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임신 6개월이다.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다.
오늘은 비가 왔다.
날씨가 구려서 그런지 오늘은 몸이 더 무겁다.
언제나 그랬지만 요즘은 아침이 더욱 힘든다--;
하루가 다르게 불러오는 배.
"어디 임신용 교복을 따로 만들어 파는데 없나?"
끙끙..복대를 배에 두르고 겨우 교복 단추를 꿰는데-
"저 기지배 똥배 봐라.!"
화들짝 놀래어 돌아보니 언니가 젖은 머리를 풀어헤치고
물귀신처럼 서있었다.
"꽥꽤엑~~!"
내가 어찌나 크게 소릴 질렀던지 언니가 더 놀랬다.
"이게 무슨 응큼한 짓을 하고 있었길래..?"
방안을 둘러보며 강아지마냥 코를 킁킁거리는 언니--+
"아침부터 뭘 염탐 할려고
남의 방을 기웃거리는거야?"
또 잔소릴 늘어 놓을까봐
잔뜩 쌍심지를 돋우고 스타킹을 신는데
"야 너 이게 왜 이렇게 많냐? 나랑 똑같이 샀는데.."
"또,또 사다놨으니깐 그렇지! 남이사 많든 말든!"
"기집애 승질은.. 두개만 빌려줘 기집애야!"
"언니껀 다 어쩌구? 생리대 엿바꿔 먹었냐?
"얘가! 이깐 생리대 갖고 무지 오바하네.."
하다가 불쑥 내뱉는 소리.
"근데 너 수상하다.. 너...혹시..."
가슴이 덜컥 내려 앉었다.
<"저 불여수가 기어코 눈치를 챈걸까?">
"호,혹시 뭐?"
"너 내꺼 뽀려 쓴거 아냐?"
<"그럼 그렇지!.내 뱃속에서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언닌 상상도 못할걸!낄낄.>
"왜 웃냐? 캥기냐?
<"콱 불어 버려서 기절하는 꼬라질 봐?
입이 근질근질하지만 내가 참는다">
"쥐방울 만한게 어른이 말하는데 웃어?"
<어른? 딱지도 못뗀 주제에 누구한테 감히..>
"너 생리대 모으는 취미 생겼니?"
"그래!생리대 감춰 뒀다가 전쟁나면 쓸려고 그런다왜?"
"얼씨구! 논다-
그래!전쟁나면 넌 생리대 부터 박스로 사들일거다,
그게 너하고 나하고의 차이지"
<"언니하고 나하고의 차이는 그게 아니고,
언니는 아직 숫처녀이고 난 임산부란거지..낄낄...>
근데 생리대 두 개를 흔들며 나가던 언니가
홱 돌아서서 하는 말.
"이상하잖아?너하고 똑같이 샀는데 너 혹시....?"
"임신한거 아냐?"
그 소리가 튀어 나올까봐 조마조마해 있는데-
"너 생리 불순이지? 그치?"
어리둥절해 있는데,
"건너 뛸게 따로 있지 얘가..너 병원 가봐."
"알앗어!알았으니까 언니나 손님 맞이 잘하라구!"
언니 등을 떠밀어 밖으로 내쫒고 크게 한숨을 내 쉬었다.
"어휴! 애 떨어질뻔 했네!..^^;;
ps: 큰언니 한테서 엽서가 왔다.
이번 방학때 미국 오라고..
주노와 함께 갈 수 있다면 캡 좋겠다.그치?주노야.
<제니의 보충설명>
내 이름은 제니.(본명은 손재인 孫在仁)
제니란 이름은 주노가 만들어준거구요.
저는 지금 임신 6개월입니다.
중학교 2학년. 나이는 14년 6개월...
저는 곧 아기 엄마가 될겁니다.
이건 주노와 저만 알고 있는 비밀이죠.
시기적으로 도저히 낙태를 시킬 수 없을 때 까지
그 사실을 비밀로 하자고 약속 했었습니다.
그치만 곧 모두 알게 될겁니다.
이젠 더이상 감출 수 없을만큼 몸이 불어났습니다.
모두 알게 되었을 때 ..
엄마가 알게 된다면..아빠도 알게 된다면...
선생님들이 아시게 된다면...
그 이후에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상상만해도 끔찍하고 하늘이 노랗습니다.
"하나님! 제발 우리들을 도와주세요!"
< *일기의 날짜를 기록하지 않은 이유는,
여러 날의 내용을 한꺼번에 편집했기 때문입니다.
주노의 일기도 내가 좀 다듬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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