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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mabinogi_141513
    작성자 : Elpida
    추천 : 7
    조회수 : 667
    IP : 59.13.***.16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6/04/16 16:12:56
    http://todayhumor.com/?mabinogi_141513 모바일
    닉언죄) 갤러헤드 님, 소설이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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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까지 올려드리기로 했는데 너무 늦어서 죄송해요ㅠㅠ 흑흑
    캐릭터 이름을 안 적어주셔서 오유 닉으로 써보았습니다....... 부족하지만 재밌게 읽어주셨음 좋겠어요ㅠㅠ
    ps. 한글에서 복붙했더니 엔터가 하나도 안 먹었네요... 수정수정!
     
     
     
     
     
    * * *
     
     
    “톨비쉬.”
     
     
    망설임이 가득 담긴 목소리. 톨비쉬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그래도 웃으면서 돌아본다면 이 소심한 밀레시안은 또 말을 고르지 못하고 쩔쩔 맬 것이다. 헛기침으로 표정을 갈무리한 톨비쉬는 짐짓 걱정스러운 기색을 띤 채 슬며시 고개를 돌렸다.
     
     
    “무슨 일이십니까?”
     
     
    그렇게 돌아본 갤러헤드는 후드를 푹 뒤집어 쓴 모습이었다. 뭐가 걱정이어서 저 밑에 숨은 걸까. 톨비쉬가 차분히 기다렸다. 보채서는 들을 말도 못 듣는 법이다. 양손으로 후드 끝을 잡고 제자리에서 몇 번 발을 구르던 갤러헤드는 결심한 듯 고개를 치켜들었다. 호박색 눈동자가 단호하다.
     
     
    “벨테인 조의 아이들은 온전히 내 소관이지?”
     
     
    톨비쉬가 잠깐 인상을 찌푸렸지만, 갤러헤드가 미처 발견하기도 전 평소의 잔잔한 표정이 그를 덮었다. 톨비쉬가 뭐라고 말을 꺼내야 할지 고민하는 동안, 갤러헤드는 방금 전까지의 망설임이 무색하게 말을 다다다 쏘아냈다.
     
     
    “어쨌든 내가 아는 선에서는 톨비쉬가 가장 높은 지위니까 건의하는 거야. 밀레시안이 너무 깊숙이 관여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들어봐. 나는 우리 아이들이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보거든. 근데 지금 같은 훈련체계로는 그게 다 발휘가 안 된다고.”
     
     
    우리 아이들. 톨비쉬가 곤란한 듯 검지로 자신의 미간을 두어 번 문질렀다. 갤러헤드는 이제사 눈치를 보듯 다시 후드 끝자락을 만지작거렸다. 후드 아래로 비집고 나온 금발이 갤러헤드의 한숨에 파르르 떨렸다. 그렇게 고민하면서도 갤러헤드는 말을 끝까지 이었다.
     
     
    “합동훈련을 시키고 싶어.”
    “합동훈련……말입니까.”
     
     
    톨비쉬가 고민하는 반응을 보이자 갤러헤드는 기쁜 듯 웃으며 후드를 벗어젖혔다. 머리 한쪽을 핀으로 고정시켜둔 것이 무색하게도 산발이 되었지만 그는 신경을 쓰는 기색도 없었다. 갤러헤드가 합동훈련의 장점에 대해 일장 연설을 시작했다. 톨비쉬는 그 말을 열심히 들었다. 들었을 거다. 아마도. 뭐, 그의 경청 태도와는 상관없이 답은 정해져 있으니까.
     
     
    “상부에 말씀은 드려보겠습니다. 다만 받아들여질지는 저로서도 확신할 수 없군요.”
     
     
    다만 저 기대 어린 눈빛이 재밌으니까. 갤러헤드가 아쉬운 듯 혀를 한 번 차고는 톨비쉬의 팔뚝을 장난스레 팔꿈치로 툭 쳤다.
     
     
    “믿는다, 알지?”
     
     
    안다. 그게 뿌듯하다. 톨비쉬가 고개를 끄덕이며 갤러헤드의 흐트러진 머리를 정돈해주기 위해 손을 들어 올리는데, 저편에서 발랄한 목소리가 울렸다. 갤러헤드가 그에 반응하여 고개를 돌리는 바람에 톨비쉬의 손이 허공을 짚었다.
     
     
    “갤러헤드 님!”
    “어, 알터.”
     
     
    후다닥 달려온 알터가 웃으며 갤러헤드의 한쪽 손을 꼭 잡았다. 톨비쉬는 찌푸린 미간을 가릴 겸, 머쓱해진 손을 움직일 겸 해서 머리를 쓸어 넘겼다. 너무 오냐오냐 키운 게 틀림 없다. 물론 알터는 귀엽고 꽤 괜찮은 단원이지만…….
     
     
    “정말로 너무 중요하게 여쭤볼 말씀이 있어요. 잠시 시간 괜찮으세요?”
     
     
    꼬리라도 튀어나올 기세로 갤러헤드에게 말을 걸고 있음에도, 분명 톨비쉬를 견제하고 있다. 저걸 일부러 티내는 건지, 감추질 못하는 건지 구분이 안 간다. 톨비쉬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단호하게 알터의 견제를 잘라냈다.
     
     
    “지금은 벨테인 조와 관련해서 나와 대화하던 중이었는데 말이죠, 알터.”
     
     
    불만이 가득한 표정이다. 많이 컸다. 톨비쉬가 그림같은 미소를 지으며 갤러헤드의 어깨를 짚자 갤러헤드는 정말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톨비쉬에게 시선을 돌렸다.
     
     
    “얘기 끝난 거 아니었어?”
     
     
    톨비쉬의 미소에 금이 갔다.
     
     
     
     
     
     
    * * *
     
     
     
     
     
     
    알터는 알터 나름으로 기분이 좀 그랬다. 다들 톨비쉬에게 속고 있다. 저렇게 다정한 얼굴, 부드러운 미소, 정중한 말투를 하고서 속으로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짐작도 할 수 없다. 추궁하면 부정하지도 않으면서, 꼭 톨비쉬를 몰아가는 사람이 나쁜 것 같은 기분을 들게 하는 고단수다. 알터는 그걸 본능적으로 느꼈다. 동류니까.
     
     
    스카하의 잿빛 풍경 속에서 갤러헤드만 온통 하얗다. 알터는 우울한 생각에 잠겨 있다가도 그를 보며 웃음이 실쭉 흘렀다. 그런 뜬금없는 웃음에도 갤러헤드는 그러려니 했다. 워낙 자주 있는 일이다.
     
     
    “갤러헤드 님, 머리가 좀 흐트러졌어요.”
     
     
    알터는 제 위치를 잘 알았다. 그게 마음에 드는 건 아니었지만, 이왕 가진 위치를 활용하는 방법도 잘 알았다. 절대 먼저 손을 뻗지 않고, 그가 내밀어주는 손에 기뻐한다. 갤러헤드는 멋쩍은 손길로 자신의 머리를 몇 번 정리하다가, 도로 후드를 뒤집어썼다. 새하얀 옷에 대비되는 검은 후드가 빛바랜 금발을 가렸다.
     
     
    “중요하게 할 말이란 건 뭐야?”
    “음, 그게요…….”
     
     
    알터가 우물쭈물 말을 고르는 시늉을 했다. 얘기가 길어질 것 같은 생각에 갤러헤드는 두리번거리며 앉을 장소를 물색했다. 알터는 그런 갤러헤드의 뒤를 따르면서 자신의 후드를 까맣게 염색해볼까 진지하게 고민했다. 음. 기분이 좋을 것 같았다.
     
     
    “일단 여기 앉아서 얘기해보자. 말하기 어려우면 천천히 해도 괜찮으니까.”
    “흰 옷 입으셨으면서 아무데나 앉으시면……! 옷이 더러워져요!”
     
     
    대충 적당한 크기의 바위에 걸터앉은 갤러헤드를 보고 알터가 호들갑을 떨었다. 갤러헤드가 웃음을 터뜨리며 손을 저었다. 괜찮아, 괜찮아. 알터는 몇 번 고민하듯 그 앞을 왔다갔다 하다가, 결국 별 수 없이 갤러헤드의 옆에 털썩 앉았다.
     
     
    “갤러헤드 님은 밀레시안이시잖아요…….”
     
     
    알터는 가벼운 듯 무겁게 운을 띄웠다. 갤러헤드는 그 어조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어떤 말이든 들을 준비가 되어 있다는 뜻일 터였다. 알터가 푸스스 웃었다. 이런 모습이어서 반했다.
     
     
    “밀레시안에게 성별은 크게 의미가 없다고들 하는데, 음……. 모든 밀레시안이 다 그렇게 생각할까요?”
    “글쎄. 사람마다 다르지. 나라고 모든 사람들 생각을 다 아는 건 아니니까.”
     
     
    갤러헤드가 검지로 콧등을 긁었다. 알터가 그를 처음 만나, 그 앞에서 열렬한 팬심을 드러냈을 때도 저런 반응을 보였다. 분명히 곤란할 텐데도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 그러니까 자꾸 주변에 이상한 사람들이 꼬인다. 갤러헤드의 머리를 쓰다듬기 위해 움직이던 톨비쉬의 손을 생각하며 알터가 아랫입술을 질끈 물었다. 그걸 미처 말하지 못한 고민이 있는 걸로 받아들인 건지, 갤러헤드가 알터의 삐친 머리를 가볍게 토닥거렸다.
     
     
    “그런데 성별은 갑자기 왜?”
    “저는 갤러헤드 님이 좋아요!”
     
     
    다른 건 몰라도, 이것 하나만큼은 올곧은 진심이다. 갤러헤드가 알터의 머리에 손을 얹은 채로 눈을 멀뚱히 떴다가, 목젖이 보일 만큼 큰 웃음을 터뜨렸다.
     
     
    “알아, 알아. 처음부터 그렇게 쫓아다녔잖아.”
    “그, 그게. 부담스러우셨다면 죄송해요. 그렇지만, 진짜 팬이었어요. 그리고 지금은 더 그래요! 예전에는 신화에 나오는 영웅 같은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지금은…….”
     
     
    어디에 가둬버리고 싶을 정도로 좋다. 나만 보고 싶다. 그를 쳐다보는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든 해버리고 싶다. 자신의 어디에 이런 독점욕이 있었는지 놀라울 정도다. 이런 마음을 알아주었으면 하다가도, 알리기 싫기도 하다. 표정관리가 안 될 것 같아 알터는 고개를 푹 숙였다.
     
     
    “지금은 옆집 형 같지? 알아. 벨테인 애들도 요새 얼마나 기어오르던지. 뭐, 디이는 원래도 좀 까불까불한 끼가 있었지만.”
    “걔들은 너무 건방져요.”
     
     
    어두운 목소리에 음습한 본심이 담겨 나갔다. 갤러헤드가 당황한 듯 어? 하고 되물었다. 알터가 급하게 고개를 치켜들고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제가 갤러헤드 님의 조원이었다면 매일 따라다니면서 뭐든 다 했을 거예요!”
    “그거 참, 아벨린이 들으면 서운할 소리네.”
     
     
    갤러헤드가 알터의 어깨를 퍽퍽 쳤다. 왜 우리 얘기를 하는데 자꾸 다른 사람이 등장하는지 모를 일이다. 알터가 심통이 난 채로 입을 다물자, 갤러헤드가 더욱 당황한 기색으로 알터를 향해 상체를 기울였다. 야, 야아, 하는 목소리가 적당히 떨려서 듣기 좋다. 알터가 자신의 널뛰는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있는 동안 갤러헤드는 알터가 어느 부분에서 삐진 건지 추측하기 위해 맹렬히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어……. 알터?”
    “네.”
     
     
    삐진 와중에도 대답은 꼬박꼬박 잘 한다. 그게 귀여운데, 귀엽다고 웃기에는 삐진 게 마음에 걸린다. 뭐지. 알터가 내 조원이 되고 싶은 건가.
     
     
    “근데, 알터. 너 내 조원 되면, 나랑 1년에 한 번밖에 외출 못해.”
     
     
    알터의 턱끝부터 눈동자까지, 서서히 충격이 물들었다. 그 섬세한 표정 변화가 귀여워 갤러헤드가 목으로 웃음을 삼켰다.
     
     
    “만약 내가 다른 애들 데리고 외출하면, 너는 다음 해까지 기다려야 하고. 대화도 하루에 한 번밖에 못하고.”
    “안돼요!”
     
     
    알터가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 갤러헤드가 결국 참지 못하고 제 허벅지를 치며 웃음을 터뜨렸다. 다른 사람들이 왜 그렇게 자신을 놀리려 드는지, 알터와 얘기하다보면 뼈저리게 깨닫는다.
     
     
    “지금은 알터가 열심히 훈련한 덕분에, 다행스럽게도 나랑 시간 날 때마다 대화할 수도 있고, 외출도 할 수 있고. 와, 좋다. 그치?”
     
     
    알터가 한숨을 포옥 내쉬며 다시 갤러헤드의 옆에 주저앉았다.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지금도 그를 독점하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해 갈증이 나는 판인데, 하루에 한 번 대화라니. 아마 자신은 미쳐버릴지도 모른다.
     
     
    “그래서, 성별은 왜? 내가 너 징그럽다고 할까봐 물어본 거였어?”
    “그, 네에…….”
    “갑자기 왜? 여태 잘 쫓아다녀놓고.”
     
     
    그야, 톨비쉬에게서 갤러헤드를 떨어뜨려놓을 구실이 필요했을 뿐이다. 그렇지만 솔직히 말할 순 없으니 알터는 아벨린을 팔기로 했다. 말을 고르듯 입술을 몇 번 우물거린 알터가 가만가만 말을 만들었다.
     
     
    “조장님이……. 다 큰 남자가 그렇게 따라다니면, 질릴, 질릴지도 모른다고…….”
     
     
    그런데 말하다보니 서러웠다. 실제로 그런 말을 듣기도 했다. 갤러헤드가 자신에게 질리면 어떡하지. 그런 걱정 때문에 제 마음을 고백하지 못하고 있기도 했다. 지금처럼, 조금 아슬아슬하지만, 지금처럼이라도.
     
     
    “그럴 리 없잖아. 다른 사내 녀석이 그런다면 좀 징그러울지도. 근데 넌 귀여우니까 괜찮아.”
     
     
    그래, 이런 말을 들을 수 있다면. 더 참을 수 있을 거다. 알터가 환하게 웃었다.
     
     
     
    출처 제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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