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안녕하세요.</div>베오베에 올라간 '시댁으로 휴가가자는 남편'을 읽다보니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우리집, 그리고 우리 엄마 생각이 너무 나더군요.</span> <div>사실 시댁으로 휴가가는 내용은 빙산의 일각이구요..글 쓰다보면 아마 우리집, 정확히는 아버지라는 한 인간의 치부가 쭈욱 묘사될것 같은데..</div> <div>뭐 달리 얘기할 데도 없었는데 여기 걍 다 털어놔야겠네요<br><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저희 부모님도 저 부부분과 상황이 다르지 않았습니다.</span></div> <div>결혼 후 설 연휴, 추석 연휴. 항상 먼저 향한 곳은 친가였죠. 3일 중 연휴시작 전날 밤에 친가로 출발. 외가는 항상 마지막날에 방문</div> <div>거기다 매년 여름 휴가 3~4일 정도는 항상 친가로 향했습니다.</div> <div><br></div> <div>솔직히 어릴 땐 뭐랄까..그게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여름만 되면 사촌 형,누나,동생들을 친가에서 보는게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었고</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클때까지도 뭔가 이상한 점을 못느꼈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엄마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러다 뭔가 자기도 이건 아니다 싶었던 시점이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제가 초딩 시절 친하게 지내던 어이의 부모가 외국에서 공부를 하셔서 외국생활을 하다오신 분이셨는데, 여름휴가 얘기가 나와서 엄마가 친가얘기를 해주니까 그분께서 엄마를 의아하게 쳐다보면서 물었다고 하더군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가족끼리 쉬는게 휴가 아니에요? 가서 쉰적이나 있어요?'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때 뭔가 머리가 댕~하고 울렸다는 군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래도 사실 많은게 바뀌진 않았어요 제가 입시준비를 할때되서야 그냥 집에서 쉬는정도? 가족끼리 뭘 해보진 않는 그런 상태가 지속됐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리고 제 입시생활 즈음 해서 엄마가 아버지에게 불만을 터트리기 시작했습니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휴가문제 뿐 아니에요. 이후에도 서술하겠지만 아버지라는 사람 자체가 가지고 있는 몰상식의 문제라고 봐야겠죠. 아마 아버지는 나름 웃기고 황당했을거에요 이십여년 별말 없다가 왜 이제서야 바가지를 박박 긁어대기 시작하는거지?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 후로 몇년간 두 분, 정말 줄기차게 싸워댔습니다. 나는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중이어서 직접 보진 못했지만..꽤 부셔진 물건들도 있었다는군요 </span></div></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러길 몇년이 지나 최근 2~3년은 뭔가 두 사람 모두 서로를..특히 아버지가 뭔가 태도 변화를 보이는듯 하더군요. 생전 대화 별로 없던 부자지간도 뭔가 개선의 여지가 보였었구요. 작년 여름 즈음이었을거에요 같이 치맥하면서 이런저런 얘기하고 나도 속으로,,'그래 나 아니면 아버지란 남자를 누가 이해해주겠나..내가 좀더 살갑게 해야겠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이런 다짐과 평화들은 작년 말 아버지의 불륜 발각으로 모두 산산조각이 나고 맙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페이크였던거죠 불륜의 죄책감으로 비롯된</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전 솔직히 무슨 생각이 들었냐하면</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남자로서 용서를 구하면 힘들겠지만 용서할 의향이 있다, 였습니다. 아버지께서 해외생활을 좀 하셨습니다. 혼자 지낸 시간이 꽤 있구요. 사실 그 나이대 남자가 혼자 외국생활을 한다는게..주변 유혹이 쉽지않죠. 그런 상황을 알기에 이해하려는 맘을 가졌을수도 있었습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근데 그런 맘을 가질 새도 없이 엄마와 저, 제동생의 멘탈을 아주 산산조각을 내더군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엄마에게 바람 아니라고 통화기록 조회하라고 바락바락 성내고 욕하고, 애들한테 니가 이사실을 알릴수가 있겠냐고 겁도많은게 이러면서 비웃는둥</span></div> <div>그러다 엄마가 결국 아버지 보는 앞에서 저한테 전화로 말했습니다. 니네 아빠 딴여자있다고. 엄마 말로는 그때 아버지가 다리에 힘이 풀리면서 털썩 주저앉았다더군요. </div> <div><br></div> <div>시간이 몇 주 흘러서 네 가족이 같이 모인 자리에서도 끝까지 발뺌하고 추잡스럽게 변명만 하고...여기 글로 다쓸수 없을 정도의 저질스런 내용과 양의 대화들이 오고갔습니다. </div> <div>결론은 이거더군요. </div> <div>내가 아는 그 어떤 성인 남성중 최고의 인지부조화 스킬과 최고의 자의적 해석능력을 지닌 사람이었다는것. 이런 인간이 어떻게 회사생활을 30년 가까이 해오면서 밥벌이를 해온건지...</div> <div><br></div> <div>사실 저와 제 동생은 두 분의 이혼을 바랬습니다. 근데 엄마를 보니..뭐랄까 30년 세월을 전업주부로만 살아오신 분이라 혼자 살아간다는 점을 두려워하시는 부분이 있더군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 '내가 저 인간 평생 옆에서 말려죽일거다' 라고...</div> <div>저는 아버지와는 연락을 개인적으로 하지 않은지..반년 넘었네요..원래도 잘 하진않지만 지금은 거의 없는 사람처럼 지내고 있습니다.</div> <div>하소연할데가 몇군데 없었어요 사실..엄청 친한 형이랑 동갑내기 친구 한명정도 빼면..여기나마 이렇게 이 얘기를 털어놓네요.</div> <div><br></div> <div>여러분들은 불륜 하지마세요.</div> <div>당사자에겐 사랑이지만 주변인들에겐 상처일 뿐이에요.</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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