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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전열함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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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love_41671
    작성자 : 철전열함
    추천 : 26
    조회수 : 1626
    IP : 210.57.***.240
    댓글 : 8개
    등록시간 : 2018/03/19 21:27:06
    http://todayhumor.com/?love_41671 모바일
    비가 오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그 여자 이야기(39).
    난 솔직히 결혼하거나 하면 (동거는 생각도 안해봤던 상태라) 아침에 밥먹다가 밥상 확 밀치고 막 그럴줄 알았다. <div><br></div> <div>다음 날, 평소보다 더 경건한 분위기.</div> <div>우리는 너무나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밥을 먹고 있었다.</div> <div>내가 그날 메뉴도 기억한다. 감자된장국에 참치김치볶음에 콩자반에 깻잎지에 시금치나물에 김치1, 김치2. 그리고 당시 내가 맛들렸던 누룽지.</div> <div><br></div> <div>나는 D의 미세한 변화라도 좀 있기를 바랬지만, D는 평소와 같이 일정한 리듬과 박자로 밥얌얌반찬쩝쩝을 할 뿐이었다.</div> <div><br></div> <div>"..."</div> <div>"??? 왜 ???"</div> <div>"어? 아...아니. 국 잘 끓였네."</div> <div>"오빤 감자 들어가면 다 좋아하잖아."</div> <div>"전생에 안데스 어디서 태어났었나봐. 낯설지않아. 이 맛."</div> <div>"농담두^^"</div> <div><br></div> <div>그 생긋 웃는 모습에 또 두근.</div> <div><br></div> <div>아직도 위병조장하던 22살 가을. </div> <div>거 매일매일 보면서 가끔 꺄~군인아저씨다~하고 지나가던 근처부락의 10살 11살 애들 보고...</div> <div>그저 애들이 오늘 좀 시끄럽네. 하고 말았는데...</div> <div><br></div> <div>내가 그때 그만큼 나이차이 나는 애한테 심장이 쿵쾅쿵쾅 뛰고 있었다.</div> <div><br></div> <div>"간다. 비와서 쌀쌀하니까, 옷 뜨십게 입고 나가."</div> <div>"그냥 가?"</div> <div>"아. 훌라댄스."</div> <div>"뭐래?"</div> <div>입술 내밀고 눈을 감는 D.</div> <div>평소같음 굿모닝 굿바이 인사였는데, 진짜 한 0.3초간 고민했다.</div> <div>혀넣어???</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야."</div> <div>"아 네?"</div> <div>"너 오늘 왜 이렇게 집중을 못해?"</div> <div>"제가 언제 집중하고 그랬다고 그러세요;;;;"</div> <div>"아냐아냐. 너 오늘 평소보다 더 부잡스러워. 오늘 빚쟁이라도 찾아온대?"</div> <div>"저 은행에서 안 좋아하는 사람이예요. 돈만 넣고 빌려가지를 않는다고."</div> <div>"잘났다 이놈아. 그래. 저번 평가자료 이따 내 책상위에 올라와 있겠지?"</div> <div>"...팀장님."</div> <div>"왜?"</div> <div>"제가 그거 완성하는게 빠를까요. 시말서를 쓰는게 빠를까요?"</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렇게 와장창 깨지고, 휴게실에서 멍때리고 커피를 마시고 있자니, D한테 까똟이 왔다.</div> <div><br></div> <div>-오빠. 오늘도 열일 중이예요?</div> <div>-매크로답변 안될까 이거? 내가 언제 열일하는거 봤어? 오늘도 정줄놓았다가 팀장님한테 혼남ㅋㅋㅋ</div> <div>-팀장님은 맨날 오빠한테만 뭐래...</div> <div>-내가 그거 잘하잖아. 내리갈굼. 말한적 있지? 내가 갈구는건 군대있을때 헌병대에서 진지하게 고민했어. 영창보내자니 애매하고 안보내자니 그것도 애매하다고. 내가 딱 그걸 잘해. </div> <div>-오빠만 욕먹잖아. 나 그거 싫어.</div> <div>-욕 많이 먹음 오래 산대. 전대갈봐라. 아직도 골프치고 댕기잖아. 그 양반 친구는 욕 덜 먹어서 골골대고.</div> <div>-대답은 참 잘해. 우리 오빠.</div> <div>-너 수업 중 아냐?</div> <div>-끝났어. 아르바이트 가는 중에 톡 보네요.</div> <div>-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네. </div> <div>-오빠.</div> <div>-ㅇㅇ</div> <div>-아침에 나 왜 그렇게 빤히 봤어?</div> <div>-...너가 밥먹을때 핸드폰 보지말래니까 눈 둘데가 너 밖에 없어서.</div> <div>-오늘은 좀 더 뜨거우셨는걸?</div> <div><br></div> <div>어제 밤 일땜에 그런다 이것아...라고 쳐야되나 잠시 고민 중인데, 금방 톡이 왔다.</div> <div>-아침에 오빠가 자꾸 나 쳐다보니까...긴장해서...국에 입천장 다 댔어.</div> <div>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div> <div>-지금은 어때? 후시딘인가? 그거 발러. 비싸다고 침만 바르지말고. 지금 바로 쏴줄께.</div> <div>-그건 상처난데 바르는거...아침에 오빠가 계속 쳐다보니까 엄청 긴장했단말야.</div> <div>-봐도 뭐래. 내일부터 눈가리개하고 밥상머리에 앉을테니까 니가 떠 맥여줘.</div> <div>-귀여운 사람.</div> <div>봐라. 나 11살 어린 애한테 귀엽단 말도 들어본 사람임.</div> <div>-까불지마. 내가 너보다 10분의 1세기는 더 산 사람이여.</div> <div>-부끄러워하긴...어젯 밤에는 안 그렇더니.</div> <div>놀래라. 전화통화중도 아닌데, 주위에 누구없나 막 두리번거렸다.</div> <div>-내가 그렇게 큰 일에는 더럽게 침착해. </div> <div>-나 아르바이트 갔다올께. 입 아파두 밥 다 먹구 그랬으니까 걱정마. </div> <div>-오냐. 무리하지말고 돈 받은 만큼만 일해라. 오빤 돈 준만큼은 일 좀 할께.</div> <div>-ㅇㅇ. 사랑해♡</div> <div><br></div> <div>오늘 톡의 하트는 좀 특별하구만.</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퇴근길.</div> <div>있던지없던지 신경도 안 쓰던 꽃집 앞에서 방황하고 있었다.</div> <div>...어째 선물을 하나 해야할거 같은데...여자한테 꽃선물은 진짜 오랜만이었다.</div> <div>전 여자친구도 연애 초기때나 꽃받고 좋아했지, 연차가 좀 지나니까 오빠. 이 돈 있음 맛있는거 먹재서 잘 안 샀고,</div> <div>심지어 여자사촌동생들마저도 오마니가 졸업식때 꽃 좀 사다줘라.하고 돈 부쳐주시면,</div> <div>야. 큰이모가 꽃사다주랬는데, 꽃들고 댕기기 귀찮아서 걍 돈으로 뽑아왔다. 받아라.하고 주면, 입이 귀까지 찢어지게 걸리는 여자애들만 주위에 있어놔서, 이걸 사 말아...하고, 진짜 고민하고 있었다.</div> <div><br></div> <div>"들어와서 보세요."</div> <div>"예?"</div> <div>"안사도 괜찮으니까 들어와서 한번 보기라도 하세요."</div> <div>10분 넘게 가게 앞에서 서성이니, 사장님이 들어와서 보랜다. 여자사장님이었으면 그...그런거 아니예요.하고 줄행랑을 쳤을텐데, 다행히 남자사장님이더라.</div> <div><br></div> <div>"..."</div> <div>"둘러보시고 말씀해주새요. 꼭 안사셔도 괜찮으니까 부담갖지마세요."</div> <div><br></div> <div>장사잘하시네 사장님.</div> <div>남자들 일단 이렇게 발들이면 결국 사는데...이 장삿속을 알고도 나름 잘 안 속고 산다고 자부하는 나이지만, 그런 내가 발을 들일 정도면 정말 D한테 꽃선물하고 싶긴 했나보다.</div> <div><br></div> <div>"사장님!!!"</div> <div>"네. 결정하셨어요?"</div> <div>"자...장미꽃 백송이!!!"</div> <div><br></div> <div>한 10분 정도 설교를 들었다.</div> <div>너무 많이 사면 들고가기도 힘들고, 받는 사람도 힘들고, 보관하기도 힘들다. 나도 꽃 많이 팔면 좋지만, 기왕 산 꽃 어디 꽂아보기라도 해야하지 않겠냐. 한 30송이 정도가 들고가기도 편하고 받는 사람도 딱 받는 느낌나고, 화병 좀 큰거 있음 며칠 두고 보기도 좋다.고.</div> <div>그 집 믿을만 하더라.</div> <div><br></div> <div>"사모님 주는 거는 아닌데..."</div> <div>"왜요?"</div> <div>"결혼한 사람은 그렇게 백송이 씩 잘 안줘요. 여자친구구나?"</div> <div>"...네...제가 꽃은 꿀따먹는 사루비아랑 군대있을때 지겹게 쓸어본 무궁화 밖에 모르니, 사장님께 맡기겠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원래는 어찌하면 오늘 일을 내일의 나에게 미룰까하고 고민하다가 진이 다 빠져서 일찍 들어가 쉬려했건만,</div> <div>안하던 짓 했더니 너무나 흥분되서, 퍽 늦게 끝나는 D의 새 알바하는 가게가서 기다렸다. </div> <div>고정식카메라 있길래, 그 가게 앞에는 못대고, 잘 안보이는데서 시간 참 드럽게 안가네.하면서 기다렸다.</div> <div>알람까지 맞춰놓고.</div> <div><br></div> <div>알람이 울리자마자 전화를 했다.</div> <div>"..."</div> <div>"아. 오빠. 나 이제 끝났어."</div> <div>"어. 피곤한 몸 이끌고 뫼시러 왔으니, 어디 그 얼굴 한번 보자."</div> <div>"...오빠. 술마시고 운전한건 아니지?"</div> <div>"내가 온갖 나쁜짓은 다하고 다니지만, 음주운전이랑 환각성물질흡입 이런거는 안해. 뒤져도 교통사고로 죽고 싶진 않거든."</div> <div>"아우. 예뻐. 우리 오빠. 착하네. 그럼 술 안 마시고 나 기다린거야?"</div> <div>"어."</div> <div>"...오늘 오빠 일찍 퇴근했다고 안했어?"</div> <div>"...나왔냐?"</div> <div>"ㅇㅇ. 지금 집 쪽으로 걸어가고 있어."</div> <div>"큰길말고 편의점끼고 골목길로 들어오면 동전노래방있는데에 있거든? 그 쪽으로 천천히 걸어와. 그 쪽으로 나갈께."</div> <div>"헤헤. 추웠는데 다행이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 저기 있네. </div> <div>D는 내 차를 보자, 까치발로 서서 막 손을 흔든다.</div> <div>저 기세면 어디 무인도에 떨어져도 구조 못 되서 죽을 일은 없겠지. 싶을 정도로 씩씩하게 흔들더라.</div> <div>"집에서 쉬지 왜...어?"</div> <div>"돈이야기 하지말고 그냥 받아라."</div> <div>D는 조수석에 놓인 꽃다발을 보고 얼어붙었다.</div> <div>돈이야기하지말고 받으래도 기승전돈으로 빠지는 D인지라, 항상 그렇듯 주고도 욕먹을 각오하고 운전대 꽉 잡고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데, 오른쪽 3시방향이 너무나 조용하다.</div> <div>"...어? 어? 어? 야야. 일단 타."</div> <div>D가 우는거 참 여러번 봤는데, 그렇게 닭똥같은 눈물 흘리는건 처음 봤다.</div> <div>내가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 보면서 사람이 어떡게 저렇게 울어 만화지만 오바가 심하네ㅋㅋㅋ라고 했는데, 진짜 사람이 그렇게 울어지더라.</div> <div><br></div> <div>내가 어디 무슨 역린을 건드렸나 싶어서, 아파트 주차장에 차 댈때까지 암말도 못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저...저기..."</div> <div>"미안해."</div> <div>"어. 애가 이제 말을 하네. 좀 진정됐어?"</div> <div>"미안해. 오빠. 나 꽃선물 받아본거 난생 처음이라..."</div> <div>"...졸업식때는 받아봤을거 아냐?"</div> <div>도리도리.</div> <div>"어이쿠...이거 내가 센스가 없는 남정네였네..."</div> <div>"고마워. 너무 예뻐."</div> <div>"꽃집 사장님께 감사드리고...나 꽃 하나도 못 골랐어. 거기 사장님이 알아서 해줬어."</div> <div><br></div> <div>선물해주면 항상 기승전돈돈돈 하던 애가, 이렇게 액션심하게 좋아하니 내가 몸둘 바를 모르겠더라.</div> <div><br></div> <div>그렇게 고맙다고 말트고 차에서 내릴때까지 한 100번은 더 고맙다고 했다.</div> <div><br></div> <div>집에 와서 씻고 나오니, 애가 안보이길래 어디갔지?했는데, 현관문이 열리고 들어오는 D의 손에는 작은 사이다병이 들려있었다.</div> <div>"그거 뭔데? 냉장고에 탄산은 항상 있는데?"</div> <div>"그...그게...꽃보관할때 사이다넣어주면 더 오래 간대."</div> <div>"...화분갖다줄까? 접붙이기 한번 해?"</div> <div><br></div> <div>그 말같지도 않는 농에 D는 다시 활짝 웃었다.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 날 밤, 나를 꼭 안고 잠든 D를 보고 아차.했다.</div> <div><br></div> <div>꽃보다 니가 더 예뻐.라고 말해보려고 했는데, 못 했네. 참.</div> <div>내가 그렇지 뭐-_-ㅋ</div>
    출처 내 가슴 속.
    철전열함의 꼬릿말입니다
    소설이라고 댓글 써주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렇게라도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원래 연애초창기는 매일매일이 영화고 소설입니다. 

    저는 계속 영화를 찍고 소설을 쓰고 있었는데, 
    예전 그 영화와 소설 속 주인공이었던 그녀는 어느새 다큐멘터리로 돌리더니 종영해버리더라구요.

    제작자 투자자와 상의없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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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 오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그 여자 이야기(28). [7] 철전열함 18/02/16 23:08 347 32
    246
    비가 오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그 여자 이야기(27). [8] 철전열함 18/02/16 12:47 266 30
    245
    비가 오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그 여자 이야기(26). [3] 철전열함 18/02/15 21:25 250 33
    244
    비가 오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그 여자 이야기(25). [9] 철전열함 18/02/13 22:15 216 34
    243
    비가 오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그 여자 이야기(24). [8] 철전열함 18/02/12 19:31 227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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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 오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그 여자 이야기(23). [8] 철전열함 18/02/11 17:38 208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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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 오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그 여자 이야기(22). [5] 철전열함 18/02/11 12:06 24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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