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는 그냥 돌덩어리가 아니라 돌덩어리 안에 살이 있습니다. 고기가 있다는 것이죠. <div>뼈 안에 골수가 있듯이, 치아 안에도 치아의 골수인 '치수'가 있습니다.</div> <div><br /></div> <div>문제는 요 고깃덩어리인 치수를 세균들이 무지하게 좋아한다는 것이죠.</div> <div>또한 치수는 구조적으로 면역력이 매우 약합니다.</div> <div>왜 약하냐면 혈액이 출입하는 문이 무지막지하게 좁습니다.</div> <div><br /></div> <div>그래서 치수가 괴사되어 고름이 생기면 빠져나갈 곳이 없기 때문에 엄청난 통증을 유발합니다.</div> <div>고름이 안 빠지는 여드름 같은 거죠.</div> <div><br /></div> <div>신경치료의 올바른 표현은 '근관치료'이며 일반적인 근관치료의 간단한 정의는</div> <div>"근관내의 조직, 세균, 오염원 등을 최대한 제거하고, 생체친화적인 물질로 충전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div> <div><br /></div> <div>단순히 얘기해서 치아 안의 고깃덩어리를 제거하고 제거된 공간을 그냥 두면 세균들이 침투하니까 다른 물질로 채우는 겁니다.</div> <div><br /></div> <div>근데 이게 무지하게 어렵습니다. 왜 어렵냐</div> <div>신경관(근관계)이 너무 좁고, 휘어있고, 복잡하게 생겼기 때문입니다.</div> <div><br /></div> <div><div style="text-align: 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test2/Sl8c2tUK1PWUoYoO.jpg" width="640" height="458" alt="Figure 1.jpg" id="image_09393436328973621" class="chimg_photo" style="border: none" /></div> <div style="text-align: 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test2/XyiJcSaoh2N2MACQdJbfJv.jpg" width="500" height="667" alt="6a01156e42deab970c014e864b2d9e970d-500wi.jpg" style="border: none" /></div><br /></div> <div>이런 식으로 생겨먹었습니다.</div> <div><br /></div> <div>더 황당한 사실은 저걸 제거하는 행위를 사람의 입 안에서 해야한다는 것이죠 OTL(<strike>치아 빼서 하고 싶다</strike>)</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또 큰 문제가 사람은 사랑니를 제외하고도 28개의 치아가 있고, 치아마다 1,2,3,4 그 이상의 신경관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과,</span></div> <div>신경치료가 엄청나게 자주하는 치료라는 것이죠 ㅜㅜ</div> <div><br /></div> <div>그런데 이게 우리나라는 보험이 됩니다. 외국에서는 대개 고가의 고급진료입니다.</div> <div>왜냐하면 뽑아야 할 치아를 살리는 행위이며 고난도의 술식이기 때문에 고가입니다. 뽑고 임플란트 하는 것보다는 저렴하죠.</div> <div>저렴한 걸 떠나서 살릴 수 있는 치아는 임플란트보다 좋습니다.</div> <div>따라서 "신경치료했는데 몇만원이나 들었어, 돈 밖에 모르는 놈들" 이라고 하시면 정말 의욕 200% 상실입니다.</div> <div>다른 보험 진료도 대부분 마찬가지이지만 신경치료는 특히 저렴하게 진료받는 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div> <div>보험 진료의 진료비는 정해져 있습니다.</div> <div><br /></div> <div><br /></div> <div>이제 신경치료의 치료 행위 순서를 최대한 단순하게 열거하겠습니다. 마취, 러버댐 등 생략</div> <div><br /></div> <div>1. 구멍 뚫기(와동 형성)</div> <div><div style="text-align: 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test2/O7IWQ8Wp1T22fWhbaL6KnzhTU7c9.jpg" width="640" height="428" alt="크기변환_access.jpg" id="image_0326804005773738" class="chimg_photo" style="border: none" /></div></div> <div><br /></div> <div> 시뻘건 치수를 제거하려면 어디로 제거할까요. 제거하려면 필연적으로 치아에 구멍을 커다랗게 뚫어야 합니다.</div> <div>이 구멍을 뚫는 행위때문에 신경치료 후에는 보철물로 치아를 씌우셔야합니다. 신경치료하고 안 씌우면 치아가 쪼개집니다. 그럼 빼야하죠.</div> <div><br /></div> <div>2. 고기 덩어리 제거(발수) or 고름 제거(배농)</div> <div><div style="text-align: 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test2/PDvBTqkd6NHIpDCgQ6crwOLR.jpg" width="590" height="440" alt="pe.jpg" style="border: none" /></div><br /></div> <div> 신경이 아직 살아있다면 구멍을 뚫음과 동시에 시뻘건 선지가 나옵니다. 선지를 본 순간 치과의사는 약간의 안도를 합니다.</div> <div>왜냐하면 치수가 어딨는지 <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감으로만 구멍을 뚫는 것이기 때문에 피를 보면 한단계는 완성한 것이기 때문입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이제 구멍을 정리하고 커다란 고깃덩어리부터 일단 제거합니다</span></div> <div><br /></div> <div>3. 신경관 넓히기(근관성형)</div> <div><div style="text-align: 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test2/YmlLkTxXMAdjEKCpwBPSQBFYQKWQ6Xu.png" width="512" height="637" alt="wld.png" style="border: none" /></div><br /></div> <div> 어금니는 뿌리가 여러개입니다. 그 뿌리마다 신경관(근관)이 1,2개 아니면 그 이상 존재합니다. 그 구멍을 다 찾아야합니다.</div> <div>구멍이 좁으면 입구가 거의 0.5mm도 안됩니다. 그걸 거울로 보면서 찾아야하죠. OTL 사실 감에 많이 의존합니다.</div> <div>신경관을 하나라도 못찾으면 치료는 실패합니다. 아 울고싶다. 다행히 큰 문제없이 넘어가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div> <div>어쨌든 다 찾아서 드릴(file)로 구멍을 넓혀야합니다. 이 때가 가장 어렵습니다. 너무 좁아서 드릴이 부러지는 경우가 많습니다.</div> <div>뿌리 끝으로 갈수록 점점 좁아지는데 끝까지 넓혀야합니다. 그런데 또 뿌리 끝을 넘어가면 안됩니다 OTL</div> <div>덜 들어갔다 or 넘어갔다 의 기준이 0.5mm 이하입니다.</div> <div><br /></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4. 신경관 소독(근관세척)</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div style="text-align: 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test2/R1RLTKqhZqytUWCSTpOD.png" width="620" height="465" alt="naocl.png" style="border: none" /></div><br /></span></div> <div> 드릴로만 구멍을 만들면 잔존 치수나 오염원이 엄청나게 많이 남습니다</div> <div>(치과에서 엄청이란? 1mg, 1mm 같은 것, <strike>사람을 좀생이로 만듭니다</strike>)</div> <div>기계적으로만 제거하면 절대 전부 제거할 수 없습니다. 이 때 마법의 물약을 사용합니다.</div> <div>물약의 성분은 NaOCl 인데 이게 뭐냐하면 <strike>유한</strike>락스입니다. 네, 락스랑 똑같은 성분입니다.</div> <div>락스에 고기를 담궈놓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녹아버립니다.</div> <div>락스가 가끔씩 새어서 입안에 떨어지면 맛이 독합니다. 근데 미량 먹어도 별 상관은 없습니다. NaOCl 에서 O를 빼면 뭐죠? 네 소금입니다.</div> <div>위로 들어가면 소금이 됩니다. 락스 말고도 다른 소독약도 있는데</div> <div>저는 락스 위주로 소독합니다.</div> <div><br /></div> <div>5. 신경관 충전</div> <div><div style="text-align: 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test2/WqemhnfSWM2mWTEmwdvv1Dhqv7bVdS.jpg" width="300" height="321" alt="gp.jpg" style="border: none" /></div> <div style="text-align: 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test2/a8jrH3glKSQ1c53Guv.gif" width="286" height="213" alt="root-canal-filling.gif" style="border: none" /></div><br /></div> <div> Gutta-percha 라는 이상한 이름의 물질이 있습니다.가타퍼차;;; 고무 같은 놈인데 나무 수액이 성분입니다. 골프공 속에도 넣고 하여튼 그런 물질인데</div> <div>인체와 반응하지 않습니다. 생체친화적이죠.</div> <div>이 놈을 빈 공간에 채워넣습니다. 빈 공간을 그대로 두면 세균이 다시 들어오겠죠.</div> <div>전체 근관치료에서는 중요성이 약한 편이지만,</div> <div>X-ray에 이 놈이 보이기 때문에 근관치료의 완료를 판단을 할 수 있는 주된 행위입니다.</div> <div><br /></div> <div><br /></div> <div>신경치료는 받고 나서 일시적으로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div> <div>드릴로 구멍 뚫고, 락스를 부어대니 일시적으로 자극을 받아서 입니다.</div> <div>이때 치과의사에게 " 치료를 받았는데 왜 더 아프냐, 신경 다 죽인거 맞냐?" 라고 하시면 그냥 막 슬프고 그럽니다.</div> <div>조금만 여유를 가져주세요.</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신경치료를 받으시는 분들은, 신경치료가 무슨 치료인지 자세히는 몰라도 대충은 아셨으면 좋겠습니다.</div> <div>그래야 치료하는 사람이나 치료받는 사람이나 편한 것 같아요.</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