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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love_48959
    작성자 : 답답답
    추천 : 3
    조회수 : 5699
    IP : 14.138.***.252
    댓글 : 24개
    등록시간 : 2021/11/23 02:20:44
    http://todayhumor.com/?love_48959 모바일
    남자친구랑 헤어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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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30대 여자입니다. 

    이 나이에 어쩌다가 들어본 적도 없는 유형의 남자를 만나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네요. 답답한 마음에 몇 글자 적어봅니다.  

    동갑내기 남자친구를 만나 연애를 시작한지도 벌써 3년이 넘었네요. 3년동안 분명 좋았던 일도 있었을텐데 지금 남아있는 감정은 분노와 후회 자책 뿐 입니다. 

    남자친구와 저는 술 때문에 연애초반부터 많이 싸워왔습니다. 저는 술을 잘 마시지도 못하지만 주변에 술을 그렇게 많이 마시는 사람도 없었고 그런 사람을 만나본 적도 없습니다. 그래서 가볍게 생각을 했을까요?? 처음 시작할 당시만 해도 이게 이렇게 큰 문제가 될거라고 생각 못했지요. 

    남자친구는 일주일중에 5일은 술을 마시는 사람 이었습니다. 저를 만나는 날은 빼고 나머지는 요일은 다 술을 마신다고 보면 되죠. 매일 마시는 술인데도 마실때마다 양껏 마시는건 기본이고 보통 새벽 4~5시까지 (혹은 해뜰때까지) 마시기 일쑤 였습니다. 

    연락은 뭐 짐작 가시겠죠?? 술자리 시작해서 분위기 무르 익을때 즈음까진 잘 됩니다. 그리고끝. 누구랑 어디서 마셨는지 집엔 언제 갔는지 알 수 없습니다. 저는 다음날 아침에 출근을 해야하니 밤새 연락만 기다리고 있을 수도 없고 잠을 자는것도 안자는것도 아닌 상태가 반복되고 있었죠. 그러다보니 싸움이 잦아졌고 근본적으로 저와 많이 다른 사람이란 생각들어 헤어지려고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저만 실없는 소리 하는 사람이 되어버린채로 3년이 흘렀네요. 

    그렇게 만난지 2년이 지난 어느날, 그날도 역시 술로인한 싸움이 시작 되었고 싸우다 핸드폰을 보여 달라고 했습니다. 싫다고 하더니 보여주더군요.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웬 여자와 나눈 카톡내용이 ‘보고싶다’ ‘너 보러왔다’ 이런 내용의 카톡들이 있고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유흥주점에서 카드결제한 내역도 있고…

     핸드폰 보기 전까지는 친구들이랑 그냥 술 마신거다 도대체 왜 못믿는거냐 술을 안마셔서 모른다며 얼굴색 하나 안변하고 거짓말을 하더니 심지어 핸드폰을 같이 보고 있는데도 우기네요. 카톡만 보면 그렇게 오해할 수 있게 보이는데 그게 아니라나 뭐라나…
    카드를 빌려준거라나 뭐라나….
     
     보고싶다던 여자는 처음엔 아는 동네 누나라고 하더니 나중엔 친구따라 가던 바 사장이라네요. 이것도 그냥 바인건지 유흥주점인지 모르겠네요. 암튼 그렇게 술마시면 생각없이 돈을쓰니 카드값 결제일만 돌아오면 사람이 예민해집니다. 카드 매꿀 돈이 없으니 여기저기 돈을 꾸기 시작하고 저한테도 돈을 꾸더군요. 자영업하는 사람인데 장사가 안되서 그런 줄만알고 저도 빌려줬습니다. 그 돈이 다 유흥비로 쓰여지는 줄도 모르고요…

     그일로 헤어지자고했고 절대 못헤어지겠다면서 술을 안마시겠다며 손이 발이되도록 빌고 또 빌고 그래도 싫다고 했더니 이제는 죽겠다고 합니다… 이 말이 어떻게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그 당시 저는 너무 무서웠습니다.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또박또박 ‘내가 못 할 것 같아??’ 본인이 잘 못해서 헤어지자는 여자친구한테 헤어지면 죽어버리겠다는 남자가 있다는게 그냥 너무 혼란스럽고 무섭고 고민 스러웠데 충격적인 한 마디에 또 그렇게 헤어짐은 없던일로 되어 버렸습니다. 무슨일이라도 생길까 두려워 일단 넘어가기로 했고 술은 일주일에 2번만 마시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한 두달 지났을까? 코로나로 집합금지가 시작되면서 술먹는 횟수도 시간도 많이 줄었습다. 하지만 이미 깨진 신뢰는 어쩔 수 없더군요. 큰일을 겪고나니 신뢰가 바닥난건 기본이고 의심마저 듭니다. 만나서 처음 2년동안 술로 싸운 시간들보다 그 일 있고 난후에 만난 1년의 시간들이 훨씬 더 괴롭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사람을 의심한다는게 이렇게 힘든거구나 이렇게 미쳐가는구나 싶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또 1년이 흘러 위드코로나가 왔고 쉬고 있던 남자친구의 간이 활동을 시작하면서 제 촉도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고민끝에 결국 남친 핸드폰을 몰래 보았습니다. 이사람은 저에게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다 거짓이었나 봅니다. 출근해서 일 한다고 손님있다고 거짓말하고 나가서 몰래 술마시고 또 다른 어떤 여자에게 보고싶다는 카톡을 보내고 일년전과 비슷한게 습관인가 봅니다.

     유흥주점???도 생각나면 한번씩 여전히 다니고요. 업소여자로 추정되는 여자에게 새벽 두시에 보낸 카톡에는 중국 배우 퇴근했냐고 물어보는 톡도 있고 그 여자가 술 값을 안줬다며 찍어보낸 중간계산서 사진을 보니 상호명은 안나와있고 테이블비 10만원에 싸구려 양주 두병에 91만원 찍혀 있네요.  친한 친구와 나눈 톡에도 하룻밤 술값으로 5~60씩 보낸 내역이 남아있습니다. 이젠 놀랍지도 않은데 도대체 이런 사람의 심리는 뭘까요. 뒤에선 자기 하고싶은거 다 하면서 제 앞에선 저밖에 없는사람처럼 꿀떨어지는 목소리로 사랑을 얘기하며 결혼을 말하고 미래를 그리네요. 끔찍할 뿐입니다.. 

    이제 정말 헤어지고 싶은데 죽버린다는 말의 충격이 아직도 생생해서 무섭습니다… 제가 핸드폰 내용 다 봤다고 말하면 어떻게 나올까요?? 제가 다 봤다고 하는데도 거짓과 변명이 가득한 적반하장의 모습으로 우길거 같네요.. 저 혼자 사는데 막무가내로 찾아와 소란 피울까 그것도 겁나고 또 죽겠다고하면 어쩌지? 별 생각다 듭니다.   

    저도 너무 잘 알아요. 알면서도 끊어내지 못하고 끌려다니는 한심한 사람이었다는걸.. 뭐에 홀린 것 마냥 사리분별도 제대로 된 판단도 하지 못했습니다. 결심은 확고한데 쉽지 않을 것 같은 과정들이 많이 두렵습니다…철저하게 두얼굴로 이중생활을 했던 사람 무섭습니다… 온 몸이 바들바들 떨려 만나서 얼굴보고 헤어지자고는 못할것 같은데 저 잘 헤어질 수 있을까요?? 이럴땐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

     괴로운 마음에 아무에게도 하지 못한 긴 글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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