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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새바람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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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mabinogi_133191
    작성자 : 냥파스!
    추천 : 18
    조회수 : 760
    IP : 125.129.***.222
    댓글 : 13개
    등록시간 : 2015/10/14 12:02:45
    http://todayhumor.com/?mabinogi_133191 모바일
    닉언죄) 나의 기사단, 특별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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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나의 기사단, 특별한 이야기
    * 늘 그러하듯 망상주의, 긴 글 주의, 오글주의

    :: 스크랩입니다님의 키워드를 가지고 글을 써보았어요. 
    :: 성별: 남/ 단원: 로간 / 분위기: 찌통/ 키워드: 공중정원/날 밀어내는 건 그 온기였어/가치와 무가치

     



    " 저를 방출해주십시오. 조장님. "

    " ..... 로간,  나는 있잖아. 네가 쓸모 없어졌다고 생각하지 않아. 노력하면 분명 ...  "

    " 조장님도 슈안씨에게 들으셨잖습니까. 저의 상태에 대해서. 이대로는 기사단 전체에 짐이 될 뿐입니다. "


     그는 무언가 말하려다 이내 입을 다물고 등을 돌려 가버렸다. 나올 때는 함께였지만, 돌아갈 때에는 혼자였다. 나도, 그리고 그 역시도. 그가 서 있던 자리에는 움푹 패인 발자욱만이 남았다. 이제 정말 혼자가 되었구나. 문득 절감한 그 사실 하나가 피부를 에이는 겨울 바람보다 더욱 서늘한 창이 되어 나의 왼쪽 가슴을 꿰뚫는다. 마지막은 늘 초라하다. 그녀를 떠날 때도 그러했고, 지금 떠나는 당신을 지켜보는 때에도 그러하다. 나는 얼굴을 깊숙이 목도리에 묻으며 당신을 생각했다. 온전히 당신만을 생각했다. 나직이 불러본 당신의 이름이 한 웅큼의 입김이 되어 목도리의 올 사이로 흩어졌다. 아브 네아 호수 전체에 눈이 내렸다. 아니, 세상보다 넓게 눈이 내렸다. 하얗게 세상을 덮어버린 눈 속에 오도카니 서서 메아리처럼 울리는 당신의 마지막 말을 곱씹었다. 


     방출. 언젠가는 그런 날이 올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나는 분수를 잘 아는 인간이었다. 그렇게 믿으려 무던히도 애를 썼다. 그것은 어떤 방어 기제와도 같았다. 그가 나의 방출을 명하는 때에 그 아픔과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만들어 놓은 퇴로. 스스로를 상처입히지 않으려 끊임없이 겸손을 떨었고 자신을 낮췄다. 더 훌륭한 조원이 들어온다면 대의를 위해 당신의 옆 자리에 서는 것을 양보할 수 있다며 자신의 진심을 거짓으로 포장해 버렸다. 그런 나의 언행은 당신의 조에서 퇴출되어도 그것은 내 자신이 부족하기 때문이지 당신의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은 아니라고 납득하기 위한 일종의 발버둥이었다. 그리고 오늘, 산책을 나온 호숫가에서 방출을 먼저 입에 올린 것은 당신이 아닌 나였다. 나는 가장 최악의 방법으로 당신과 나 자신에게 상처를 입혔다. 사람 좋은 당신을 생각해 스스로를 잘라내고자 했다.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마지막 배려이자, 앞으로도 영웅이라는 무게를 짊어질 당신을 위한 행동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 * *


     " 앞으로 잘 부탁해. "

     " 저야말로 잘 부탁드립니다. "


     처음 당신을 만난 것은 유난히도 하늘이 맑고 매미가 지천에서 울어대던 늦여름의 어느 날이었다. 당신이 조장을 맡기 이전부터 기사단 내에서는 당신의 업적이 종종 회자되었고, 그렇기에 나는 당신과의 첫 만남을 무척이나 고대하고 있었다. 간혹 어떤 이는 소문이 한층 부풀린 것들 뿐이라며 당신을 믿지 않으려 했고, 우리들과 태생부터가 다른 밀레시안이라면 그 정도 일을 해내는 것이 대수겠냐고 당신의 업적을 평가 절하하는 단원들도 일부 있었다. 들려오는 이야기들이 거짓으로 여겨질만큼, 딱 그만큼 당신은 나와 이 세계에 전설과도 같은 인물이었다. 그래서 당신을 소개받았을 때 나는 당신에게 선택받을 수 있게 되기를 여신에게 간절히 빌었다. 그 바람이 통했기 때문일까. 당신은 나를 지목했고, 순간 그 다음 말은 아무 것도 들리지 않게 되었다. 마치 무음의 세계에 홀로 선 것처럼. 그 빛나는 여름 저녁. 당신만이 온전히 나의 망막에 아로새겨졌다. 그와 함께 그려갈 미래가 기대돼 그 날 밤은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에린이 당신에게 기대하는 바가 큰 만큼 우리에게 돌아오는 임무는 고된 것들 뿐이었다. 짧게는 하루에서 길게는 보름에 이르기까지 제대로 쉬지도 못한 채 임무가 이어지거나, 혹은 밥 한 술 뜰 여유조차 없이 고된 훈련이 반복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나는 행복했다. 당신과 함께 성장해 나갈 기회를 잡은 내가 굉장한 행운아라고 생각했다. 나는 당신에게 한 걸음 더 가까워지기 위한 단계들을 하나하나 군말없이 수행해 나갔다. 의구심이 들면서도 가까워지고 있다고 믿었다. 나의 조장님, 당신이 의지할 수 있는 조원에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노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한 자만이 깨어진 것은 어느 날, 디이군과 슈안씨의 대화를 엿듣고 나서부터였다. 


     " 그러고 보니 어젯밤에 조장, 다쳐서 들어왔던데? "

     " 아아, 그게...말이죠. 사실은 로간씨가 지난 번에 실패했던 임무를 굳이 조장님께서 뒷처리를 하시겠다고 말씀하셔서요. 조장님이 맡아주신 덕분에 일이 잘 마무리 되기는 했습니다. 이전에도 종종 그런 일이 있기는 했지만 어제처럼 부상을 입으시는 일은 처음이라... 아, 디이군, 로간씨에게는 비밀입니다. "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당신이라는 신적 존재에 가까워지기 위해 나는 얼마나 많은 제단을 쌓고, 얼마나 많은 기도를 올렸던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훈련에 투자하고, 얼마나 많은 밤을 지새며 좀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고심했던가. 그럼에도 당신은 멀었다. 잡혔다고 생각한 순간에 나의 손 끝에서 바람과도 같이 빠져나가 내달렸다. 당신이 하늘이라면 나는 이제 당신을 향해 대지 위에 싹을 틔운 여린 잎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면 언젠가 그에게 가장 가까운 내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일생을 걸면 가능할 지도 모르지.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그는 성장해 나가고 있고, 간신히 당도한 하늘 위에서 사실은 하늘이 아닌 우주 속에 머물고 있을 당신을 마주하는 순간 나는 얼마만큼 깊은 절망을 맛볼까. 두려웠다. 나는 숨을 죽이고 슈안씨와 디이군에게서 등을 돌려 걷기 시작했다. 그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지 그를 번거롭게 하는 조원이고 싶지는 않았다.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해내지 못하는 조원은 조장에게 있어 무가치한 존재가 아닐까? 그럼 내가 해 온 노력은 대체 무엇을 위해서...


     " 로간?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히 하면서 걸어? "

     " 조장님... "

     " 안 그래도 네게 가려던 참이었어. 최근 임무며, 훈련이며 바빴잖아. 오늘 하루는 쉴 시간을 주려고. "

     " 알겠습니다. 그런데 어디 가시는 길이십니까? "

     " ....그, 아하하하하.  좀, 일이 있어서. 밀레시안은 바쁜 법이야, 로간. "

     " 조심히 다녀오십시오. "

     " 그럼 내일 봐. "


     당신은 다친 팔을 애써 뒤로 감추며 나에게 웃어보였다. 내가 얼마나 당신에게 의지하고 어리광을 부렸는지 다시 한 번 절실히 깨달았다. 나는 방으로 돌아와 간단한 여장旅裝을 챙겼다. 그대로 가만히 쉬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여장을 꾸리면서 나는 이대로 도망간다면 어떻게 될까를 생각했다. 그가 나의 가치를 결정짓기 이전에, 스스로 벽에 부딪쳐 좌절하기 이전에 이대로 먼 곳까지 달아나버린다면 마음이 편해질까? 무심코 던진 우문愚問에 자조하며 나는 짐을 챙겨 산에 올랐다. 수련을 겸해 당신의 상처에 잘 들을 법한 약초를 찾아나서기 위함이었다. 산을 오르면서도 나는 당신과 나 사이에 가로놓여진 서로 다른 시간의 흐름과 능력의 차이를 생각했다. 행복에 겨워 잊고 있었던 사실. 언젠가 닿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어리석음과 부족한 내 자신에 대한 자책감. 생각에 빠져 걷고 있노라니 어느덧 산 중턱 절벽에 이르렀다. 이곳에 겨울에만 피는 허브가 있다고 들은 바가 있었다. 절벽 끝 아슬한 위치에 돋아난 허브를 발견하고는 그에 가까이 다가섰다. 


     그 뒤로 세상이 까맣게 암전되었다. 


    * * *


     나는 어둠 속을 걷고 있었다. 바로 귓가에서 나와 꼭 닮은 목소리가 속삭였다. 그에게 넌 하등 쓸모가 없다고, 너의 뒷바라지에 지친 그가 너의 보잘 것 없는 가치를 깨닫는 순간 너는 버려질 것이라고 악담을 속살거렸다. 나는 그대로 두 귀를 막고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당신이 그런 말을 할 리가 없다. 이것은 전부 내가 만들어 낸 환청임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 말에 나는 그 어떤 반박조차 할 수 없었다. 나는 그대로 칠흑같은 어둠과 하나가 되어 떠돌았다. 나의 임무 실패에 당신이 실망하는 티라도 냈더라면, 혼자 감내하지만 않았더라면, 나를 조금 더 닥달했더라면, 한 번 주어진 임무는 끝까지 해내라며 나의 등을 떠밀었다면 이토록 비참하지는 않았으리라. 모순적이게도 나의 주제를 깨닫게 한 것은 당신의 상냥함이었다. 책임을 혼자 끌어안은 채 내게 약한 소리 한 번 하지 않는 당신의 강함이었다. 당신의 따스함이 나를 이 깊은 심연 속으로 밀어내버렸다. 당신은 나를 믿고 있을까? 당신은 나를 의지하고 있을까? 당신은 나에게 어떤 기대라도 품고 있을까? 일방적으로 당신을 믿고, 의지하며, 당신의 상냥함에 기대어 어리광을 부리는 나는 당신이 영웅이라는 이유로 온갖 책임과 궂은 일들을 전가하는 에린의 사람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 


    당신은 ㅡ 얼마만큼 많은 짐들을 ㅡ 가슴 속에 끌어안고 ㅡ 나의 앞을 걸어갔을까. 


     ㅡ 로간!!! 정신이 들어?


     무의식과 의식의 경계면. 그 사이를 부유하던 나에게 가물거리는 당신의 목소리가 파도처럼 밀려들어왔다. 어둠은 걷히고 온통 새하얗게 변해버린 작은 공간에 웅크린 채 울고 있는 또 다른 내가 있었다. 내쳐질 것을 아는, 자신의 분수를 아는, 상냥한 당신을 좋아하는, 당신을 만나서 행복했던 만큼 당신과의 먼 거리에 절망하는 나의 반신이 서글프게 울고 있었다. 나는 그런 자신에게 그 어떤 위로의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천천히 눈을 뜨자 나의 시야가 온통 당신이었다. 걱정스러운 얼굴을 한 채 나를 바라보는 당신을 마주하는 순간 복잡한 심정이 눈물이 되어 흘렀다. 나는 부끄러움도 잊은 채 당신의 팔에 매달려 서러운 울음을 울었다.


     눈이 내려 미끄러웠던 절벽 끝에서 10m 아래로 떨어졌다고 했다. 떨어지면서 튀어나온 돌에 머리를 부딪쳐 며칠 간 의식이 없었다고도 했다. 나의 한쪽 눈은 영영 볼 수 없게 되었고, 나의 오른팔은 일상 생활은 가능하지만 힘든 훈련을 견뎌낼 수는 없게 되리라는 선고를 들었다. 요컨대 그는 앞으로 내가 꿈꾸고, 바랐던 기사단원으로의 길이 영영 막혀버렸다는 말과 같았다. 이로써 나는 당신에게 한 걸음 더 멀어졌다. 슈안씨가 나에게 어렵게 나의 상태를 전하는 동안 당신은 나의 곁에서 주먹을 움켜쥔 채 이 모든 이야기를 경청했다. 차라리 마음이 편했다. 나는 당신을 떠나보낼 확실한 빌미를 만들었고, 실낱같은 희망을 붙잡으려 애쓸 것이 분명한 나 자신의 아둔함에 종지부를 찍었다. 당신은 좀 더 강한 동료들을 만나 대업을 이루어야 할 재목이었다. 망가져버린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자신의 부족함을 철저하게 되뇌이는 일 뿐이다. 


     " 슈안, 이야기 끝났으면 잠시만 로간과 둘이 있게 해 줘. "

     " 아. 예. "


     슈안씨가 나가자마자 당신은 나의 멱살을 잡고 소리를 질렀다. 왜 그랬어? 쉬라고 말했었잖아! 비명에 가까운 그 절규를 들으면서도 나는 당신에게 그 어떤 답도 할 수 없었다. 말을 내뱉는 순간 정제되지 않은 감정들이 그대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자신에 대한 경멸과 당신에 대한 깊은 애정, 그리고 그만큼의 절망을 토해낼 것 같았다. 그 말들이 당신을 상처입힐 것을 알기에 나는 침묵했다. 나의 멱살을 잡은 손에서 힘이 풀리고 당신은 무너져 내렸다. 나는 천천히 당신을 향해 왼손을 뻗었다. 웃으며 괜찮다고 말할 심산이었다. 그럼에도 거리 감각을 상실한 나의 반쪽 눈 덕분에 나의 손은 당신의 어깨가 아닌 허공을 짚고야 말았다. 비통해하는 당신 앞에서 나는 속울음을 울었다. 나의 조장님, ... 나의 경애하는 조장님. 


     죄송합니다. 


    * * *


     옛날, 신에 가까워지고 싶었던 많은 사람들은 하늘에 머물고 있을 신을 위해 높은 곳에 정원을 지었다. 그 정원에서 아래를 둘러보며 신의 시야를 공유하고자 했다. 아름다운 공중 정원에서 신의 업적을 칭송하고, 기도를 올렸다. 신과 닮고 싶었던 인간들. 나 역시 당신과 가까워지기 위해, 당신이 보는 풍경을 함께 바라보기 위해, 당신과 닮은 사람이 되기 위해 쉬임없이 걸었다. 당신의 곧은 등을 바라보며 언제까지고 걸어나가길 소원했다. 하지만 정원을 지었던 사람들도, 나 역시도 가장 중요한 사실을 잊고 있었다. 우리와 그들 사이에는 도저히 건널 수 없는 벽이 있음을. 사모하고, 원하게 되면 될 수록 그 거리감이 자신을 좌절하게 만들 것임을 처음에는 몰랐다. 그렇게 하나 둘 쌓여나간 원망과 자신에 대한 실망이 결국엔 발목을 붙잡고 그 자리에 영영 서게 만들 것이라는 사실을 나는 알지 못했다. 내가 쌓아올린 공중정원이 단단한 토지 위가 아닌, 금세 허물어지고야 말 모래 위에 자리한 것임을 뒤늦게서야 깨달았다.  


     코 끝이 빨개지고 다리가 저려올 때쯤 나는 당신이 걸어간 발자취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새하얀 벌판에 외길처럼 나있는 당신의 발자욱을 따라 걷고 있노라니 참았던 눈물이 눈가에 고이기 시작했다. 당신의 발자욱은 하염없이 이어지다가 종종 어딘가에서 멈추고는 했다. 가지런히 패인 발자국. 나를 떠나던 당신은 아마 그 자리에 서서 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을 것이다. 또 다시 앞으로 향하던 발자욱은 열걸음도 채 가지 못해 또 한 번 나란히 놓여있었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상냥했던 당신을 생각하고 나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삼켰던 만큼 진득한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 당신의 흔적 위로 낙하했다. 사실은 붙잡고 싶었다. 무가치한 나라도, 한없이 부족한 나라도 그저 옆에 있고 싶다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던 것은 내가 그런 말을 꺼냈을 때 당신이 기꺼이 나의 이기심을 받아줄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결국 위로받는 것이 자신임을 알기에 당신의 이름을 부르지 못했다. 


     나는 눈만큼 새하얗고, 거짓없는 울음으로 당신과 나의 끝을 배웅했다. 



    .... 마음에 드셨는지 모르겠습니다아....찌통찌통한 분위기를 원하셔서 써봤는데요.
    로간이라면 아마 자신의 부족함을 고민하고 고민하다 저리 깊은 땅굴을 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시 읽어보니 데..데이트가 아니야. 찌통한 데이트란...어떤 걸까요...
    그리고..키워드...부들부들...공중정원 때문에 한참을 머리 아팠습니다. 흡.... 끼워넣는다고 고생했던 키워드라 잊지 못할 거예요. 

    스크랩입니다님과 로간 팬 분들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네요. (*´ω`*)
    출처 스크랩입니다님의 글을 써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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