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에 당신을 처음 봤을땐 그저 흘러가는 시간속에 자리잡은 풍경인줄 알았습니다. <div><br></div> <div>나는 나이만 먹고 사회생활은 처음인 어수룩한 남자였고 당신은 나보다 나이는 세살 어리지만</div> <div><br></div> <div>꽤 오랫동안 직장에서 지내온 선배였었죠.</div> <div><br></div> <div>당신은 그렇게 나에게 아무것도 아닌 직장선배로 남아 내 인생에 배경인물 1이 될수도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아니 그랬어야만 하는건지도 모릅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당신은 웃는 모습이 예쁘고 항상 누구에게나 친절한 사람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내 실없는 농담에도 배를 잡고 웃어주며 날 편하게 대해주었고</div> <div><br></div> <div>그 편안함에 나는 당신과 같은 공간안에 있는것 만으로도 즐거워지기 시작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렇게 1년이 어찌 지나고 나서, 나는 당신이 동료가 아닌 이성으로 점점 좋아지기 시작했었습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적어도 나는 직장안에서 연애를 한다는 것이 내키지 않았습니다. 이건 내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시점에</div> <div><br></div> <div>스스로 정한 룰이었고, 나는 그 안에서 자유로울수 있다 믿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좋은 남자보다 빌어먹을 회사에서</div> <div><br></div> <div>훌륭한 톱니바퀴가 되고 싶었고, 그를 통해 만족을 얻고 싶었기 때문입니다.</div> <div><br></div> <div>나는 그로인해 당신을 밀어내야만 한다 생각하고 또 그리 실천하려 했습니다.</div> <div><br></div> <div>스스로 선을 긋고 밀어내려 부던히 내적으로 외적으로 노력했습니다. 나는 그렇게 자유로워 질수 있을거라 믿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러나, 나는 결국 내 욕망에 굴복할수 밖에 없는 순간이 왔고, 그 욕망은 당신과 연인이 되는 것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나는 당신의 연인이 되고 싶다는 욕망에 굴복해 버렸습니다. 스스로 믿었던 자유를 버리고 굴레를 감내하고 싶었습니다.</div> <div><br></div> <div>처음 만난순간 1년이 지나 당신이 좋아지기 시작하고 또 1년이 지나</div> <div><br></div> <div>나는 욕망에 패배해 버리고 당신에게 무릎을 꿇었습니다.</div> <div><br></div> <div>나는 당신이너무 좋았습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나는 당신의 연애상대로</div> <div><br></div> <div>우선협상대상자가 되기를 원하였고 그를 위해 얼마간의 시간을 당신에게 주고 싶었습니다.</div> <div><br></div> <div>나는 그렇게 당신에게 고백을 했고, 당신은 지금 당장은 연애생각이 없다고 나에게 말을 해주었습니다.</div> <div><br></div> <div>나는 거부당했습니다. 그리고 그 거부는 일시적인것이며 나의 노력으로 극복할수 있을것이라 생각했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렇게 순간을 지나 일주일이 되자, 저는 늦은밤 당신에게 집에 잘 갔냐 물어보았습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그에 대한 대답은 불쾌함이었죠. 일시적인 거부가 완전한 배제가 되었습니다.</div> <div><br></div> <div>나는 당신에게 배제당했습니다. 그렇게 내 마음은 더이상 향할 곳이 없어졌습니다.</div> <div><br></div> <div>달도없는 어둔밤 조명도 없는 휑한 운동장의 한가운데에서 나는 바람빠진 공을 들고</div> <div><br></div> <div>서있는 소년이 되어버렸습니다. </div> <div><br></div> <div>압니다. 내가 너무 성급했고, 내 감정에 솔직하지 못해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했습니다.</div> <div><br></div> <div>나는 서른이 넘은 성인인줄 알았지만, 당신에 대한 감정은 아직 사랑에 서툰 소년에 불과했고</div> <div><br></div> <div>사춘기의 그것마냥 감정과 의욕만 앞서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나의 부족함은 채울생각을 하지 않고, 그저 떼를 쓰는 것에 불과했습니다. </div> <div><br></div> <div>나는 남자가 아니라 사춘기의 소년이었습니다. 당신이 원하는 남자가 아니었습니다.</div> <div><br></div> <div>이제 우리는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었습니다. 서로 눈을 마주치는것도 부담스럽고</div> <div><br></div> <div>당신에게 나는 그저 떼쟁이가 되었습니다. 당신에게 힘들때 기댈수 있는 나무같은 사람이 되고싶었던</div> <div><br></div> <div>나는 그저 불쾌한 떼쟁이가 되어버렸습니다. 신발속에 작은 모래알에 불과한 존재가 되었습니다.</div> <div><br></div> <div>시간을 되돌릴수 있다면. 나는 그때 그런선택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div> <div><br></div> <div>이렇게 내 마음을 수습할수 없어 괴롭고 미쳐버릴것 같을 줄 알았더라면, 차라리 묻어두고</div> <div><br></div> <div>영원히 내 욕망에 침묵했을겁니다. 적어도 친구 비슷한 사이로나마 지낼수 있었을 것이고</div> <div><br></div> <div>술자리에서 바로 옆에 앉아도 불쾌하지 않았을 테니까요.</div> <div><br></div> <div>아직도 몇달전 술자리에서 내옆에 앉았던 당신의 온기가 잊혀지지 않습니다.</div> <div><br></div> <div>저의 집에 초대했을때 술을 마시면서 했던 이야기들도 잊혀지지 않습니다.</div> <div><br></div> <div>H. 아직도 많이 좋아합니다. 시간이 해결해 줄테지요 이 감정. </div> <div><br></div> <div>당신은 이글을 보지 못할테죠. 그러니 이 감정을 알 길이 없겠죠. </div> <div><br></div> <div>당신에게 주었던 불쾌한 감정 사과하고 싶지만, 그럴수 없으니까 </div> <div><br></div> <div>이렇게나마 메아리 없는 벽에대고 악다구나라도 질러보고 싶습니다.</div> <div><br></div> <div>미안합니다. 용서도 필요없고, 또다른 기회도 없겠지만, 정말 미안합니다.</div> <div><br></div> <div>한때나마, 그리고 지금도 당신을 그리고 염원하는 K가.</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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