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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전열함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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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love_41796
    작성자 : 철전열함
    추천 : 30
    조회수 : 2066
    IP : 210.57.***.240
    댓글 : 9개
    등록시간 : 2018/03/26 23:43:42
    http://todayhumor.com/?love_41796 모바일
    비가 오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그 여자 이야기(42).
    <b>"나...다시는...강릉 안갈거야...통영이랑 정선도 안갈거야...태어나서 오빠가 처음 데려다준데...오빠가 다시 데려다줄때까지 다시는 안갈거야..."</b> <div><br></div> <div>그렇게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D였는데...</div> <div>그 날 정말 하루종일 울었다.</div> <div><br></div> <div>경포대 해변가에서부터 숙소로 들어간 호텔에서도 진짜 계속 울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호텔방에서 D는 이불뒤집어쓰고 정말 엉엉 울었고, 나는 의자에 앉아 그저 바라만 볼 뿐이었다.</span></div> <div><br></div> <div>술이 확 깨더라.</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차라리 D가 꽃뱀이었음 한적도 있었다.</div> <div>만만한 호구 하나 물어서 적당히 지내다가 그래. 니가 원하는 공부하고, 니가 원하는 삶 살아라.</div> <div>나한테 잠깐이나마 연애감정 품게 해준걸로 충분히 값어치했다. 더 못줘서 미안할 정도,</div> <div>그렇게 생각한적도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진짜...오빠랑 있기만 하면 돼. </div> <div>오빠 나 싫어? 왜 내가 다가가면 오빠는 자꾸 멀어지려고 해? </div> <div>오빠 아직도 예전 그 사람 못 잊는거야? </div> <div>내가 오빠한테 유학보내달랬어? 나 유학 안가도 돼. </div> <div>그래. 오빠 말대로 나 아직 어려. 오빠 말대로 아직 해야할 일 많을지도 몰라.</div> <div>그래. 나 오빠랑 처음 사귄것도 아니고, 오빠가 내 첫남자도 아냐.</div> <div>그런데 처음으로 내 전부 바쳐도 되겠다. 이 사람이랑은 진짜 알콩달콩 살 수 있겠다. 싶은건 오빠가 처음이야. </div> <div>그런데...왜 오빠는 자꾸 나한테서 멀어지려고만 해???"</div> <div><br></div> <div>그렇게 한참을 울고서 히끅히끅거리면서 D가 나한테 말했다.</div> <div><br></div> <div>"너도 나랑 같네. 나는 내가 가지려고 하면 다 떠나. 내가 욕심 안가지면 내 곁에 있는데, 내가 가지고 싶다고 하면 손틈사이로 다 빠져나가.. 그거 자꾸 그러다보면 진짜 신기할 정도야.</div> <div><br></div> <div>그래서...나 너가 내 옆에 있어야겠단 욕심 일부러 안가졌는지도 몰라...</div> <div><br></div> <div>내가 말했지? 너처럼 예쁘고 착한 얘가...야. 솔직히 말할께. 너는 진짜 내 이상형이야. 쪼끄만하고 얼굴도 작고 예쁜데다가 날씬해. 나는 졸라 펑퍼짐해서 나랑 반대되는 애가 내 이상형이여. </div> <div>전 여자? 나 계랑 뭐 어떡게 했는지 기억도 잘 안나. 졸라 충격먹고 하루에 소주 5병빨아야 겨우 잠들고 할 정도로 힘들어하고, 깡그리 잊었어. </div> <div>나 내 20대 전부 그렇게 잊었어. 정말 흐리멍청하게 기억나지 제대로 기억안나. 그게 겨우 3년 전인데도 그렇게 잊었어.</div> <div><br></div> <div>연애? 내 주제에? 그래. 결혼상대로는 모르지. 내 앞으로 대출 천만원돈 남은 서울에 집있지. 이름은 아부지꺼지만, 내 차 있지. 빚은 저거 대출금 천도 안되는 돈이 전부여. 부모님 건강하시고 내가 명품 이런거 고집하고 때되면 해외여행 나다니고 하지 않으니까 연봉의 절반이상은 다 저금해. 너 이 나이대에 흙수저가 억소리나게 모은 사람 얼마 안돼. </div> <div><br></div> <div>결혼욕심??? 없어. 동생이 첫 애로 아들 낳아놔서 대는 내 조카가 이을거니까 한시름 놔서 생각도 없어.</div> <div>아득바득 벌어다가 말년에 실컷 써재끼고 그래도 남은거 있음 조카들 줘버릴거야.</div> <div>자선단체? 도와달라는 쪽에 안주고 지들이 써먹을지 누가 알아. </div> <div>내 피붙이 조카애들 줘버릴거여. </div> <div>그럼 내 무덤에 한번씩 꽃 한송이라도 놔주겠지. 풍장그런거 해달라고 할 생각이지만.</div> <div><br></div> <div>결혼이야 꿈꾼적있지. 너도 한 10년가까이 만나면 이 사람은 내 운명이구나.하고 생각하게 돼.</div> <div>그런데 그게 또 여지없이 내 손아귀를 빠져나가면 그때부터 그건 내것이 아냐.</div> <div><br></div> <div>포기했어. 완벽히. </div> <div>지난 2년 넘게 그렇게 생각했어.</div> <div><br></div> <div>그런데, 너랑 만나고 너가 나 좋아한다. 그러고 아. 나도 너 좋아하는구나. 이 생각하고...이제 내 나이가 누구 만나보고 그럴 나이아냐. </div> <div>그런데 너는 너무나 완벽해. 집안일도 척척하지. 너무도 착하지. 거기도 누가봐도 아~예쁘다. 할 정도로 예쁘지. 거기다가 머리도 참 좋아. 귀엽기도 엄청 귀여워. </div> <div><br></div> <div>욕심부렸어. 나이차 11살차이. 내가 욕 좀 신명나게 먹고, 그 욕먹은만큼 오래살면 너만큼은 살겠지.</div> <div>나이어린 신부 좋잖아. 나 환갑되도 너 40대야. 얼마나 좋아.</div> <div><br></div> <div>그런데, 너가 나때문에 공부...유학꿈 접었다니까...이건 아니다 싶었어."</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D도 허공에 대고 말하고,</div> <div>나도 허공에 대고 말했다.</div> <div><br></div> <div>서로 상대가 무슨 말을 했고,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머리로는 알아듣는다.</div> <div>마음으로 받아들이지 못해서 그렇지.</div> <div><br></div> <div>원래는 밤새 만리장성쌓을 생각이었다.</div> <div>나도 남잔데....</div> <div><br></div> <div>회사복지로 나오는 숙소지만...</div> <div>암것도 안하고, D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나는 의자에 앉은 채로 동해일출을 보고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깜빡 졸았다.</div> <div>아침부터 운전했지. 낮에는 쏘다녔지. 낮술은 또 양껏 마셨지. 저녁 밤에는 나는 울리고 너는 울었지. 안 피곤할리가 있나.</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차가운 손길이 내 뺨에 닿았을때 그 잠에서 깼다.</span></div> <div>D였다. </div> <div>손차가운거보니까 이불뒤집어쓰고 좀 잤나보네.</div> <div>어쭈? 나를 두고???가 아니라, D가 따듯하게 조금이라도 잤다는 생각에 적이 마음이 놓였다.</div> <div><br></div> <div>"...추워...이불로 들어와..."</div> <div>"...6시다 벌써."</div> <div>"...체크아웃 3시래. 물어봤어....오빠...좀 누워서 자."</div> <div>"...나 자고 있으면 훌쩍 가버릴려고 그러지? 아서라."</div> <div>"...나 오빠말 잘 안듣지?"</div> <div>"어마어마하지. 남북통일이 소원인 사람인데, 우리 이쁜 D가 내 말 좀 들어줫음하는게 내 첫번째 소원이야."</div> <div><br></div> <div>희미하게 D가 웃는다.</div> <div>그동안 같이 살면서 안 싸운 날이 참 드문 우리였지만, D의 그 희미한 미소에 내가 얼마나 마음 놓았는지 모른다.</div> <div><br></div> <div>"오늘은 오빠말 잘 들을께...같이 푹 자고...서울가자. 나 안떠나. 걱정마. 진짜야. 오빠 안심시키려고 그러는거 아냐. 오빠 눈 떴을때 나 오빠 눈 앞에...아니...오빠 옆에 있을거야."</div> <div><br></div> <div>피곤했다. </div> <div>아침부터 운전했지. 낮에는 쏘다녔지. 낮술은 또 양껏 마셨지. 저녁 밤에는 나는 울리고 너는 울었지. 밤새 의자에 앉아 자다깨다 하다보니 삭신은 쑤시고 몸은 점점 얼어붙지... </div> <div>그러고 D랑 같이 이불 속에 들어가서...진짜 곯아떨어졌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러다 번뜩 눈이 떠졌디.</div> <div>암창 블인헸다.애가 나를 두고 갔으면 어쩌지???하고.</div> <div><br></div> <div>야. 이거 10만원줄께 지갑에 넣어놔. 이거 있음 이 좁은 대한민국어디든 못갈데없어. </div> <div>그거 가지고 떴으면 어쩌지?</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D는 내 눈앞에 있었다.</div> <div>나 재우고 한숨도 안잔듯 눈이 빨갛게 되어있었다.</div> <div>내가 손을 뻗자, 그 손을 잡고 자기 뺨에 코에 입술에 목덜미에 가슴에 허리에 배에 엉덩이에 대준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오빠두고 안간다니까?"</div> <div>"...결심한거지?"</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잘 안될지도 몰라. 오빠가 도와준대로...유학준비할께...</div> <div>나 진짜로 공부 많이 안해놔서 잘 안될지도 몰라."</div> <div>"그럼 나한체 시집오면 되겠네."</div> <div>"피이...나 그러다 진짜 유학가면?"</div> <div>"...내랑 결혼하려면 최소한 학사학위. 유럽대학교 석서항위이상에는 가산점 있습니다."</div> <div><br></div> <div>D는 싱긋웃고는 내 가슴팍에 얼굴을 파뭍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너 보내려고 그러는거 아냐. 너...하고 싶은 공부는 해보고와서 나 간택해주면 되잖아."</div> <div>나를 끌어안은 D의 손아귀에 힘이 바짝 들어간다. 쏼아있네.</div> <div><br></div> <div>"후회하지마."</div> <div>"까불지마."</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내 품안의 D의 머리를 쓰담쓰담하고, D는 이럴때 그렇듯 내 품에 얼굴을 뭍는다.</div> <div><br></div>
    출처 내 가슴 속.
    철전열함의 꼬릿말입니다
    짧습니다.

    원래는 이것보다 더 짧게 쓰고 끝내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그 때 이억이 마구 떠올라서 몇 자 더 적었습니다.
    글이 짧은건, 엊그게 그날처럼 술을 좀 많이 마셨는데, 그 날보다 조금 더 많이 마셔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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