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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일, 풀꽃은 꺾이지 않는다
사람들은 풀꽃을 꺾는다
하지만 너무 여리어 결코 꺾이지 않는다
피어날 때 아픈 흔들림으로
피어 있을 때 다소곳한 몸짓으로
다만 웃고만 있을 뿐
꺾으려는 손들을 마구 어루만진다
땅속 깊이 여린 사랑을 내리며
사람들의 메마른 가슴에
노래되어 흔들릴 뿐
꺾이는 것은
탐욕스런 손들일 뿐
박봉우, 달밤의 혁명
지평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바람과 갈대 그리고 구름과 달
참으로 한번 우리에게 있어야 할
화산 같은 혁명의 대열에 서서
몸살 몸살하며 울고 싶습니다
두 가슴에 훈훈한 꽃이 필 때까지
울고만 싶습니다
지평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정진규, 연필로 쓰기
한밤에 홀로 연필을 깎으면
향그런 영혼의 냄새가 방 안 가득 넘치더라고 말씀하셨다는 그 분처럼
이제 나도 연필로만 시를 쓰고자 합니다
한 번 쓰고 나면 그뿐 지워 버릴 수 없는 나의 생애
그것이 두렵기 때문입니다
연필로 쓰기
지워 버릴 수 있는 나의 생애
다시 고쳐 쓸 수 있는 나의 생애
용서받고자 하는 자의 서러운 예비
그렇게 살고 싶기 때문입니다
나는 언제나 온전치 못한 반편
반편도 거두어 주시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연필로 쓰기
잘못 간 서로의 길은 서로가 지워 드릴 수 있기를 나는 바랍니다
떳떳했던 나의 길 진실의 길 그것마저 누가 지워 버린다 해도
나는 섭섭할 것 같지가 않습니다
나는 남기고자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감추고자 하는 자의 비겁함이 아닙니다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오직 향그런 영혼의 냄새로 만나고 싶기 때문입니다
류시화, 산마저 나를 버린다
산마저 나를 버린다
산이 나를 오라 해서
모든 것 버리고 산으로 갔더니
산마저 나를 돌아가라 한다
저 산은 자꾸만 내게서 돌아눕고
나는 자꾸만 산 쪽으로 돌아눕고
문득 산 안개 가려 길 보이지 않네
오영해, 빈자리에서
오랫동안 비워 둔 자리로 돌아왔을 때
나 없어도 세상이 그대로이면
나는 속 좁게도 좀 서글퍼진다
빈자리에 세월만큼 먼지가 쌓였을 때
어릴 적 사람이 기억 밖에서 오면
나는 벽으로 서서 슬픈 미소가 된다
오랫동안 향기이던 사람 떠났을 때
그 없이도 아침이 와서 해가 뜨고
나는 빈자리를 맴돌며 흔들리는 동그라미가 된다
남기고 온 자리가 비어 있지 않아도
두고 온 자리에 바람이 불고 눈이 쌓여도
남기고 간 자리 하나쯤 안고 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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