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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story_86217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4
    조회수 : 514
    IP : 211.63.***.200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8/09/17 18:22:58
    http://todayhumor.com/?lovestory_86217 모바일
    [BGM] 네가 오는구나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1.jpg

    송종규맨발

     

     

     

    맨발의 티베트 여자가 카펫을 짜고 있다

    붉은 등이 강물을 물들인다

    구릉 아래접시만한 물고기가 성체처럼 빛난다

     

    어디서 왔느냐

     

    울컥치밀어 오르는

    삶의 비린내

     

    황하 사람들은 황하를 문자로 새기지 않는다

    거기오래 전부터

    뜨거운 사람을 천에 새기는 여인이 있었고

    동백이 한 그루

    서 있었을 뿐이다







    2.jpg

    신달자종이 이불

     

     

     

    신열이 아직은 산 증거라는 듯

    시멘트 바닥이 그를 떠받쳐 든 채

    오한에 떨고 있는 풍경 본다

    사실은 끙끙 앓는 바닥을 덮어 주고 있는

    누더기 육신

    겨울 지하 통로에 누워

    종이 한 장으로 세상의 바람을 가리고 있는

    종이 한 장으로 지나온 세월을 덮고 있는

    관심사에 멀어진 의문의 흐릿한 기호 하나

    오래전에 난청이 되어 버렸지만그러나

    지하의 바닥에서 밀고 올라오는 독한 바람과는 통하는지

    그 소통 안에는 언 귀를 잡아당기며 쩔쩔 흔드는 손이 있는지

    종이 한 장의 보온 기억을 되살리느라 발끝을 오므린다

    어디를 가려는 것인지

    영혼이 가는 곳으로 느리게 머리를 돌리고 있는 저 사람

    죽은 듯 죽지 않은 입을 열었다 오므리고 있다

    종이 한 장으로 깊고 깊은 겨울의 중심을 건너는 저 사람







    3.jpg

    김완하강둑에 서면

     

     

     

    물 돌아가는 강둑에 서 있는

    소나무가 왜 말이 없는지 나는 알지

    그가 꿈꾸는 것은 하늘

    줄기로는 머리 위 하늘을 쓸고

    뿌리로는 강물 속 하늘을 품어

    그렇게 두 개의 하늘 그리며 일생을 살아도

    끝내 하늘에 닿을 수 없는 것을

    머리 위 하늘과 강물 속 하늘이 너무 멀어

    하늘 속 별들 너무 많고

    강물 속 그리움 너무 깊어

    끝끝내 그는

    어디에도 닿을 수 없다는 것을







    4.jpg

    장인성봄비

     

     

     

    네가 오는구나

    손에 든 초록 보따리

    그게 전부 가난이라해도

    반길 수밖에 없는

    허기진 새벽

     

    누이야

    네 들고 온 가난을 풀어보아라

    무슨 풀씨이든

    이 나라 들판에 뿌려놓으면

    빈 곳이야 넉넉히 가리지 않겠느냐







    5.jpg

    전성미오지 않는 기차

     

     

     

    사루비아꽃 아직 붉고

    길은 사방으로 뻗어 있는데

    맨몸으로 드러누운 철길 침묵만 지킨다

    이름을 잃어버린 역시간은 멈추고

    삐걱대는 의자에 그리움 앉아 있다

    홍초 꽃빛 적막함에 젖어있고

    기다리는 나

    노을에 걸려 있다







    통통볼의 꼬릿말입니다
    kYOH2dJ.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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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9/17 22:02:42  59.2.***.51  사과나무길  563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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