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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전열함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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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love_42947
    작성자 : 철전열함
    추천 : 19
    조회수 : 2084
    IP : 210.57.***.240
    댓글 : 7개
    등록시간 : 2018/06/08 20:04:36
    http://todayhumor.com/?love_42947 모바일
    비가 오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그 여자 이야기(46).
    나는 휴가를 남들 다 가는 바캉스시즌에 안가고, 9월이나 10월에 간다. <div><br></div> <div>사회초년생때는 좋은 날 다 밀려서 9월 중순에 가게 되었는데...</div> <div>웬걸. 다들 휴가가서 밀려드는 업무전화에 쉬지도 못했다고 졸라 투덜거리고,</div> <div>나는 그 동안 내 윗 분들 휴가가서 업무가 안되네요...이러고만 있었다.</div> <div>뭐 막내가 뭐 알겠냐고 알았다. 그러고 말더라.</div> <div><br></div> <div>그리고 그렇게 밀리고 밀려 휴가를 가보니, 업무아는 분들이 다 앉아있으니 굳이 나 찾지도 않고</div> <div>6,7,8월 손놈왔냐? 왔음 얼른 퍼먹고 돈내고 나가.라던 여행지 상인들이,</div> <div>아이고오!!!! 오셨습니까 손님!!!!하며 북적이지도 않고 저렴하게 놀다온 적이 있었다.</div> <div><br></div> <div>그 후로, 내 휴가는 9~10월달이 되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김과장님. 사장님이 올라오시래요."</div> <div><br></div> <div>비서양의 전화.</div> <div><br></div> <div>"아.뭐.왜? 나 잘못한거 하나도 없는데???"</div> <div>"임원분들이랑 부장님들 회의중이신데, 과장님 찾으세요....3초 드릴께요."</div> <div><br></div> <div>좀 친한 직원들한테 비서양이 날리는 멘트인데,</div> <div>10초 5초 3초 1초로 나뉘는 이 암호는 사태의 급박함을 알리는 신호다.</div> <div>지금 파스트페이스임. 튀어올라가야함.</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충성!!! 마케팅부 과장 김...아...ㅆㅂ 군대꿈..."</div> <div>"...사장님. 마케팅부 김XX과장입니다."</div> <div>"들어오라고 해요."</div> <div><br></div> <div>졸라...아...왜...품의서 니들이 다 도장찍어서 추진한거잖아...또 뭐...죽을 상과 미안 상을 동시에 안면에 띄우고 들어가니, 다들 흠칫한다.</div> <div>아이쿠...못생김에 못생김을 더해버렸군. 시선폭행 죄송염.</div> <div><br></div> <div>"아. 앉게."</div> <div>"아. 네." </div> <div>"...휴가를 냈네?"</div> <div>"...?????"</div> <div><br></div> <div>때는 6월. 다음 주 월화수목금 통째로 휴가를 내었다.</div> <div>거래처에 미리 다 양해구해놓았고, 그 1주일 있어도 잘 돌아가지만 없으면 더 잘 돌아가는 일. 혹여나 뒷말 나올까봐 더 잘 돌아가게 인수인계도 해놓고 가는거고, 과장나부랭이는 팀장 부장으로 결재 끝인데...뭐 대단한 일 났다고 경영회의중에 나를 부르신거여???</div> <div><br></div> <div>"...네. 좀 갈데가 있어서..."</div> <div>"최부장."</div> <div>"네. 사장님."</div> <div>"김과장 연봉협상에 뭐 문제있었어요?"</div> <div>"아뇨. 감봉안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서류 뺏아다가 싸인하던데요???"</div> <div>"박팀장. 김과장 최근 근태에 무슨 문제있었나요?"</div> <div>"...본인 앞에서 말하긴 뭐하지만...쟤는 좀 인사위원회에 올려야...농담입니다. 사장님. 뭐 특별한 이상은 없었습니다."</div> <div>"자네. 이렇게 길게 휴가 낸적 없었잖아?"</div> <div><br></div> <div>그렇게 아닌때 휴가냈더니 경영회의에 까지 올라가게 되었다...</div> <div>관심사원이 이렇게 무섭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D는 7월에 독일로 떠나게 되었다.</div> <div>대학은 사실상 가서 형식적인 인터뷰만 보면 들어가는걸로 되어있었고, 그 중국 회장님 회사의 독일 지사 여직원과 같은 집을 쓰게 되었다.</div> <div>사진보니까 집 좋더라. 집주인 아줌마도 인상이 퍽 좋아보였다. 그 여직원도 영국에서 태어난 화교출신 직원이라 D에게 많은 도움이 될 듯 했다. </div> <div>어학원도 그 회사 직원들이 독일파견가면 주로 이용하는 어학원으로 정해졌고, 은행계좌 보험 뭐 이런것도 그 쪽 독일지사에서 회장님 특명으로 와서 서명만 하면 좔좔좔 처리되게 준비해 놓은 상태였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외국나갈 연습 한번 하자."</div> <div>"어?"</div> <div>"너 가면 뭔가 하나 저질러서 국제미아 될 것 같애. 나랑 외국 한번 나가자."</div> <div>내가 뭐 하자고만 하면 기승전돈돈돈.인 D는 당연히 펄쩍 뛰었다.</div> <div>나도 돈 없음 안하지. 상반기 성과급 결산 나온거 보고 간다 그런거다. </div> <div>"일본 가자."</div> <div><br></div> <div>후훗. 그동안 고독한 미식가 시즌별로 보여주면서 고로고로이노가시라~에 흠뻑 빠지게 길들여놓았다.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근데, 여행지는 도쿄가 아닌 오사카 나라 고베 교토임ㅋ</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커플신발이란걸 사보았다. 어째 이건 군말안하고 받더라.</div> <div>1주일 전에 미리 사서 열라 배드민턴치며 길을 팍팍 들여놓았다. 은근 많이 걸을건데 가서 신발 발에 안맞아서 뒤꿈치 까지고 그러면 난리남.</div> <div>내가 옛날에 그래봐서 암. 3박 4일 여행이 지옥이 됨.</div> <div><br></div> <div>출발 3일 전, 백화점에 갔다. </div> <div>대개 쇼핑가면 여자가 신나고 남자가 질려서 안달복달 하는 편인데,</div> <div>그동안 D는 백화점 이런데 가면 얘가 남자인가 싶을정도로 못나가서 안달이었다.</div> <div>그런 D가 어느 매장 하얀색 하늘하늘한 원피스에서 눈을 떼지를 못했다.</div> <div>"...맘에 들어?"</div> <div>"어? 아...아냐."</div> <div>"여기 이거 입어봐도 되죠?"</div> <div><span style="font-size:9pt;">입어보는건 공짜여. 라니까 우물쭈물하고 피팅룸에 들어갔다 나온 D는 한번 입어보고 말기에는 너무나 어울렸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매장직원이 판매용멘트를 잊고, 개인적인 감탄사를 연발할 정도였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런데 D는 입어볼때 가격표를 봤는지 얼굴이 그 원피스만큼이나 하얗게 질려있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리고 내 그럴줄 알고 벌써 계산해서 저기 쇼핑백에 새걸로 담아놓았다니까, 옆구리에 강펀치를 날려주었다. 엌ㅋㅋㅋㅋㅋ</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너 독일갈때 또 그때 집나올때처럼 담요에다가 싸갈거냐? 큼지막한걸로 하나 사. 지퍼말고 자물쇠로 잠그는거. 도동놈들이 볼펜으로 포옥 찔러서 다 털어간다고...좀 여자애답게 알록달록한걸로 골라라 좀-_- 가만 보면 취향이 우리 엄마보다도 한참 고풍스러우셔. 야. 그 말아진 주먹펴라. 아프다 진짜.</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옷이며 속옷이며 이것저것. 너 독일가면 필요하다고. 그 날 역대급으로 카드 긁어버리긴 했다. </div> <div>다음에 성공해서 그때 갚어. 이자는 3부 복리. 나 너 귀국하면 진짜 놀거야. 원래 꿈같은거 없어. 놀고먹는게 꿈인 사람이여ㅋㅋㅋ하고 팍팍 질러주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집으로 안가?"</div> <div>집으로 안가?라고 말하고, 또 돈쓰러 마트로 가냐ㅠ.ㅠ라고 이해하면 되는 D의...이제는 울음까지 섞인 목소리.</div> <div>"냉장고 비었어. 좀 채워놔야돼. 햄이랑 소세지랑 참치랑 고기랑 살거야. 야채는...산나물 캐먹으면 돼. 먹다가 안면근육 일그러지면 담부턴 그거 안먹으면 돼."</div> <div>"마트는 내가 살거야. 진짜. 지갑 내놔. 핸드폰도 내놔."</div> <div>"너 가서 쓸 돈 쟁여놓으라니까?"</div> <div>"안돼. 글쎄. 얼른 내놔."</div> <div>쳇.</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평소에도 다 먹지도 못할거면서 뭐 이렇게 사냐는 D의 잔소리가 끊이질 않았는데, 막상 지가 산다고 하니까 막 쓸어담더라.</div> <div>마트 들어가기 전에 진짜 몸수색이란걸 당했다.</div> <div>어머 언니. 거긴 아냐. 짤랑거리게 생겼지만 재화의 가치는 없는거라고.</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우와...내가 살다살다 우리 D가 10만원 넘게 돈 쓰는걸 다 보네."</div> <div>"오빠 오늘 너무 많이 썻어."</div> <div>"카드랑 지갑 줘. 이따 갈때 기름 넣어야 돼."</div> <div>"기름값도 내가 낼께!"</div> <div>"아따. 오냐오냐하니까 까부시는게 지나치십니다. 캐쉬백으로 돌려받는 카드라고. 주시라고."</div> <div>할인혜택이런거 엄청 꼼꼼하게 챙기지만서도, 운전면허도 없지만 자동차라는건 아예 소유할 수 없는 거라 생각해서 관심 1도 없어서 내가 주유할때 긁는 카드에 그런 혜택이 있다는걸 이 아가씨는 그 날에서야 처음 알았다더라...에휴...있어. 그런게...</div> <div><br></div> <div>"아. D. 너 이거 써봐라."</div> <div>바캉스시즌이 다가오니까 마트 안에 옷파는 가판에 밀짚모자가 퍽 이쁘길래, 한번 써보라고 했다.</div> <div>"???"</div> <div>"ㅋㅋㅋㅋㅋ 거울 봐바."</div> <div>"웃기구나?"</div> <div>"아니. 넘나 예뻐서 너도 한번 봐보시라고."</div> <div>거울을 보니, D도 퍽 마음에 드나보다. 가격도 쌋다. 3천원이더라. </div> <div>리본도 달려있는데 싸네? </div> <div>오빠도 써봐.</div> <div>나 밀짚모자쓰면 남들이 괭이랑 삽 낫 이런거 쥐어주고 그래. 나에게 허용범위의 모자는 양키야구모자여.</div> <div>D는 그 싸게 산 밀짚모자가 맘에 드는지 품에 꼭 안고 갔다.</div> <div><br></div> <div>야...박스 하나는 들어줘 임마.</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3일 후. 우리는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div>
    출처 내 가슴 속.
    철전열함의 꼬릿말입니다
    다음은 작별여행인줄 알았는데 이별여행이 되버린 일본여행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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