 평소 촌지를 주지 않아 선생님께 밉보이는 친구였죠.</div> <div> </div> <div> 그 날은 스승의 날로 기억합니다. 교탁에 호화스런 선물이 가득했던 걸로 기억합니다.</div> <div> 그땐 오전반 오후반이 나뉘던 시절이니 만큼, 인수 맞춰서 선물을 받았던 지라 선생님 자리에는 봉투가 한가득이었습니다.</div> <div> 밝은 친구는 선물을 준비하지 못했고 수업 중간에 뒷문과 앞문, 창문을 닫고 커튼을 쳤습니다. 갑자기 그 친구를 불렀습니다.</div> <div> </div> <div> 아직도 기억에 납니다.</div> <div> 작고 마른 친구는 정말 개 패듯 맞았습니다. 처음에는 뺨을 후려쳤고, 넘어진 아이에게 구둣발로 발길질 했습니다. </div> <div> 살고 싶어서 도망가기 위해 움직이니 머리채를 잡고 바닥에 짓뭉겠습니다. 울부짖는 소리가 교실을 가득 채웠습니다.</div> <div> 태어나서 진상을 많이 겪었고, 폭력적인 광경도 많이 보았습니다만 그 때 그 선생님의 야차같은 얼굴은 뇌리에 선명하게 새겨졌습니다.</div> <div> 폭력이 짓누른 무겁고 무서운 분위기는 어느 누구도 말릴 수 없었습니다...</div> <div> </div> <div> 여기저기 멍투성이가 된 친구는 울면서 학교를 나갔습니다.</div> <div> 선생님은 가는 친구를 잡지도 않은 채 선물을 가져오지 않은 건 큰 잘못이라고 말하며 당연한 처벌이었다고 말했습니다.</div> <div> 친구는 전학도 못가고 선생님의 핍박을 받으며 지냈고 종례에는 친하게 지내는 아이까지도 힐난하거나 괴롭혔기 때문에 홀로 지냈던 것 같습니다.</div> <div> 그건 아닌 것 같아서 꿋꿋이 친하게 지냈지만, 저희 어머니께 달에 돈 백만원 즈음 받아가던 때여서 저라는 좋은 돈줄을 놓치긴 힘들었겠죠.</div> <div> </div> <div> (촌지를 준 행위는 잘못 되었으나, 학부모들 사이에서 그 친구를 그렇게 때렸다는 소문이 돌았고 내 아이가 이렇게 되면 안된다는 생각에</div> <div> 돈을 준 사람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부모의 직업에 맞춰 일수를 뜯듯 돈을 정해서 말했다고 하니 맛집으로 돈을 많이 벌던 저희 집도</div> <div> 어머니가 돈을 그렇게 주신게 아니라 그렇게 달라고 요구했었다고 하네요.)</div> <div> </div> <div> 아. 친구가 전학을 못 갔던 건 여유가 되지 않기 때문이었습니다. </div> <div> 그 친구는 나이 서른이 다되도록 그 기억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div> <div> 컨디션이 안 좋은 날이면 그 선생님이 꿈에 나타나 자신을 때린다고 하더라고요.</div> <div> </div> <div> 선생님이라고 부르기도 힘든 인간 쓰레기가 아직까지 선생을 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div> <div> 제게도 그 때의 기억은 트라우마로 남아 시시때때로 악몽을 꾸곤 합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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