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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i3i8atXB5ZA
유안진, 96
66과 99를 거쳐 마침내 도달한 69는
99와 66을 거쳐 96에 이르기도 하지
무수한 뒤집힘과 곤두박질을 거치면서
사랑의 완성은 그렇다고
길 끝에서 새 길이 열린다고
지구는 둥그니까
서로 등 돌려 가다가 다시 69가 될 수도 있다고
너무 쉽게들 말하지
그 말밖엔 할 말이 없으니까
자기 일이 아니니까
황동규, 즐거운 편지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정숙, 중심론
하루살이와 불나방들
자신이 하찮은 존재인 줄만 알았다가
죽어서야
제 몸 기름이 어둠 속 불 밝힌다는 걸 알고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것과
산다는 것의
의미를 깨닫는다
그 순간
가로등 불빛 환하게 너털웃음 웃는다
그 웃음길 따라 새벽빛이 찾아온다
박승자, 밤바다
이 도시에 사는 이십 년 동안
바다를
앞치마나 목도리처럼 두르고 살았다
어둠이 칼칼하게 펼쳐있는 바다에서
썰물에 드러나는 돌멩이처럼 조금은 쓸쓸해도 좋았다
손아귀에 쥔 손금 같은 뱃길을 감추고
어둠에 부표처럼 떠 있는 작은 배
낚시꾼이 건져 올린 은빛 갈치가 반짝
허공에 빛나는 브로치처럼 끼어들곤 했다
밤에 키가 자라듯
생각을 키우는 것도 묵지 같은 바다였다
묵지를 들추면 하얀 속살이 나올 것 같았다
아무리 귀를 기울여도 꾸륵꾸륵 몇 번 울고 마는
도요새의 울음과 그 총총거리는 발자국 사이에
달빛이 황금빛 길을 내며
알알이 집어등을 켜든 배에
이 도시의 아버지와 오빠의 빛나는 얼굴
그들이 다스리는 식솔들의 웃음이 만선의 꿈에 있었다
난 이 바다에 자주 내 안에서 글썽거리는 낡은 것들을 내다 버렸다
파도를 등지고 앉는다
내 글썽이는 방마다 집어등 같은 불을 밝히고
밤바다로 자일을 묶고
내가 버린 것과 내일 사이의 협곡에
도요새처럼 얼굴을 묻고 잠들곤 했다
류근, 황사
사막도 제 몸을 비우고 싶은 것이다
너무 오래 버려진 그리움 따위
버리고 싶은 것이다
꽃 피고 비 내리는 세상 쪽으로
날아가 한꺼번에 봄날이 되고 싶은 것이다
사막을 떠나 마침내 낙타처럼 떠도는
내 고단한 눈시울에
흐린 이마에
참았던 눈물 한 방울 건네주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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