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녀석들은 어린애야!
학교 가는 길에 지존과 혼수상태, 변강쇠들을 만났다.
언제나 그렇듯 그넘들의 화제는 섹스였는데
오늘의 주제는 딸딸이였다.
"야! 주노 임마! 너두 갔어야 되는데!"
"어젯밤에 과외 끝나고 너 어디로 샜어?
제니하고 데이트했냐?"
"오아시스 비디오 방에서 패니스컵 딸딸이 대회가 있었거든"
"어떤 넘이 우승했게?"
내용인즉 졸라 야한 비됴를 틀어 놓고 동시에 딸딸이를 시작해서
누가 먼저 발사를 하는가 시합을 하였더니
역시 별명에 걸맞게 변강쇠가
1분 35초의 신기록을 수립했다는 것이다.
변강쇠넘은 우쭐해서 나한테 내기를 걸어 왔지만
난 콧방귀를 뀌고 돌아섰다.
"빨리 싸는 것을 자랑으로 아는 어린 아이들과
무슨 섹스를 논하겠는가?"
점심시간에 제니가 도시락 뚜껑도 열지 않고
앉아 있다가 밖으로 나갔다.
쫓아 나가 어디 아프냐고 했더니 속이 안 좋다고 했다.
"아침 먹은게 체한거 아냐?"
"야채스프 몆수저 뜨다 말았는걸"
암튼 양호실로 달려가 소화제를 얻어다 제니에게 먹였는데도
나아지는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조퇴하고 집에 가서 쉬라고 해도 제니는 막무가내로
책상앞에 버티고 앉아 반장 일을 다 해냈다.
초등학교 때부터 전교 회장과 반장을 도맡아 해왔다는 제니는
남달리 책임감이 강하다.
"제니가 저렇게 힘들어하는걸 보면 보통 아픈게 아닌데."
수업이 끝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가방을 내가 들어주었는데도
제니는 걷기조차 힘든 것 같았다.
안되겠다싶어 반강제로 학교 앞 내과병원으로 끌고 들어 갔다.
헌데 진찰실에서 나온 제니의 표정이 왠지 이상했다.
약도 처방해주지 않고 진찰료만 받었다.
"뭐래? 의사가 뭐래?
제니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우린 말없이 한강 둔치 까지 걸었다.
석양을 받아 강물이 고기비늘처럼 번쩍거렸다.
강을 향해 앉아 있는 제니의 옆모습을 바라보면서
"제니한테 무슨 일이 생기든 나는 끝까지 지켜주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참다못해 내가 다시 물었다.
"암이래?"
제니는 내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히죽 웃었다.
제니의 그 하얗게 웃는 얼굴.
진짜 제니의 웃는 모습은 천사같다.
"놀라지 않겠다고 약속할래?"
제니가 말했다.
나는 일부러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래! 약속할게! 뭐야? 백혈병이래?"
"아니"
만약 제니가 죽을 병에 걸렸다면 나도 따라 죽겠다고 생각했다.
정말 그럴 수 있을 것 같았다.
"영원히 제니를 볼 수 없다면 차라리 죽는게 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제니가 불쑥 말했다.
"나 임신 했대!"
"띠잉!"
몽둥이로 뒷통수를 얻어 맞은 것 같았다.
<"장난이겠지.괜히 날 떠볼려고 하는 소리겠지">
그러나 제니의 얼굴은 엄숙하기만 하다.
<"정말이라면...그게 사실이라면...그럼 이제 어떡해야 되는거지?">
...제니는 그런걸로 장난칠 애는 아니다.
출처는
2002년 인터넷에 올라온글 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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